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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빈 상가, LH와 행복청이 원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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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빈 상가, LH와 행복청이 원인 제공” 
  • 이계홍
  • 승인 2019.08.30 15:25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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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의 시선] 시민과 부동산 업계, 임대·임차인 한 목소리… 근본 대책마련 촉구
최근 유치권 행사 현수막이 내걸린 소담동의 한 상가 건축물. 상가 공실 문제의 단면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유치권 행사 현수막이 내걸린 소담동의 한 상가 건축물. 상가 공실 문제의 단면을 드러내고 있다.

본지가 최근 ‘세종시 빈 상가 문제’의 심각성을 기획기사로 집중 보도한 바 있다. 

필자는 후속 반응을 알아보기 위해 시내 상가와 부동산, 시행업자와 주민 등 이해당사자 의견을 들어봤다.  

임대인이나 임차인, 상공인과 부동산 업자들은 한결같이 ▲자족 기능 부족 ▲공급 과잉 ▲행정력 미흡 ▲콘텐츠 부재를 지적했다. 

그중 상가 공실 근원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행복청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세종시 상가 공실 문제 해법은 관계 기관의 적극적 대책과 자족기능 강화에 있다고 봤다. 

내용이 중복되는 부분도 있으나 이들의 의사를 여과없이 중계한다는 면에서 그대로 옮긴다. 익명을 요구하는 이들이 많아 이니셜(약칭)로 처리한다.

세종시 상가 공실은 심각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세종시 상가 공실은 심각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부동산 A씨, "행복청 수요 예측 실패"

 

 초창기 행정복합도시가 들어서고 정부세종청사를 짓고,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자 전국적으로 세종시 투기바람이 일었다.

 

세종시 건설의 붐을 타고 상가 분양이 호조를 보였다. 초창기에는 붐을 타고 상가에 손님들이 북적거렸다. 이때 전문 업자들이 권리금을 몽땅 올려받고 빠져나갔다.

 

그러나 그것은 허수였다. 손님이 줄고, 적자를 탈피하지 못하자 어느 가게는 불과 몇 년만에 주인이 네 번이나 바뀐 뒤 지금은 빈 상가로 남아있다. 장사가 안되니 들어올 사람이 없고, 새로 지은 상가도 입주자가 없는 형편이다. 

 

행복청은 수요 예측을 하고 품목 선정에서부터 미래 전망까지 내다보며 상권이 형성되도록 도왔어야 하는데, 분양하고 나 몰라라 했다.

 

분양 받은 사람이나 임차인이 무한 책임을 지고 있는 셈이다. 

▲부동산 Y씨, "LH 땅장사, 상가 골병의 원인"

 

LH는 원주민들로부터 평당 20만원 안팎에 매입해서 수십 배, 혹은 수백 배 땅장사를 했다.

 

상가는 가격 상한선 없이 용지를 분양해 상가를 분양받은 업자는 상가 분양을 높은 값에 할 수밖에 없었다. 그것이 골병들게 한 요인이 됐다. LH는 엄청난 이득을 취했지만, 상가 임대인이나 임차인이 높은 임대료를 책정할 수밖에 없어서 쌍방이 고통을 겪게 된 것이다.

 

LH가 세계적인 행정도시 건설을 공약하고 세운 행복도시 문제라고 생긴 것은 다 노출시키고 있다.

 

초창기 무조건 덤벼든 투기꾼의 한탕주의도 있었으나 이미 예고된 이런 문제를 방치한 행정의 안이함은 당장 주민에게 피해를 주고 있으니 현실적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LH나 행복청이 사기업이 아니고 공공기관이니만큼 공적 책임을 진다는 측면에서 분양하고  나몰라라 할 것이 아니라 후속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부동산 S씨, "상사 문제는 지역경제에 악영향"

 

지금 지역 경제가 큰 타격을 받고 있다.

 

건물 시행사, 분양받은 사람, 임대인과 임차인 문제는 그 심각성을 넘어 지역경제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계획도시를 추진한 행복청이나 시민 살림을 꾸려가는 세종시는 주민 피해를 최소화하는 조치들을 내놓아야 한다.  

▲상가분양자 L씨, "우리를 투기꾼으로 매도하지 말라"

 

나는 어렵게 모은 돈으로 내 상가 장만해서 장사하려던 자영업자다. 

 

노후 대책으로 평생 모은 돈으로 상가를 분양받았다. 그런 사람이 주변에도 많다. 나나 그들이 사업성이나 미래를 제대로 내다보지 못한 어리석음은 있으나, 잘 살아보려고 한 것이 족쇄가 됐다.

 

그런데 그들을 투기꾼처럼 매도하고 있다. 물론 한탕주의 해먹으려는 투기꾼이 있지만 상가 분양받은 사람들은 대개 성실하고 근면한 주민들이다.

 

이들이 손실을 보고 있는데도 투기꾼으로 몰리니 억울할 뿐이다. 모 아파트 단지의 경우, 상가의 무더기 공급과 후속 개발의 지체로 상가 공실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상가분양은 대폭 조정되어야 한다.  

▲임대인 B씨, "노후 준비로 장만한 상가, 이제는 짐 덩어리"

 

세종 시청 옆 보람동에 15평짜리 상가를 십수 억원을 주고 분양받았다.

 

집에 있는 부동산을 처분하고 남편의 퇴직금과 상당 액의 은행 융자를 받아 투자한 것이다. 남편의 퇴직 후 임대 수입으로 노후를 살려고 투자한 것인데, 지금까지 상가가 나가지 않고 있다. 임대료가 비싸고, 불황의 여파로 임차인이 선뜻 나서지 않고 있다.

 

투자 비용도 있고, 무엇보다 매월 200만원 가까이 이자 비용이 나가고 있어서 싸게라도 임대하려는데 임차인이 나타나지 않는다.

 

지금 나는 파출부로 나가고, 남편은 잡역부로 나가 그날그날 벌어서 이자 갚느라 허리를 펼 날이 없다.    

▲부동산 D씨, "임대차 계약 규정 '10년' 과도하다"

 

임대차 계약 규정이 5년에서 10년으로 바뀌었다.

 

한번 정한 임대료를 10년 간 올리지 못하게 규정됐다. 그래서 임대인이 기간이 너무 길어서 쉽게 싸게 상가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해가 다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10년이란 장구한 세월동안 현재의 값을 유지한다는 것은 쉽게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도 탄력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

▲임대인 O씨, "경매 건물이 속출하고 있다"

 

시중 은행 등 금융권에서는 이자 비용을 내지 못한 건물에 대한 압류와 심지어는 경매까지 들어간 건물이 속출하고 있다.

 

올해들어 벌써 50건 가까이 경매 물건으로 나왔다고 한다. 상가 벽면에 ‘유치권 행사 중’이란 대형 현수막이 걸린 건물을 볼 수 있는데 보는 것만으로도 안타깝다. 

 

세종시 상가 공실과 투자 실패 문제 등이 신병 비관에 의한 극단적 선택을 가져오고 있다.
세종시 상가 공실과 투자 실패 문제 등이 신병 비관에 의한 극단적 선택을 가져오고 있다.

 

▲경양식집 운영 K씨, "서울서 억대 연봉, 세종서 길거리로"

 

보증금 8000만원에 월 임대료 500만원을 내고 스테이크 와인 피자 등 특화된 경양식집을 차려 경영했으나 2년만에 문을 닫았다.

 

나 본인을 포함 주방 3명, 지배인 1명, 서빙 2명 등 모두 6명이 근무했고, 지배인의 경우 월급 300만원을 줬다. 그러나 장사가 안돼 가게를 돕는답시고 스스로 250만원으로 낮춰주기도 했기도 했으나 역부족이었다. 


인건비보다 매월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었다. 결국 버티지 못하고 지금 점포를 내놨는데 이어받을 사람이 없어서 억대 이상의 인테리어 비용도 고스란히 날리게 됐다.

 

임대인이 화덕 등 시설을 철거하라고 하면 그것으로 몇천만원 깨지게 생겼다.


나는 서울의 고급 레스토랑에서 1억 가까운 연봉을 받고 근무했던 직장인이었는데, 독립할 때가 되었다고 해서 세종시로 내려와 고급 경양식집을 차렸으나 거리에 나앉게 되었다. 

▲임대인 E씨, "과감한 행정규제 철폐 필요"

 

세종시는 천안과 청주 등 일반도시와 달리 특수 계획도시다.

 

그래서 일반 관리 대상 도시가 아니라 특수 관리가 필요하다. 계획도시로서 정교한 디자인과 삶의 특수성도 고려해야 한다. 주민이 사는 걱정없이 살도록 하는 것이 가장 필요한 정책일 것이다. 그런데 하드웨어는 그럴 듯하나 시민의 삶의 문제 등 소프트웨어 부재가 심각하다.

 

그것은 일반도시보다 못한 행정 관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천안시의 경우 많은 기업들이 유치되고, 여러가지 부가가치가 창출되는 수입이 보장돼 도시의 활력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세종시는 특수도시라는 이름 아래 규제가 심해 단순히 먹는 장사만 하는 업장만 있을 뿐이다. 과감히 행정규제를 풀어 부가가치가 창출되는 사업들을 벌일 수 있도록 견인해야 한다. 

▲임차인 F씨, "상가 수요 예측, 이제라도 제대로"

 

통계를 본 것은 아니지만 세종시 인구 30여 만명에 크고 작은 상가가 5000개가 넘을 것이다.

 

그런 계산이라면 사람 60명에 상가가 하나 꼴인 셈이다. 장차 인구가 늘어날 것에 대비해 상가 분양이 이뤄졌겠지만, 인구비와 연동해 상가를 배치하는 것이 상식 아닌가.

 

주먹구구식 행정을 지양하고, 지금부터라도 수요 예측을 분명히 하고 정책을 수행했으면 한다. 

▲부동산 G씨, "기업과 첨단산업 유치 서둘러야"

 

공급 과잉에 텅 빈 상가들과 자금 압박으로 인해 끝내 도산한 나머지 경매 물건이 속출하고 있다.

 

그런데도 정책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겠다. 이런 세종시 상가의 문제점은 여러해 전부터 나타났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은 기업과 첨단 산업이 유치되고, 연구소 등 관련 기관이 들어서면 나아지리라 본다.

 

세종시 경제문제는 이렇게 시작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행정중심 도시보다 교육·산업도시로 확장하는 구상도 틀린 것은 아니었다고 본다. 

▲주민 H씨, "문화생활 콘텐츠 부족도 상가 침체의 원인"

 

문화 시설의 부재로 타 도시로 문화생활을 즐기러 진출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신도심은 물론 조치원권의 문화 콘텐츠가 한정적이다. 다양하게 개발할 필요가 있다.

▲주민 I씨, "상가 트렌드 잘 읽고 창업해야"

 

상가를 운영하는 사람도 새로운 시장의 변화와 흐름을 읽어야 한다. 즉 오프라인에서만 할 수 있는 품목이 무엇인가를 개발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종전의 사업 컨셉으로는 변화하는 추세를 따라갈 수 없다. 내가 아는 사람 중에 '맥도날드' '맘스터치' '한솥도시락' '이삭토스트' '선비꼬마김밥' '누나홀닭' '폴바셋' '육쌈냉면' '이유식가게' '서리서리' '마녀김밥' '빕스' 등의 품목을 가지고 와서 상담을 요구한 적이 있다.

 

나는 "먹는 것은 또하나 망할 일 있어?"라고 "노"라고 대답했다. 상권은 끊임없이 진화하고, 새로운 방향으로 이동한다.

 

오늘의 상권이 10년 후, 20년 후에도 활성화될 것인지를 보고 미래투자를 해야 한다. 어느 장소를 선택하는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온라인 시장과 택배 시장에 대비하고, 그런 시장도 개척할 필요가 있다. 환경이 변했다는 것은 기존의 방식이 통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시행업자 M씨, "상가 문제의 실질적 대책 절실"

 

건물들이 죽고 그것이 다른 상가에도 영향을 미쳐 일종의 도미노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그래서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나오고 있다. 시행업자도 고통을 받고 있다. 상가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하려는 정책이 나오길 바란다.

 

주먹구구식에 안이하게 대처하는 행정은 결국 주민을 죽이는 일이다. 근본 대책없이 현실성없는 면피용 정책만 내놓는 것으로는 해결점을 찾을 수 없다. 

이계홍 본지 주필.
이계홍 본지 주필.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대안과 해결점은 딱히 없다. 대신 여기 이해 당사자들의 목소리에 모두 그 답이 있다고 본다. 다만 해결하겠디는 의지가 문제다. 

 

모두가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다면 보다 현실적인 대안이 나올 수 있으리라고 본다.

 

행정당국과 시행사, 주민과 임대업자, 임차업자가 머리를 맞댄다면 해결책이 나오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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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hs 2019-09-02 13:38:54
쓰레기 세종시,LH,행복청공무원들

tlal 2019-09-03 18:06:42
도대체 왜? 행복청이 아니라 고통청의 상가가 되어버린 세종시. 하루빨리 해결책 마련이 시급하다. 서민 다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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