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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정깊고 알찬 수업 이끄는 ‘다문화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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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정깊고 알찬 수업 이끄는 ‘다문화 선생님’
  • 송길룡
  • 승인 2012.10.05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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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리핀 프리젠테이션 강의

다문화 체험활동의 일환으로 수업시간에 ‘다문화 선생님’의 강의를 따라학습을 하는 초등학생들의 면면은 아주 진지했고 새로운 흥미가 돋궈지는 즐거움 그 자체였다. 수업에 쓸 재료에서부터 강의안에 이르기까지 하나하나 꼼꼼하게 준비해온 다문화강사들의 알찬 수업은 다른 무엇보다 정성과 애정에 그 비밀이 있었다.

세종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세종시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2학기 기간 세종시 내 초등학교를 순회하며 전개하고 있는 일련의 다문화체험수업. 지난 9월28일 아침 일찍 1교시부터 참관하며 지켜봤다. 이날 다문화수업이 이뤄진 곳은 금남면의 감성초등학교. 오전 내내 전학년을 대상으로 수업이 이뤄졌다.

▲ 탁자 위의 필리핀 소품들

1,2교시 수업은 1,2학년 합반으로 필리핀 문화체험으로 채워졌다. 각각 파란색과 노란색 전통의상으로 갈아입은 웰라 로즈 선생님과 메리안 선생님은 수업시작 전 준비해온 필리핀 소품들을 탁자 위에 진열했다. 줄을 지어 교실에 들어선 학생들이 나란히 자기 자리에 앉아 강의를 들었다. 두 선생님은 필리핀을 알리는 내용의 프리젠테이션 화면을 보여주며 간단한 설명을 곁들였다. 필리핀말로 인사는 어떻게 하는지, 숫자는 어떻게 세는지, 엄마와 아빠는 필리핀말로 무엇인지, 필리핀은 몇 개의 섬으로 이뤄진 나라인지, 필리핀의 놀이에는 무엇이 있는지 등등등.

학생들은 선생님의 지도에 따라 말을 따라하기도 하고 선생님의 질문에 손을 들어 대답하기도 했다. 강의가끝나고 체험활동으로 들어가자 학생들은 훨씬 더 큰 흥미를 가지고 수업에 임했다. 색종이 조각으로 필리핀 국기를 만드는 모습은 시간이 많이 걸려도 매우 진지했다. 사방치기와 비슷한 필리핀 아이들의 놀이 ‘피코’를 체험할 때는 차례를 지켜 열심히 참가했다. 젓가락 꽂기 경주가 행해질 때는 남학생 대 여학생 사이에 경쟁이 붙었다. 교실 안은 훨씬 더 열기를 더해갔다. 여학생들은 자기편이 이기라고 소리높이 응원을 했다.

▲ 필리핀 국기 만들기
▲ 필리핀 전통의상 입기
▲ 젓가락 꽂기 경주

다문화체험학습의 절정은 학생들이 직접 필리핀 전통의상을 입는 시간에 있었다. 남자용, 여자용을 찾아서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입었다. 기념으로 폴라로이드 사진을 찍었다. 학생들은 서로서로의 옷맵시를 바라보며 품평을 했다. 하하호호 깔깔깔. 교실안은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웰라 로즈 선생님과 메리안 선생님이 학생들의 옷매무새를 가다듬어주는 모습은 여느 선생님들과 마찬가지로 정성과 애정이 서려있는 것이었다.

3학년에서 6학년에 이르는 학생들은 3,4교시에 각각 필리핀반과 중국반으로 나뉘어져 1,2학년 수업과 비슷한 내용으로 다문화체험수업을 들었다. 물론 1,2학년과는 다르게 설정된 체험활동이 곁들여졌다.

세종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이경미 사업담당자는 "본국에서 모두 대학을 나온 인재들이어서 필요한 과정을 이수하면 얼마든지 교사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선생님들이다."라며 다문화체험수업을 이끄는 다문화강사의 자격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다문화강사들이 이미 "충북대 평생교육연구센터에서 방과후학교 학습진행에 대한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수업에 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서 "다문화강사 양성은 작년부터 시작했다. 처음에는 선생님들께 수업준비에 관해 모든 것을 일일이 알려주고 챙겨줘야 했다. 하지만 그런 노력이 결실을 맺어 지금은 선생님들이 알아서 척척 처음부터 끝까지 수업준비를 한다."고 회고했다. "다만 너무나 열심히 준비를 해서 때로는 수업재료 만드는 데에 며칠씩 소요되기도 한다. 가능하면 그런 준비는 자제하도록 유도한다."며 다문화강사들이 얼마나 애써 강의를 준비하는지 에둘러 강조했다.

필리핀 다문화강사들은 본국에서 영어를 유창하게 사용했다는 장점 때문에 몇몇 지역공동체를 통해 영어지도 교사로 활동하기도 한다. 한국어 발음을 정교하게 습득하는 일이 어려운 점으로 남아있기는 하지만 한국 교육제도 안에서 자신들의 역할을 발견하고 그 일에 매진하는 모습은 아름답게 느껴진다. 국적과 출신을 떠나서 그들 역시 학생들을 소중히 여기는 똑같은 선생님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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