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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과 학업의 상관관계? 편견 깨는 세종시 교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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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과 학업의 상관관계? 편견 깨는 세종시 교사들
  • 한지혜 기자
  • 승인 2019.07.29 15:3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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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포스트-세종교육청 공동캠페인] ③ 학교 체육 혁신 현장 구슬땀
세종시 현직 교사들. 왼쪽부터 세종도원초 김상목, 양지고 손욱형, 도담고 김준도 교사.
세종시 현직 교사들. 왼쪽부터 세종도원초 김상목, 양지고 손욱형, 도담고 김준도 교사.

[세종포스트 한지혜 기자]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킨볼 국가대표가 된 교사부터 학교 체육에 학부모를 끌어들인 교사까지. 선생님들의 구슬땀으로 세종시 학교 체육이 혁신의 길을 걷고 있다.

방과 후와 주말까지 반납하며 운동장으로 나가는 교사들이 있다. 학교스포츠클럽 지도부터 마을 단위 스포츠클럽 동동동(洞童動) 운영까지. 여유 시간을 쪼개 교사들이 학교 체육 활성화에 몰두하고 있는 이유는 뭘까.

운동하는 학생은 공부가 뒷전이라는 편견과 운동이 학업 몰입도를 떨어트린다는 우려. 이분법적 인식을 깨트리기 위해 현장에서 고군분투 하고 있는 세종시 교사 3인을 만나봤다.

#. 아이들 가르치다 국가대표까지? ‘로봇설’ 주인공

도담고 김준도 교사. 학교스포츠클럽, 동동동 마을 단위 스포츠클럽에서 킨볼을 지도하고 있다.
도담고 김준도 교사. 학교스포츠클럽, 동동동 마을 단위 스포츠클럽에서 킨볼을 지도하고 있다.

도담고 김준도(31) 체육교사는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킨볼 국가대표 자리까지 꿰찼다. 덕분에 세종시 학생들 사이에서 킨볼은 인기 종목으로 등극했다.

특히 그는 축구, 댄스 등 여러 분야에서 다재다능해 세종시 학교 체육계 ‘로봇설’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현재는 동동동 마을 단위 스포츠클럽에서 킨볼 종목을 지도하고 있고, 세종시 교사 4명으로 구성된 킨볼 국가대표팀 ‘킨더조이’에서 활동하고 있다.

김 교사는 “아이들을 가르치기 위해 교과 연수회에서 킨볼 종목을 접했고, 세종시 체육교사들과 함께 킨볼 국가대표로 활동하고 있다”며 “올해는 상비군을 뽑았는데 도담고 학생 8명이 함께 선발돼 더욱 뜻깊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킨볼은 교육적인 요소도 갖추고 있다. 스타플레이어가 돋보이는 대다수의 종목과 달리 협동과 믿음, 배려의 팀워크가 승패를 가르기 때문. 운동에 소질이 없는 학생들도 기술을 익히면 쉽게 팀 내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스포츠이기도 하다.

그는 “킨볼 규칙 특성상 한 명이라도 움직이지 않으면 경기 진행이 되지 않는다”며 “평상시 운동을 등한시하거나 체육을 싫어했던 친구들도 하다 보면 만족도가 높고, 실제 졸업한 학생들도 사회팀으로 지속적으로 운동을 이어갈 만큼 흥미로운 종목”이라고 했다.

세종시 학생들이 동아리 홍보를 위해 만든 킨볼 영상은 전 세계로 송출되고 있다. 동동동 마을 단위 스포츠클럽 활동 영상은 세계킨볼협회 페이스북과 유튜브 등으로 공유됐다. 대한체육회 UCC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 교사는 “현재 세종시에는 동동동 스포츠클럽, 학교스포르틀럽 등 일반 학생들이 운동을 접할 수 있는 환경이 잘 갖춰져 있다”며 “최근에는 체육 진로 관련 학과도 다양해지고, 정보 공유도 활성화돼 학생들이 진로 측면에서도 더 넓게 스포츠를 바라볼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 초등 자율연수 기획, ‘열린 모임’ 활성화돼야

세종도원초 김상목 교사. 학부모, 교사 참여를 독려해 학교 체육을 활성화하고 있다.
세종도원초 김상목 교사. 학부모, 교사 참여를 독려해 학교 체육을 활성화하고 있다.

세종도원초 김상목(39) 교사는 학교 내 자율연수를 개설, 체육 수업을 어렵게 느끼는 초등 교사를 대상으로 연수를 진행했다.

도원초가 학교 규모에 비해 배구, 킨볼, 줄넘기, 치어리딩 등 다양한 종목이 개설돼 운영되고 있는 점은 교사들이 직접 원하는 종목을 자율적으로 개설해 학생들과 즐기고 있기 때문.

김 교사는 “초등의 경우 외부 대회 참가보다는 체육교과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학교 교구를 활용해 실제 접목할 수 있는 수업에 초점을 맞춰 연수를 기획했다. 교사들도 직접 체육 수업을 진행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높아졌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17년 차 교사다. 충북에서 교사 생활을 하다 지난해 고향인 세종시로 전입했다. 최근에는 교육 연구회 조직에 관심이 생겼다.

김 교사는 “전 교과를 담당하는 초등 교사들의 경우 수업을 위한 연구 측면에서 소외되거나 관심이 덜할 수 있다”며 “세종에서 같은 생각을 가진 선생님들이 모여 체육 수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열린 모임이 활성화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교사가 지도하는 동동동 마을스포츠클럽 배구 종목은 조금 특별하다. 학부모들이 함께 참여하고 있어서다. 읍면지역 학교라는 지역 특성상 이동에 어려운 점이 많은데, 학부모들이 동행하면서 이 한계를 극복했다.

그는 “아이들과 함께 온 어머니들과 초등 여자 선생님들이 같이 팀을 꾸려 게임을 하기도 한다”며 “동지역으로 출퇴근하는 교사들 편에, 학부모님들 편에 학생들이 귀가할 수 있어 걱정을 덜었다. 특히 어릴 때부터 어른들이 스포츠를 통해 여가를 즐기는 모습을 보면서 운동을 익숙하게 느끼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과 후와 주말까지 학교 체육 활성화를 위해 뛰는 교사들의 피로도도 만만치 않다. 수업 중 피치 못할 안전사고 발생 위험과 관련된 부담도 현실적인 고민거리다.

김 교사는 “체육 수업을 하다 보면 안전사고나 학부모 민원이 발생할 수도 있다”며 “안전사고 발생에 대한 두려움 없이 적극적으로 학교 체육 수업을 할 수 있도록 지원이 강화된다면, 교사들도 더욱 자신감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자전거 라이딩과 성취감

양지고 손욱형 교사. 초등, 중등부로 나눠 방과 후, 주말 시간을 활용해 자전거 라이딩을 떠나고 있다.
양지고 손욱형 교사. 초등, 중등부로 나눠 방과 후, 주말 시간을 활용해 자전거 라이딩을 떠나고 있다.

양지고 손욱형(46) 교사는 초등, 중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동동동 마을 학교스포츠클럽 자전거 종목을 지도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초등학생의 경우 금요일 방과후, 주말에는 중학생 이상 학생들을 대상으로 라이딩을 떠난다.

지난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대전 현충원을 다녀왔고, 2학기에는 대청댐 코스를 계획하고 있다.

손 교사는 “초등학생의 경우 자전거를 배워 타는 아이들이 큰 성취감을 느끼고, 이 모습을 보는 부모님 역시 만족도가 높다”며 “최근에는 세종보 앞 참샘약수터를 다녀왔다. 자전거길을 따라 지역 곳곳을 다니면서 새롭고 다양한 경험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가 오는 궂은 날에는 실내 스포츠로 대체하기도 한다. 이중 에스보드는 학생들이 흥미를 느끼는 운동 중 하나다.

그는 “너무 덥거나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 대비해 대체 프로그램으로 에스보드를 기획했는데 아이들과 학부모들의 반응이 열광적이었다”며 “계속 넘어지고 일어나면서 결국 해내는 모습은 꽤나 감동적인 장면”이라고 했다.

엘리트 학교 운동부에서 벗어나 모든 학생들이 운동을 즐기는 방향으로 학교 체육이 변화하고 있다. 하지만, 기성세대의 사고는 이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 현실. 여전히 운동하는 학생에 대한 편견은 남아있고, 학교 스포츠클럽 활동을 과거의 운동부 활동으로 오해하는 경우도 있다.

손 교사는 “기성세대가 아직도 운동과 학업을 이분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과거에는 엘리트 스포츠 학생들만 체대를 가거나 운동장을 썼지만, 학교스포츠클럽 대회가 활성화되면서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 변화를 경험한 아이들이 부모가 되는 시기가 오면, 이런 편견도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교육청 민주시민교육과 김동호 과장은 “세종시 학교 체육 시스템이 전국 시도교육청 벤치마킹 사례가 되고 있다”며 “아이들이 새로운 경험을 하고, 다양한 꿈을 꾸게 된 것은 선생님들의 노력과 희생 덕분이다. 승자와 패자의 마음을 이해하고, 건강한 사회인으로 성장하는 데 큰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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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석 2019-07-30 14:52:40
고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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