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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화가에 밀집한 초대형 멀티플렉스영화관의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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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화가에 밀집한 초대형 멀티플렉스영화관의 운명은?
  • 송길룡
  • 승인 2012.10.08 19: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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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면 올해 12월,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 세종시 건설지역의 상업건물들이 신축되면서 멀티플렉스영화관 입점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새로운 도시계획으로 형성되는 상업적 번화가에 영화관들이 난립하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현상일지 모른다. 추석 연휴도 영화관은 북적거리기 마련이다. 연휴 첫날인 9월29일 세종시 미래 영화관들의 풍경을 미리 점쳐볼 수 있는 대구 동성로를 찾아가 이곳의 영화관들을 둘러봤다.

▲ 사람들로 북적대는 대구 동성로 거리.

대구역에서 내리자마자 큰길 하나 건너 대구의 최고 번화가로 유명한 동성로(東城路)가 이어진다. 초행길의 관광객은 기차역 앞 복잡한 교통체계를 예상하게 되겠지만 역 앞으로 쭉 뻗어있는 이곳 동성로는 산뜻하게 구획잡아 리모델링된 보행자 전용거리. 처음에는 여느 대도시처럼 화려한 쇼윈도가 즐비한 모습에 시선이 갈팡질팡하지만 조금만 시간을 들여 찬찬히 살펴보면 이내 익숙해질 수 있다. 널찍한 거리에 정말 자동차가 다니지 않으니 여유있게 이모저모 거리를 살피기 좋다.

조선말엽 일본인이 상권확보를 위해 대구읍성 성곽을 철거하고 도로를 만들었는데 동쪽 성곽의 터가 이곳 동성로를 형성하며 동시에 그 이름의 유래가 됐다. 2008-2009년 ‘차 없는 거리’ 조성으로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추석명절을 맞아 연휴 첫날 어디서나 마찬가지로 동성로도 수많은 인파로 붐비는 풍경이었다.

1킬로미터가 조금 모자라 보이는 길쭉한 동성로에는 과연 몇 개의 영화관이 있을까? 굳이 상세한 상업안내지도를 살펴보지 않아도 동성로 거리를 이리저리 둘러보다 보면 쉽게 영화관의 개수를 알아낼 수 있다.

높다란 빌딩속에 자리잡은 멀티플렉스영화관만 해도 벌써 여러 개다. 반경 100-200미터 안에 CGV 대구점이 있고, 롯데시네마는 두 개의 빌딩에 나눠서 동서로관과 아카데미관, 아마도 대구에서 지역 극장의 면모를 유지하고 있을 메가박스 한일극장점, 언제 다시 개장할지 미지수인 중앙시네마.

▲ 추석연휴 관객들로 붐비는 CGV대구점 매표소
▲ 롯데시네마의 동성로관
▲ 롯데시네마의 아카데미관
▲ 12월 재개장을 준비하는 한일극장.
▲ 2007년부터 장기간 영업보류상태인 중앙시네마
▲ 독립영화.예술영화를 상영하는 동성아트홀극장

동성로를 중심으로 한 멀티플렉스 영화관들의 배치를 가만히 생각해보자. 전국적 영업망을 확보하고 있는 대자본 멀티플렉스영화관 CGV와 롯데시네마가 지역 기반의 영화관 한일극장과 중앙시네마와 경쟁적으로 난립해 있는 형국이다. 물론 한일극장은 메가박스의 지역분점의 형태를 띠고 있으니 말 그대로 ‘지역극장’의 위상을 가진 것은 아니다. 롯데시네마 아카데미관은 명칭이 나타내고 있듯이 ‘지역극장’으로 있던 예전의 아카데미극장이 롯데시네마의 그늘 아래로 들어가 있는 형국이다. 중앙시네마는 언제 재개장할지 알 수 없는 상태다.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대구 번화가 동성로의 영화관 현황은 초대형 멀티플렉스영화관이 점령한 상황이다. 영화관 많고 그게 또 멀티플렉스라고 해서 다양한 영화들이 관객의 취향에 따라 선택을 기다리고 있느냐면 또 그렇지가 않다. CGV와 롯데시네마가 서로 다른 영화목록으로 경쟁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같은 영화로 같은 관객을 갈라치는 것일 뿐이다.

그러니 시설의 호화스러움으로 서로간의 승부를 낼 수밖에 없게 된다. 얼마나 할인카드의 범위가 넓은가, 어떤 이벤트로 유혹할 것인가, 어떤 흥행성 높은 영화로 상영관을 메울 것인가, 이런 것들이 영화관이 살아남는 방법이 된다. 그러니 동성로 한쪽 구석에 독립영화·예술영화 상영관인 동성아트홀극장이 소박하게 자리잡고 있지만 영화관람의 쏠림현상이 극심한 한국의 상업적 영화문화 안에서는 별종 취급당하기 십상이다.

일별하여 대구 동성로 영화관들의 풍경이 그러하다. 이제 곧 상업건물이 들어설 세종시 건설지역의 영화관들은 어떤 풍경을 보여주게 될까? 벌써부터 초대형 멀티플렉스 영화관의 세종시 입점 소식이 들려오기 시작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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