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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강준 이장(소정면 고등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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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강준 이장(소정면 고등리)
  • 윤형권
  • 승인 2012.06.05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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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4일 소정면 고등리(삼기마을)을 찾은 건 매실수확체험을 취재하기위서였다. 고등리 ‘孝하는 마을, 녹색농촌체험마을(www.고등리.kr)’은 해마다 6월 초순이면 수확체험으로 온 동네가 떠들썩하다. 올해도 5일부터 12일까지 매실수확체험을 한다. 고등리 매실체험은 전국적으로도 유명해 예약을 하지 않으면 참가할 수 없을 정도다. 이 마을은 10여 년 전 부터 매실나무를 심어와 지금은 2만 여 주에 이른다. 고등리 온 동네가 매실 밭이다. 매실수확체험에 5000명 이상이 참여한다. 농가소득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주민들은 매실수확체험에 자신감이 붙자, 옥수수, 고구마, 유기농쌀 등 농작물체험으로 확대했다. 특히 최근부터 캠핑장을 마을 곳곳에 갖춰 가족단위 체험을 하고 있다. 오롯이 하룻밤을 농촌에서 머물게 되니 농사군의 생활을 이해하게 돼 농산물 직거래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 농촌체험프로그램이 단조롭고 어디를 가든지 비슷한데, 이 이장의 이런 아이디어는 신선해 연구할 만한 가치가 있다.

이 마을 주민들이 매실수확체험과 각종 농작물수확체험으로 부농의 꿈을 갖게 되기까지는 이강준(59) 이장의 집념과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이장으로부터 ‘孝하는 마을, 녹색농촌체험마을’이 만들진 배경과 과정을 알아본다.

고등리 ‘孝하는 마을, 녹색농촌체험마을’이 언제부터 형성됐나?
15년 전 천안에 살다가 고향인 이곳 고등리에 귀환했다. 농사를 지으려니 도저히 타산이 맞지 않았다. 농작물을 힘겹게 수확하면 가격이 폭락해 인건비도 못 건졌다. 이는 대한민국 농촌의 현실이다. 타개책을 고심하다가 유기농으로 재배하고 소비자와 직거래를 하는 방식만이 살길이라고 결단을 내리고 유기농재배에 온힘을 기울였다. 몇 해 동안은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다. 본격적인 체험(휴양)마을은 10여 년 전부터다.

마을 주민의 참여는?
처음 유기농재배를 하자니까 처음에는다들 고개를 저었다. 농약을 쳐도 수확이 잘 안되는데 어떻게 농약 없이 농사를 짓겠냐며…. 설득도 하고 실제 유기농재배로 소비자와 직거래로 제값주고 파는 걸 보고는 참여하기 시작했다. 고등리 출신 중에 서울 순복음교회 최성규 목사가 고향에서 나는 농작물을 사줬다. 쌀이며 잡곡을 한 번 가져갈 때 1-2억 씩 사들이니 농사짓는 사람으로서는 수월했다. 소비자로부터 고맙다는 말도 들으니 힘도 났다. 지금은 73가구 모두 참여한다.

숙박(캠핑) 농촌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하기 시작했는데, 반응은? 소득에 도움이 되나?
유기농재배를 하니까 자신 있게 농사 짓는 과정을 공개할 수 있게 됐다. 소비자는 농사짓는 과정을 알게 돼 농산품을 신뢰한다. 아울러 체험을 통해 농작물이 얼마나 소중한지도 알아준다. 하지만 농촌체험프로그램으로는 적정한 수익을 올리기 어렵다. 뒤치다꺼리가 매우 힘들다. 농촌 경제인구의 고령화도 큰 문제다. 우리 마을은 70대가 절반이다. 60대 초반이면 어린 축에 든다. 최근 숙박을 할 수 있도록 캠핑장을 마련했는데, 관리가 만만치 않다. 주말에 서울에 있는 아이들이 도와줘서 그나마 힘을 좀 던다. 도회지 사람들은 농촌마을 캠핑에 아주 호기심이 많다. 하늘에 떠있는 별을 본다는 것만 해도 휴식이라고 말할 정도로 도회지 생활은 각박하다. 농촌체험프로그램 중 캠핑장 제공은 또 하나의 체험프로그램이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다.

날로 고령화돼가는 농촌에서 어떻게 해야 젊은이가 모이고, 농가소득도 올릴 수 있나?
정부나 지자체(연기군)은 농촌체험프로그램이나 종합마을가꾸기사업 등의 지원에 과감해야한다. 또 선택과 집중으로 육성할 것은 대대적으로 투자해서 온전히 성공하도록 지원해야하는데, 지자체는 이 마을 저 마을 조금씩 배분하다보니 이도저도 아니다. 농촌에서 생활하며 농사를 짓든지,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든지, 젊은이가 농촌에 와서 살면 생활이 나아지고 자식 키우는데 넉넉하다면 저절로 내려올 것이다. 캠핑과 농촌체험프로그램이 대안이 될 수 있는데, 규제가 많다. 매실체험을 하고 남은 매실로 상품을 만들어 판매하려면 무슨무슨 규제가 많은지…. 고등리는 브랜드가 알려져 있어 귀농인에게 유리하다. 특히 정부청사가
이전하면 세종시에 귀농인들도 늘 것으로 본다. 정부든 지자체든 선택과 집중으로 지원해야 성공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농촌이 노령화돼가고 있어 젊은이들의 참여가 절박하다. 물론 젊은이들이 올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야지만…. 귀농인이 정착할 수 있도록 꾸준하게 노력하겠다. 동시에 도시민이 편안히 쉬고 휴식할 수 있도록 각종 프로그램을 연구하겠다. 농림부나 지식경제부도 세종시에 이전하는데, 정부기관을 상대로 로컬푸드와 체험 등의 농촌살리기 방안을 제안하고 실증으로 보여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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