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포스트 한지혜 기자] 올해 초 비정규직 용역 신분에서 벗어난 정부세종청사 청원 경찰 조합원들이 "무늬만 정규직"을 외치며 삭발 투쟁에 나섰다.

공공연대노동조합 충남·세종지부 청원경찰 조합원들은 18일 오전 9시 30분 정부세종청사 5동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임금 삭감 해소와 호봉 인정 등 근로조건 개선을 촉구했다. 이어 조합원 11명이 연달아 삭발했다. 

정부는 2017년 세종청사 소속 비정규직 근로자 1190명에 대한 연차적 정규직 전환 계획을 발표했다. 이후 올해 초 용역 계약이 끝난 특수경비원 470여 명은 공무직 청원경찰 신분이 됐다.

전환을 앞두고 이들은 58일 간의 천막 농성을 이어갔다. 실질 임금 삭감 문제를 놓고 해결책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조합원들은 “정규직 전환 협의 당시 제시된 임금은 1호봉 약 280만 원 정도였으나 실제 전환 후 임금은 약 231만 원에 불과했다”며 “근로기준법이 아닌 공무원 수당 등에 대한 규정이 적용되면서 수당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기존 경력 미인정, 야간 5시간 무급 휴게 문제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용역 계약직보다 못한 임금 수준도 지적했다. 현재 세종청사에서 동일한 형태로 근무하는 특수경비직과 비교해 월 16만 원 더 낮은 임금을 받고 있다는 것.

이들은 “정규직전환협의회 당시 약속했던 인건비가 지켜지지 않은 동시에 오히려 용역직보다 낮은 인건비를 받고 있는 실정”이라며 “정규직 전환 이전이 낫다는 한탄은 정부 정책의 실효를 의심케 하는 절절한 목소리임을 알아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청원경찰법에 따라 호봉 산정과 유급 휴게시간을 인정해 줄 것도 촉구했다.

윤해석 청원경찰 총분회장은 “세종청사는 모범적인 정규직 전환 성과를 자랑했으나 실질 임금 저하, 무늬만 정규직화가 실상이었다”며 “이번 삭발식을 시작으로 기만적인 정부 정책에 맞서 정규직 전환 당시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공연대 노조 충남세종지부 김민재 지부장은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화 정책이 반쪽이었음이 드러났다”며 “교섭에 성실하게 임하며 수당 신설 등 임금 문제 해소 방안 4가지를 제안했으나 지침과 규정 때문에 안 된다는 답변만 확인했다. 반면 권익위 진정에 따른 권고 사항에 대해서는 아직도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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