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중심 교통=세종시’, 시민들은 왜 불편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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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중심 교통=세종시’, 시민들은 왜 불편한가
  • 박규영 박사
  • 승인 2019.10.11 16: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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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영의 세종 산책] 새로운 기법과 시도, 효과는 글쎄… 가로 ‘연석 구간’ 체계적 관리해야
설계 단계부터 사람 중심의 교통 기법을 적용했다는 세종시. 하지만 시민들은 가장 불편한 요소로 교통을 손꼽는다.  

오랫동안 우리나라 도시에서 가로(street)는 지방부 도로(road)와 같이 자동차의 빠른 소통을 우선으로 설계·운영되어 왔다.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전문가와 시민운동가 중심으로 도시 가로는 ‘사람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요구가 꾸준히 있어 왔고, 최근에는 교통정책의 저울추가 사람 중심으로 상당히 옮겨와 있다. 

세종시의 동지역인 행복도시는 우리나라 도시교통정책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시기인 2006년부터 개발계획이 시작되어 단계별 계획 수립과 시공, 입주로 건설되어 왔다. 

#. 세종시, '사람 중심 도시‘ 지향한다던데  

이제 7년 차 도시에 벌써부터 주차난이 발생하고 있다. 

행복도시 계획에 참여한 학계·기술계 전문가, 공무원과 시민들은 모두 사람 중심의 도시를 만들고자 했고, 다른 도시에서는 시도해 보지 못한 기법들을 행복도시에 적용하고 어느 정도 성과도 거두었다.

하지만 주민에게 세종시로 이사 와서 가장 불편한 것이 무엇이냐 물으면 첫 번째가 교통문제다. 행복도시 주민 대부분은 외지에서 살다가 이주했고, 타 시·도 교통여건과 비교가 이뤄졌다. 

▲좁은 차도로 인한 정체 ▲주차장 부족 ▲불법 주정차 문제 ▲무분별한 교통정온화 시설(과속방지턱 등) ▲5030(km/h) 속도운영 등에 대한 불만들이 대표적이다.  

#. ‘사람 중심’ 기법과 시도, 그 이면의 불편 

신도시의 한 이면도로. 

사실 좁은 차도, 교통 정온화시설 설치, 5030 속도 운영 등은 사람 중심 도시를 만들기 위해 제안된 교통 기법들이다. 

이 기법들이 주민들에게 불편하게 다가오는 건 익숙하지 않아서이기도 하지만, 의도와는 달리 제대로 설계 또는 운영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예로, 좁은 도로 때문에 발생한다고 여겨지는 행복도시 교통정체는 특정시간대 특정교차로에서 주로 발생한다. 도시계획 수립 단계에서 주요 간선축 설정과 그에 따른 폭원 결정의 근거로 교통수요예측을 제대로 했는지 의심스러운 경우들이다. 

그러나 더 많은 경우는 도로와 교통시설이 제 기능을 하도록 설계와 운영이 되지 않아 정체가 발생되는 것으로 보인다.

사람 중심 교통체계로 만들었다는 도시에서 시민들이 불편하다면 진짜 사람 중심 교통체계라 할 수 있을까? 

사람 중심 교통체계는 기존의 교통정책이 차량 소통 위주면서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자의 편의와 안전을 외면할 때 나온 용어이다. 그래서 사람 중심 교통체계라고 하면 차량 이용자를 불편하게 해서 자전거 이용자와 보행자의 통행권을 보호하고자 하였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행복도시의 교통체계를 수단간 분리, 넓은 보도와 자전거도로 확보에만 중점을 두고 구축하면서 오히려 시민들은 불편하게 된 것이다. 

자동차, 자전거, 보행자, 이제는 퍼스널모빌리티(Personal Mobility(PM), 전동 퀵보드와 같은 개인교통수단)까지 수단간 이용 공간을 완벽하게 분리하는 것은 도시의 대부분을 교통시설 공간으로 채우지 않는 이상 불가능하다. 물리적인 시설측면보다는 운영중심으로 답을 찾아야 한다. 

#. 시민들에게 편리한 교통체계는? 

세종시가 대중교통중심도시에 다가서려면 어떤 정책이 필요할까.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굴절 전기버스와 자율주행 미니버스, 공공자전거 뉴어울링 버전2, 퍼스널 모빌리티.
세종시가 대중교통중심도시에 다가서려면 어떤 정책이 필요할까.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굴절 전기버스와 자율주행 미니버스, 공공자전거 뉴어울링 버전2, 퍼스널 모빌리티.

시민들이 더 편리하고 이해할 수 있는 교통체계를 만들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이용자 중심 교통체계면 가능하지 않을까? 

시민들이 가로를 어떻게 이용하는지, 또 앞으로 어떻게 이용할지를 전망하여 그에 맞게 도로를 설계하고 운영하는 걸 고민해야 할 때다. 

행복도시에는 근린상가가 소생활권별로 있는데, 조업주차, 잠깐 정차하는 차량 등으로 항상 한 차로가 불법으로 점유되어 있어 정차해 있는 차량의 행태를 예측할 수 없는 통과차량을 불편하게 하거나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하곤 한다. 

이 경우 불법이니, 무조건 조업주차를 막고, 정차 차량에게 범칙금만 부과한다고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조업을 안하고 상업활동을 어찌하며, 아이를 내려주기 위해 좁은 지하주차장을 내려가라는 건 너무 가혹한 것은 아닐까? 시민들이 이해할 수 있는 방법으로 조업과 정차가 이루어지게 하면 서로 불편하지 않고 안전도 확보할 수 있지 않을까?

#. ‘연석 구간’의 체계적 관리, 하나의 해법 

다양한 도로이용자 필요에 맞춘 도시가로 설계의 예. (참조 : NACTO(2017), Curb Appeal; Curbside management strategies for improving transit reliability)

이용자 중심 교통체계는 도시가로의 연석(curb) 구간의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석은 보도 포장을 차도로부터 분리하기 위한 선 형태의 경계석을 말한다. 

요즘 도시에서 공간 확보 경쟁이 가장 치열한 곳은 연석 주변이다. 차량, 자전거, 보행자, PM 이용자 이외에도 주차, 자전거 거치, 조업주차, 드롭존(drop-zone), 버스 승하차, 택시 승하차 공간으로 활용되어야 한다. 

여기에 최근 새로 대두되는 공유 차량ㆍ자전거ㆍPM의 대기와 거치를 위한 공간이 필요하고, 선진 외국에는 이미 많이 설치되고 있는 가로변 전기 충전시설에 대한 요구도 고려해야 한다. 

박규영 공학박사(세종교통연구소 소장).
박규영 공학박사(세종교통연구소 소장).

진짜 사람중심 교통체계를 가진 세종시를 만들고 싶다면 정책결정자들은 이용자들의 필요에 대응할 수 있는 도시가로 운영체계에 대하여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접근을 시작할 때이다.

 

진짜 시민주권 특별자치시를 만들고 싶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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