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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오의 괴물을 처단한 영웅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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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오의 괴물을 처단한 영웅⑤
  • 송길룡
  • 승인 2012.08.14 0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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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자리 이야기] 페르세우스

▲ 로마시대의 메두사 모자이크화.
자신의 어머니를 너무나도 사랑하는 우리의 젊은 영웅 페르세우스를 계략에 휘말려 죽음으로 몰아가게 만들지도 모를 고르고 자매란 누구일까?

세상의 멀고먼 서쪽 오케아노스 강 근처에서 포르키스와 레토 사이에 흉칙한 모습의 딸들이 태어났다. 하지만 이 딸들은 무슨 저주에 걸렸는지 주변 사람들에게 공포와 혐오를 동시에 주며 고르고 자매로 불렸다. 첫째는 이름이 스테노다. 이 이름은 ‘힘’이라는 뜻이 있어 그녀가 ‘굳센 여자’임을 나타내준다. 둘째의 이름은 에우리알레. ‘먼 날개’라는 뜻이 담겨 그녀가 정처를 두지 않고 온갖 곳을 나돌아다니는 방랑자의 성격을 가지고 있음을 알려준다. 이 첫째 둘째 두 자매는 비록 누가 봐도 가까이하기 힘든 존재로 살게됐지만 불사신의 운명을 받아들였다. ‘권능’과 ‘변덕’은 고독을 마다않고 영원을 선택하는가 보다.

반면에 세 자매의 막내 메두사는 수명이 다해 사라질 수밖에 없다 하더라도 아름다움으로 온몸을 감싸기 위해 불멸의 운명을 버렸다. 두 언니는 목숨을 잃을 염려 없이 삶을 살아가는 것을 포기한 어린 막내가 미련스러워 보이면서도 그녀가 한껏 미모를 뽐내며 다니는 모습에는 은연중에 질투를 했다. "그 아름다움이 얼마나 가는지 두고 보자."

포세이돈은 늘 가까이 다가와 구애를 하는 아테나에게서 별다른 매혹을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심심찮게 내기를 걸고 경쟁심을 부추기는 아테나를 멀리하지도 못했다. 그러던 어느날 포세이돈은 결혼을 조르는 아테나의 등쌀에 짜증을 내며 그녀 곁을 벗어나기로 했다. 오케아노스 강을 지나다 아리따운 모습의 메두사에게 매혹됐다.

포세이돈은 자신이 누구에게 마음을 주고 있는지 알려주기라도 하는 듯이 모두가 자리를 비운 시간에 아테나의 신전에 버젓이 들어가 메두사와 사랑을 나눴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아테나는 극도로 분노했다. "네가 포세이돈과 나 사이의 관계를 모를 리 없을 터. 너의 하루 같은 외모로 나의 영원한 신전을 넘보는구나."

불멸과 맞바꿔 얻은 메두사의 아름다움은 아테나의 저주에 의해 순식간에 두 언니보다도 더 지독한 몰골로 바뀌었다.

바다의 미풍처럼 하늘거리며 포세이돈의 마음을 오묘히 휘감던 메두사의 머리카락은 한올한올 독침을 흘리는 흉악한 뱀대가리로 변했다. 메두사는 도저히 이런 저주를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그녀의 눈에서 피눈물이 뚝뚝 떨어지며 증오의 불길이 타올랐다. 그 누구도 고통과 분노로 뒤범벅된 그녀의 눈을 마주볼 수 없었다. 돌이 되어서만이 그녀 앞에서 증오의 시선을 마주할 수 있을 뿐이었다.

▲ 페르세우스 별자리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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