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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도시 ‘상가 공급’ 줄이려니, 집현리 역 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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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도시 ‘상가 공급’ 줄이려니, 집현리 역 민원
  • 이희택 기자
  • 승인 2019.10.16 1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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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제보] 입주예정자들 반발, 민원 접수… 진짜 줄여야할 중심용지 대신 근린 줄이는 미봉책 지적 
집현리(4-2생활권) 아파트 인근 단독주택지와 근린용지 전경. 

[세종포스트 이희택 기자] 행복도시건설청이 ‘상가 공급 축소’ 대책을 발표하니, 이제는 역 민원에 직면하고 있다. 

이미 최악의 공실 상태를 맞이한 ‘1~3생활권’ 상권에 대한 근본적 처방전은 여전히 안 보인다.

이 와중에 건설 단계에 있는 ‘4~6생활권’의 상가 공급 줄이기가 사후약방문이자 땜질 처방이란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행복도시건설청이 지난 6일 발표한 추가 대책은 나성동과 대평동, 소담동 등 기존 생활권에 이어 반곡동과 집현리 등 건설 중인 생활권을 포함한 총 3만 1280㎡의 상업용지를 공공용지로 전환하는 안이다. 

한누리대교 아래 풋살장과 축구장, 야구장 등을 포함한 금강스포츠공원(2만 9000여㎡)보다 조금 더 넓은 면적 규모다. 

지난 6월에는 반곡동(4-1생활권) 국책연구기관 앞 부지(9600㎡), 나성동(2-1생활권) 도시상징광장(5000㎡), 첫마을 환승주차장 인근 나성동 공공업무용지(9837㎡)를 포함한 2만 4437㎡ 상업용지를 공공용지로 전환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한 바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방향으로도 단독주택지와 근린용지들이 자리잡을 예정이다.

문제제기는 한창 입주와 건설이 진행 중인 4생활권에서 비롯했다. 

입주가 제대로 시작되기도 전, 반곡동(4-1생활권) 및 집현리(4-2생활권) 근린생활시설용지 일부를 삭제하는 안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27필지 중 14필지만 남겨 놓고, 총 13필지에 걸쳐 7273㎡를 용도 전환키로 했다. 금번 조치 면적의 약 1/4에 해당하는 규모다.

본보의 한 독자는 이 같은 문제점을 집중 제기했다. 

집현리(4-2생활권) 한 아파트 입주예정자 대표 A 씨는 “집현리 27필지를 대폭 축소하는데 반대한다”며 “행복청의 상가용지 축소를 통한 상가공실 문제 해결에는 찬성하고 응원한다. 하지만 의도와 전혀 다른 방향의 정책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앞으로 현실부터 설명했다. 집현리 생활권에는 도보로는 상업지역 접근이 사실상 불가능한 곳이 적잖은데, 실제 가까운 100미터 거리에는 15필지만 존재한다. 반곡동 12필지는 최대 600미터 거리다. 집현리 상업중심지구는 1.3km를 넘어선다. 

집현리 아파트와 단독주택지를 중심으로 한 상업용지 도보 이동거리 표시도. (제공=독자 제보)
집현리 아파트와 단독주택지를 중심으로 한 상업용지 도보 이동거리 표시도. (제공=독자 제보)

결국 현재는 근린생활시설 15필지를 주로 활용해야 하는 조건이다. 여기서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었다. 

A 씨는 “지난 3월 LH의 토지공급현황도 기준으로 3생활권 상업용지는 대평동 14필지, 소담동 5필지 등 모두 19필지, 4생에는 반곡동 20필지, 집현리 29필지 등 모두 49필지가 미분양 상태”라며 “이번 대책에는 3생활권 4필지만 줄이는 것으로 나와 있다”고 진단했다. 

4생활권 상업용지 축소는 하나도 반영하지 않은 채, 근린생활용지만 줄이는 안이 부적절하다는 분석이다. 가까운 곳의 입주민들이 생활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상업용지는 최고 층수 5~8층, 용적률 300~450% 이하, 근린생활시설용지는 최고 층수 3층에 용적률 80% 이하 수준인데, 정작 줄여야할 상업용지는 줄이지 않은 미봉책이란 뜻이다. 

상업용지 1필지에 건물이 6~7층 1개, 호실이 최대 70개, 근린용지 1필지에 건물이 1~3층, 호실이 최대 4개란 예시도 들었다. 규모에서 비할 바가 안되는 상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자이e편한세상 1200세대와 집현리 단독주택 118세, 반곡동 단독주택 68세대 등 모두 1386세대가 근생 축소로 불편을 겪을 것으로 분석했다. 

A 씨는 “행복청은 상가 공실 문제를 해결하겠다면서, 상가 밀도가 높은 지역은 전혀 건드리지 않고, 밀도가 현저히 낮은 근생 용지를 예비 주민 의견도 묻지 않고 일방적으로 줄였다”며 “예정자들은 분양 당시 27필지 계획 소식을 알고 청약했다”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행복도시건설청을 향한 4대 요구사항을 전했다. 

▲13개 필지 중 1개 필지를 제외한 나머지 필지의 용도 및 실행 계획 제출 ▲대신 계획된 문화 용도 8필지가 입주민 삶에 미칠 긍정적 요소 설명 ▲입주예정자들이 만족스런 답을 못 얻을 경우, 근생 축소안 번복 약속 ▲행복도시개발계획 변경 전 영향이 불가피한 입주민들에 대한 공청회나 설명회 시행 등이다. 

또 다른 입주 예정자 B 씨는 “기존 넘치는 곳은 그대로 두고 입주민이 들어오지 않아 가장 만만한 근린생활구역을 절반이나 줄여서 구색을 갖추고 있다”며 “5~6생은 상가 비율을 줄이기 위해 상가를 다 빼버릴 셈인가”라고 반문했다. 

C 씨도 “상가 공실이 넘쳐나는 곳을 공공부지로 바꿔야지, 상가 없는 동네를 타깃으로 하는 게 맞는가”라며 “이러다 이곳 주민들은 외딴섬이 될 것 같다”고 성토했다. 

다만 대체로 반대 의견이 많으면서도 신중한 접근 의견들도 나오는 모양새다. D 씨는 “문화시설이 하나라도 더 들어오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찬반 투표로 의견을 모으자”고 제안했고, E 씨는 “계획은 아쉽지만 유보지에 좋은 시설 유치를 해달라”고 말했다. 

행복도시건설청은 입주예정자들의 요구서를 검토하고 있다. 다만 바라보는 시각에선 큰 차이를 보였다. 

중심상업용지는 축소하지 않고 근린만 줄인다는 지적에 대해선 아직 검토 단계가 아니었을 뿐 축소 또는 조정 대상에는 올려놓고 있다는 입장이다. 

또 이곳 근린용지가 아파트가 아닌 단독주택 대상으로 계획됐고, 다른 생활권 대비 비율이 높다는 점 등에서 원점 재검토는 어렵다는 설명도 이어갔다. 

또 명칭 부분에선 문화시설이 아닌 문화공원이란 점도 분명히 했다. 용도전환 14필지는 문화시설이 아닌 근린 공원 성격으로 조성될 것이란 뜻이다. 

행복청 관계자는 "입주예정자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특정 생활권을 희생양으로 두고 대안을 마련하지 않았다"며 "4생활권 중심상업용지 공급 계획은 향후 대학캠퍼스와 테크노밸리, 주변 아파트 입주 흐름 등을 종합적으로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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