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미래 완성형 자족도시 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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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미래 완성형 자족도시 되려면 
  • 이계홍
  • 승인 2019.10.04 11:05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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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의 시선] 요란한 기대심리 이면의 침체 지속… 행정 비효율·일자리·교통·상권 등 산적한 과제 해소해야
텅빈 세종시 집현리(4-2생활권) 테크밸리 부지 전경. 2020년까지 자족성장기를 1년 앞둔 현주소다. 진정한 자족도시로 가기위한 숙제가 만만찮다.
저 멀리 산학연 클러스터 지원센터 외 텅빈 집현리(4-2생활권) 세종테크밸리 부지 전경. 2020년까지 자족성장기를 1년 앞둔 현주소다. 진정한 자족도시로 가기위한 숙제가 만만찮다.

세종특별자치시가 당초 요란한 기대심리와 달리 침체 국면으로 가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왜 이런 현상이 나오는가, 근본부터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 상·중·하 편으로 나눠 근본 문제를 짚고 과제를 살펴보기로 한다. 

이를 계기로 세종시와 행복도시건설청, LH 등 관계 기관들이 머리를 맞대어 해법을 조속히 마련하길 기대해본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상. 2019년 세종시 제대로 가고 있나(진단)

중. 2020년 자족성장기, 전환적 국면 절실(대안)

# 기업이 없으니 일자리가 없다

정부세종청사와 아파트 숲 외 도시 성장동력으로 불릴만한 기업들이 마땅히 없는 현실이다. 
정부세종청사와 아파트 숲 외 도시 성장동력으로 불릴만한 기업들이 마땅히 없는 현실이다. 

수도권 과밀화 해소와 지방분권 등 여러 가지 정책대안에 따라 행정도시ᐧ기획도시로서 세워진 세종특별자치시. 본래의 취지는 사라지고, 도시는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왜 그럴까. 세종시가 도시화 되는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은 무엇일까.

세종시의 가장 큰 문제는 자족도시로서의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돈이 되는 기업이 유치되지 못하고, 샐러리맨의 월급으로 도시가 굴러가는 단순 소비도시다. 그중 또 중앙 행정부처 공무원 월급은 대부분 서울에 투자되고 서울에서 소비된다. 세종시의 공무원 월급 낙수 효과는 별로 없다.

# ‘무늬만 행복도시’, 잘 드러낸 중앙일보 보도 

지난 1일 국회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의 시정 연설 모습. 균형발전과 수도권 과밀화 해소의 전초기지인 세종시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발췌=청와대)
청와대와 국회 그리고 정부세종청사간 입법과 행정의 이원화는 국가경쟁력 약화의 주원인이 되고 있다. 

이 같은 문제는 10월 3일자 중앙일보 김진국 대기자가 쓴 기획기사 ‘국회와 청와대를 세종시로 보낼 수는 없나’에 그 실상을 잘 드러내고 있다. 그 기사를 일부 인용한다.

“올해 행정안전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세종시로 이사했다. 중앙정부의 18개 부 가운데 12개가 세종시에 자리 잡았다. 중소벤처기업부가 대전에 있다. 서울에는 국방·외교·통일·법무부와 여성가족부 5개 부만 남았다.

 

중앙행정기관 43개, 국책연구기관 15개가 세종시로 갔다. 사실상 세종시가 행정수도 역할을 하는 셈이다.

 

2004년 헌법재판소는 ‘국가 의사결정의 중추적 역할을 하는 청와대와 국회’는 서울에 있어야 한다고 결정했지만, 현실은 ‘눈 가리고 아웅’격이다.

 

이제까지 세종시 관련 논의는 헌법재판소 결정에 맞추기 위한 노력이었다. 무엇이 옳은지, 어떤 방법이 국가 미래를 위해 효율적인지를 따지기보다 헌재 결정에 어긋나지 않는 선택지를 고르는 식이었다.

 

그러다 보니 비효율이 계속되고 있다. 국정의 흐름에 동맥경화현상이 생겼는데도 그것을 고칠 수 있는 (큰)병원을 제쳐놓고 동네 병원만 고집하는 꼴이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16년 조사에 따르면 정부 세종청사 공무원이 국회·청와대 업무로 서울에 출장 가는 횟수가 한 해 4만 회에 이른다. 다른 조사는 관료의 30%가 ‘1주일에 3~4일은 출장’이라고 한다.

 

윈지코리아컨설팅이 지난 4월 조사한 결과로는 세종시 공무원의 출장 목적 45.5%가 국회, 출장지의 59.3%가 국회다. 한국행정연구원은 공무원의 국회 출장비로 연간 35억~67억원이 낭비된다고 추정했다. 
   
출장비만 드는 정도라면 견딜만하다. 우리 예산 규모에서 그 정도는 별것 아니다. 문제는 행정의 질이 추락한다는 점이다.

 

한 경제신문이 세종시 공무원에게 설문 조사한 결과, 세종시 이전으로 ‘정책 품질이 나빠졌다’는 응답이 54.2%, ‘좋아졌다’는 12.5%였다. 한 전직 장관도 정부의 정책보고서가 민간보고서보다 함량 미달인 경우가 너무 많아졌다고 개탄했다. 
   
가장 큰 원인을 ‘직원 간 소통에 문제가 있다’(97.5%)고 그 조사는 지적했다. 세종시 공무원들은 ‘출장이 증가’(49.1%)했고, ‘업무 수단으로 문자·메신저를 이용하는 일’이 많아졌고(57.4%), ‘잦은 출장으로 대면 부서 회의와 보고가 줄었다’(38.7%)고 한다. 
   
수시로 모여 치열하게 토론을 벌이며 정책을 다듬던 공무원들이 출장에 지쳐 카톡으로 보고·지시한다. 사기와 사명감은 땅에 떨어졌다. 나라를 움직이는 중요 정책들이 이렇게 만들어진다. 돈으로 따질 문제가 아니다. 국정 운영의 위기다. 세종시나 충청지역, 민주당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문제다...(중략)”.

# 길국장 길과장의 주거 패턴 되풀이 

지난해 8월 기공식을 한 국회 스마트워크센터 및 프레스센터 입지 현장. (제공=국회)
올해 말 완공을 앞둔 국회 스마트워크센터 및 프레스센터 준공식 장면. 불가피한 현실이나 국회를 향한 세종청사 공직자들의 길거리 행렬은 당분간 지속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수도권 과밀과 교통혼란, 환경공해. 서울 집값 폭등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세종시로 행정수도 이전이다. 헌법을 개정해서 청와대와 행정부처, 국회, 사법기관을 세종으로 옮기면 해소될 수 있다는 것. 

그런데 헌재가 지난 2004년 관습헌법에 따라 수도를 옮길 수 없다고 판결했다. 행정수도 이전의 의의에 제동을 건 셈이다. 

이후 행정부처의 4분의 3이 세종시로 왔다. 결국 갈등만 유발시키고 세종시를 절름발이로 만들어버린 결과를 가져왔다. 성문법 체제인 한국에서 관습헌법이란 맞지 않을뿐더러 수도 이전 현실도 무시한 판결이었다. 
 
어쨌든 300명의 국회의원을 위해 2만여 명의 공무원이 서울로 출장을 가는 구조는 너무나 낭비가 심하다. 이에 따라 다수의 공무원이 국가정책 품질 향상을 위해 전념하도록 소수의 국회의원이 세종시로 옮기는 것은 상식일텐데 미적거린다. 
 
길과장, 길국장들이 비효율적으로 길바닥에 시간과 열정을 쏟아 붓는 현실. 국가 예산 낭비는 물론 행정 비효율은 업무의 이중생활, 주거의 이중생활로 불필요한 낭비요인만 가중시키고 있다. 

모두 세종시에 정착하면 다 해결되는데 도시기반 시설, 교육문화시설 등 인프라가 깔리지 않았다고 행정 부처가 예산집행권이 있다는 이유로 턱없이 백수십 대의 통근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꼭 그렇게 해야만 옳은가.

# 상권 공실 최악,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 

도시 외곽에서 바라본 세종시는 온통 성냥갑 아파트란 비판론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말엔 썰렁한 모습을 보이곤 한다. 공직자들이 서울과 세종의 이중생활을 되풀이하고 있어서다. 장밋빛 미래를 보고 상권을 형성한 상인들은 그래서 울상이다.
도시 외곽에서 바라본 세종시는 온통 성냥갑 아파트란 비판론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말엔 썰렁한 모습을 보이곤 한다. 공직자들이 서울과 세종의 이중생활을 되풀이하고 있어서다. 장밋빛 미래를 보고 상권을 형성한 상인들은 그래서 울상이다.

세종시의 주인이 되어야 할 공무원들이 길바닥에 돈을 쏟고, 세종시에선 오피스텔 등에 쑤셔 박히듯 지내다가 주말 가족이 있는 수도권 집으로 올라간다. 이들을 겨냥해 가게를 낸 사람들이 우두커니 먼 하늘을 쳐다볼 수밖에 없다. 

상권이 살아나지 못하니 상인들은 비싼 임대료에 신음한다. 이를 지켜보는 임대인 마음도 좋을 리 없다. LH와 투자 업자들은 도시의 호황을 ‘바람’잡아 비싼 값에 토지와 상가를 분양했다. 

하지만 도산 직전으로 털리거나 빈 상가로 남는 후유증이 심각하다. 물가 또한 비싼 편이라고 한다. 대중식사 값이 서울과 비교해 높다는 여론이 비등하다. 손님이 절대 부족하고, 임대료가 비싸니 그렇게라도 해서 적자를 메운다는 것인데, 그러나 찾는 손님이 적자를 메워주는 봉이냐는 말이 나올 법하다. 한 번 가면 두 번 다시 가지 않는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전국적으로 경제침체기로 접어들어 전반적으로 소비가 죽었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세종시는 그 정도가 다르다. 

# ‘고층 아파트 숲’ 만들어놓고, 교통문제 방치 

31일 코스트코 세종점 개장 첫날 인근 도로가 정체 현상을 빚었다.
세종시 도로가 벌써부터 포화 상태를 넘어섰다는 지적도 나온다. 

세종시 도심의 교통문제도 심각하다. 좁은 도로망이 임계점에 도달했다고 아우성이다. 이러니 큰 기업이 들어설 수 없고, 속도 제한 때문에 불편이 많아 들어오지 않는다는 말도 있다. 

본래 세종시는 차 없는 거리로 설계되었고, 주요 이동거리는 자전거나 대중교통을 활용하는 것으로 되었다. 이를 위해 저층 아파트와 전원 주택형의 주거 형태로 주거인구 면적을 최소화해 쾌적한 전원생활을 누리도록 도시설계가 되었다. 

그러나 LH나 아파트 건설업자들이 이익이 나지 않는다고 저층 아파트에 난색을 표하고, 행정 기관은 또 개발 이익과 세수 확보를 위해 20-30층의 아파트 건설을 무더기로 승인했다. 

본래의 전원풍 도시는 사라지고, 수도권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특색 없는 고층 아파트단지가 형성되었다. 인구 증가로 인해 차량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도로가 비좁아 출퇴근 시간 주요 간선도로의 정체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애초의 설계대로 도시를 건설했다면 이 같은 문제가 나올 리 없는데, 수익성을 우선시한 도시개발 정책이 교통문제를 유발하고 있다. 40만, 50만, 60만명으로 도시 인구가 늘어날 때가 어쩔지 앞으로가 더 문제라고 여겨진다. 

한국적 현실에서는 차를 가지면 쌩쌩 달리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그래서 고속도로가 세계에서 가장 발달한 곳이 한국이다. 그런데 세종시는 고층 아파트를 난립시켜놓고 달리는 차량은 조선조 때의 우마차가 다니는 컨셉으로 되어가고 있으니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 문제도 도시 재설계를 통해 대책을 우선적으로 강구해야 한다.   

도로문제를 좀 더 살펴보자. 현재의 중심도로 차선은 편도 3차선이나, 이것도 1차선은 BRT 노선이다. 주요 도로망 제한속도를 일률적으로 60km가 아닌 50km로 제한하고 있다. 학교 인근에선 30km 지역이 많다. 속도 방지턱도 턱없이 많다고 한다. 

속도감시 카메라가 있는 곳에 방지턱이 있다는 생각 없는 교통대책도 있다고 지적하는 사람이 많다. 대중교통 수단의 부족, 좁은 도로, 유료 주차장으로 인한 불법 주차 등 세세한 문제들도 적지 않다. 

교통인프라 구축만이 아니라 예술문화 인프라 확충도 시민들이 주로 요구하는 사항들이다. 

이계홍 본지 주필.
이계홍 본지 주필.

이처럼 행복도시 문제는 한두가지가 아니다.

 

시민들의 다양한 개선 요구를 단순 민원이나 지역 이기주의 또는 발전 욕망으로 치부하지 않았으면 한다.

 

세종시 건설 취지가 본래대로 되살아나길 바라는 마음이다.

 

세종시와 행복청, LH 그리고 국무총리실 세종시 지원단을 넘어 청와대까지. 관계기관 모두 진정성 있는 도시 건설에 나서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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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경 2019-10-05 10:51:32
이미 엎질러진 물이고 기업체 유치만이 해결책입니다

정경순 2019-10-04 13:20:56
무척 공감합니다..

세종시와 행복청은 본 글의 비판을 수용하여 발전적인 정책을 펴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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