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묵은 ‘시의회 국외연수’ 논란, 종식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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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묵은 ‘시의회 국외연수’ 논란, 종식하려면 
  • 이희택 기자
  • 승인 2019.09.23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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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브리핑] 조례 개정 불구, 투명성 여전히 부재… 연수 보고서 내실화 절실
지난 16일부터 22일까지 호주 퀸즐랜드(Queensland) 주 브리즈번시에서 교육과 안전 정책 벤치마킹에 나선 교육안전위원회 의원들. (제공=시의회)
지난 16일부터 22일까지 호주 퀸즐랜드(Queensland) 주 브리즈번시에서 교육과 안전 정책 벤치마킹에 나선 교육안전위원회 의원들. (제공=시의회)

[세종포스트 이희택 기자] 민선 3대 세종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이하 산건위) 및 교육안전위원회(이하 교안위)가 지난 22일 주말까지 공무 국외연수를 나란히 마쳤다. 

하루 일찍 일정을 끝낸 산건위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와 아부다비에 걸쳐 4박 5일간 일정을 소화했다. 지속 가능한 지역경제 활성화 전략과 스마트시티 구축 사례를 벤치마킹, 세종시에 접목 가능한 정책을 발굴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교안위는 이 기간 5박 7일간의 호주 일정을 마쳤다. 퀸즐랜드(Queensland) 주 브리즈번(Brisbane) 시를 방문, 교육과 안전 정책 벤치마킹을 했다. 

전국 시·도의회 의원 모두 관련 법률과 조례로 보장받고 있는 ‘공무 국외연수’인 만큼, 시의회의 이번 연수도 정례적 절차에 따라 진행됐다.   

하지만 이번 역시 지역 사회의 곱잖은 시선을 피해가지는 못했다. 전국적으로도 그렇지만, 세종시의회 역시 연수를 나갈 때마다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왜 그럴까. 

논란의 초점은 ▲준비과정의 투명성과 세밀한 계획 ▲여행사 의존적인 일정 한계 ▲의정연수 방문국가와 일정의 실효성 ▲동반 공무원 수와 움직임 ▲의장의 과도한 연수 참여 ▲실질적 연수보고서 채택과 정책 반영 성과 등으로 요약된다.    

시의회 스스로 문제점을 찾고 개선하지 않는 이상, 때 되면 되풀이되는 논란은 종식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준비 과정의 투명성, 여전히 부족 

세종시의회 홈페이지에 공개된 공무 국외연수 코너. 이전보다 공개 범위는 늘었으나, 이곳을 넘어 언론 등 지역사회 창을 통한 보다 적극적인 공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세종시의회 홈페이지에 공개된 공무 국외연수 코너. 이전보다 공개 범위는 늘었으나, 이곳을 넘어 언론 등 지역사회 창을 통한 보다 적극적인 공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준비 과정은 계획 및 연수 심의 단계를 말한다. 시의회는 항상 이 과정을 거치는 동안 소위 ‘쉬쉬하는 분위기(?)’를 연출해왔다. 

연수의 공식화는 주로 출발 당일 배포하는 보도자료로 알려진다. 민선 1·2대 의회에선 2일~4일 전 보도자료를 배포해 의정연수 진행 사실을 전했다. 민선 3대에선 당일 또는 연수 후(3회), 1일 전 또는 3일 전(각 1회)로 배포시기가 뒤로 밀려난 모양새다. 

그때그때 공개 여부가 들쭉날쭉하던 ‘연수 전반 일정표’는 이번 보도자료 배포 과정에도 빠졌다.

이번엔 의회 홈페이지에 최초 공개했다고는 하나, 이는 행정편의주의의 전형이다. 국민 눈높이에 맞도록 보도자료에도 함께 담았어야 했다. 결과적으로 참가 규모와 예산 집행, 연수 일정 등 세부 사항은 공무 국외연수 홈페이지를 수시 모니터링하는 이들만 알게 했다. 

물론 과정의 진일보 측면도 있었다. 지난 7월 개정된 ‘세종시의회 의원 공무 국외출장에 관한 조례를 통해서다. 

▲공무 국외출장 심사위원회 구성원을 7명에서 9명으로 확대 ▲민간위원 중 위원장과 부위원장위원장과 부위원장 호선 ▲심사위원회 회의록의 시의회 홈페이지 공개 ▲국외 출장 계획서 제출기한을 출국 40일 전까지로 확대 등이 변화의 핵심이다.  

나아지고 있는 과정에 놓인 만큼, 앞으로 숙제는 명확하고 간단하다. 바로 준비 과정의 투명성이다. 이번 연수를 기준으로 하면, 의원 1인당 최소 259만원의 국민 세금을 쓰는 터라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이다. 

조회수 60여명 선의 소극적인 홈페이지 공개를 벗어나, 최초 구상단계부터 심의, 출발 단계까지 일련의 언론 보도 강화가 하나의 루트가 될 수 있다. 자꾸 감추려는 인상을 준다면, 때 되면 되풀이되는 논란에서 영원히 자유로울 수 없다. 

위원회별 사전 기자 브리핑도 투명성을 강화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 연수 현장 ‘깜깜이’, 1~2장짜리 보도자료가 전부 

지난 16일 나란히 공무 국외연수를 떠난 교안위와 산건위. 2개 위원회 모두 이 기간 어떤 활동을 벌였는 지 보도 또는 홍보 자료를 내지 않아 깜깜이 현장을 연출했다. 교안위만 지난 19일 한 차례 활동 상황을 공유했을 뿐이다.
지난 16일 나란히 공무 국외연수를 떠난 교안위와 산건위. 2개 위원회 모두 이 기간 어떤 활동을 벌였는 지 보도 또는 홍보 자료를 내지 않아 깜깜이 현장을 연출했다. 교안위만 지난 19일 한 차례 활동 상황을 공유했을 뿐이다.

연수 현장의 혁신도 필요하다. 말 그대로 계획이 계획으로 끝나지 않기 위함이다. 

그동안 시의회 의정연수를 보면, 연수 과정상의 성과나 움직임 등은 의원 개개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나 간혹 엿보일 뿐이다. 방문국가 관계자와 벤치마킹 과정에 대한 홍보는 늘 뒷전이다. 

억측으로 생각하고 싶은 일들이 연수 과정에서 실제 일어나고 있다면, 더 큰 문제다. 민선 3대 들어 한 연수에선 집행부가 의원들의 가방 모찌를 하고 있다는 내부 고발이 들려오기도 했다. 

떠나면 그뿐이란 생각이 들지 않도록, 최소한 1~2일 사이 움직임에 대해선 시민들에게 적극 공유하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도 알게 하라’는 자기 PR의 시대 아닌가. 

이번 산건위와 교안위 연수도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교안위만 지난 19일 한 차례 진행 과정을 담은 보도자료를 냈을 뿐이다. 

#. 쳇바퀴도는 방문국 선정, '여행사 의존' 한계  

이미 시장이나 교육감 그리고 집행부, 민선 1·2대 시의회가 수차례 다녀온 방문국들을 또 다시 다녀오는 일도 빈번한다. 말레이시아와 호주 등이 대표적이다. 

말레이시아 푸트라자야는 무려 7차례나 연수지가 됐고, 호주 브리즈번 시는 지난해와 올해 사이 시교육청과 시청 집행부가 공무 연수지로 다녀온 곳이다.   

다녀온 국가들에 대한 보고서를 사전에 탐독함으로써 연속성 있는 의정 연수를 만들어가려는 흔적도 잘 보이지 않는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이전 보고서들을 미리 살펴보면 그 이상을 볼 수 있을 텐데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시의 한 관계자는 “여행사의 기본 일정에 의존하는 연수가 진행됐던 게 사실”이라며 “연간 상임위별 2차례 이뤄지는 일정이 빠듯하다보니, 내실 있는 계획 짜기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면도 있다”는 현실적 어려움을 토로했다. 

실제 이번 연수 역시 심의위원회 일부 위원들의 이 같은 지적에도 불구하고 여행사와 계약 등 현실적 여건 때문에 부족함을 보완하지 못한 채 진행됐다. 

#. 유일한 연수 평가지표인 ‘보고서’, 이대로 좋은가   

일반 국민들 중에선 자비로 해외여행을 다녀와도, 자신의 SNS나 블로그 등의 공간에 감상평을 남기는 이들도 적잖다. 다른 이들에게 여행 정보를 공유하는 한편, 자신 인생의 한 페이지를 기록하는 취지를 담는다. 때로는 자신의 경험담을 지역 사회발전의 제언으로 쏟아놓기도 한다. 

국민 세금으로 해외를 다녀온 이들의 내실있는 ‘연수 보고서’ 작성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시의회도 예외는 아니다. 

물론 진정성 있는 연수 보고서를 작성하고, 세종시 정책에 입안할 수 있도록 후속 조치에 나서는 의원들도 있다. 

하지만 시민들 눈에 비친 연수 보고서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좋지 못하다. 연수 보고서가 제때 올라오지 않는가 하면, 누가 작성한 지 모른 채 수십 장의 나열형 내용으로만 가득찬 상황을 목도해왔기 때문이다.  

최근 보고서를 제출한 행정복지위원회와 산업건설위원회도 그러한 눈총을 받을만했다. 의원들의 후기 보고서에는 노종용 의원과 이윤희 의원 부문만 담겨 있었다.

후기 보고서에 대한 평가체계도 없다. 가기 전 1차례 열린 심사위원회 말고, 실질적인 의정 연수가 됐는지 평가할 지표가 없단 뜻이다. 

의원 개개인의 ‘체험기와 정책 제언’을 담은 연수기를 각 언론사들과 1대 1 기고로 매칭해보면 어떨까. 의원들의 정책 제언이 반영된 사례와 진행 사항을 목록화해 보는 것도 ‘연수 무용론’을 불식시킬 수 있는 하나의 방안이라고 본다. 

이와 별도로 서금택 세종시의회 의장의 잦은 해외 연수도 한번쯤 되짚어볼 대목으로 지역 사회에 회자되고 있다. 이춘희 시장을 비롯한 집행부 일정부터 시의회 자체 연수 일정까지 최다 참가자가 되면서, 집행부 뿐만 아니라 의회 내부적으로도 곱잖은 시선에 직면한 지 오래다. 

또 다른 일각에선 동반 집행부 선정 과정에도 문제를 제기한다. 해당 국가의 방문 목표를 달성하는데 적재적소 담당자가 가기보다 의원 개개인 친분과 업무 보은 차원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적잖다는 인식에서다. 

결론적으로 의회 스스로 의정 연수에 떳떳해지려면, 일련의 과정에 투명성을 담보하고 실질적이고 체계적인 연수로 만들어 가기 위한 각고의 노력을 더해야 한다. 

올해 의정연수를 모두 끝마친 시의회. 2020년에는 달라진 모습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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