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조상님 손 맛 그대로, 깊어가는 가을 '속 깊은 육수'가 떠오를 때 가보시라
[세종 미식로드 1편] 맛집의 기본은 무엇일까. 좋은 재료? 깊은 맛? 깨끗한 위생? 이 모든 것을 갖춘 식당이 정부세종청사 가까이 존재한다.
바로 보돌미역 세종청사점.
옛 조상의 손맛을 빚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이 곳의 대표 메뉴는 미역국. 그것도 가자미와 조개, 소고기, 전복을 이용해 다양하고 깊은 맛을 담아냈다.
단품으로만 부족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은 불고기 또는 코다리와 미역국, 다양한 반찬을 즐길 수 있는 정식메뉴를 이용할 수 있다. 모둠 돌새전장(돌게장과 새우장, 전복장)과 암꽃게 간장게장, 활전복 회무침 등 다양하고 신선한 재료들로 이뤄진 해산물 요리도 구미를 당기는 곁들임 메뉴들이다.
미역의 유래는 이렇다.
'고래가 새끼를 낳은 뒤 미역을 뜯어 먹어 산후의 상처를 낫게 하는 것을 보고 고려인들이 산모에게 미역을 먹였다'라는 당나라의 서견인 <초학기>에서부터 기록되어 있다. 현재에도 산모와 환자의 회복을 비롯해 몸이 허하게 느껴질때 많이 찾는 대표적 보양식으로 꼽힌다.
'보돌'의 뜻은 전라남도 고흥반도 사이에 있는 바다를 보돌해라고 부르며 바다 한가운데 보돌여 또는 뽀돌섬, 봇돌 등으로 불리는 섬에서 비롯한다. 그 청정 바다 수역에서 채취한 귀한 미역이 바로 보돌미역이다. 미역의 보돌보돌한 식감도 이름을 뒷받침한다.
보돌미역은 이를 바탕으로 오직 신선한 재료만을 사용해 깊은 육수를 내고 부드러운 미역과 잘게 잘려진 각종 재료들이 첨가되어 소화가 잘 되도록 한다.
돌솥에 담겨 깊고 뜨끈한 국물이 일품이었으며, 곁들여진 반찬도 무척 깔끔하고 맛깔스러웠다. 따로 주문한 모둠 돌새전장에는 감칠맛도는 새우장과 간장게장, 그리고 활전복장이 접시 한가득 상에 올려졌다.
다만 필자는 길쭉한 재료들을 한숟갈 크게 떠 후후 불어가며 입에 넣는 신선함을 좋아하는데, 미역이 잘게 썰려 나와 다소간에 아쉬웠다. 또한 돌새전장의 간장게장 크기가 작고 여려 게딱지에 쓱쓱 비벼먹는 재미를 크게 느낄 수 없었다. 그래도 씹어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여린 게의 껍질과 내용물은 소화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고 싶다.
전반적으로 볼 때, 30대지만 50대의 입맛을 갖고 있는 필자에겐 무척 잘 맞는 깊은 맛이었다. 환절기때 손녀의 건강을 염려하며 할머니가 정성들여 한솥 끓여준 국물맛이랄까.
동행한 40대와 50대, 60대 지인 3명도 한결같이 맞장구를 쳐줬다. 세대는 모두 달랐지만, 세대를 하나로 이어주는 맛 자체였다.
보돌미역 세종청사점은 세종시 도움8로 11-11(어진프라자 1층 121,122호_ 044-864-5257)에 위치하고 있으며 대표 메뉴인 미역국이 재료에 따라 9000원~1만 6000원선, 돌새전장 정식 1만 5000원, 모둠 돌새전장 3만 5000원이란 가격을 제시하고 있다. 다른 메뉴들과 비교해 크게 부담가지 않아 청사 공무원 뿐만 아니라 입소문을 들은 시민들도 많이 찾는다.
깊어가는 가을, 환절기에 몸을 사리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보돌미역으로 가서 시린 몸을 미역국으로 다스려보길 제안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