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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생활이지만 더 이상 욕심낼 것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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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생활이지만 더 이상 욕심낼 것도 없어”
  • 홍석하
  • 승인 2012.06.04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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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민 화합잔치에서 만난 원주민 최원근옹

토지수용이 되기 전 방축리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았다는 최원근옹(양화리, 80세)을 이주민한마당 축제장에 서 만났다. 3년 전 부인을 여위고 혼자 살고 있는 최옹은 기초생활보호대상자로 군의 지원을 받고 LH의 공가활용제도의 도움을 받아 지금은 양화리에 살고 있다.


최옹은 "종중 땅에 집을 짓고 살아 달랑 집한채 만 보상받았고 이주자택지나 생활대책용지도 가격이 제일 떨어진 수정안 때 헐값에 팔아 그것마저 용돈으로 다 쓰고 나니 이제는 희망도 없다"면서 "고령화 사회라 정부에서 노인들에게 이렇게 돈을 쓰고 있는데 우리가 호강하는 거다. 더 이상 욕심을 내거나 더 바라는 것도 없다"며 불편해도 참을 만 하다고 한다.


전립선과 위장이 안 좋다는 최옹은 약값은 의료보험으로 무상이 가능하고 매달 노령연금과 보훈청 지원비 등을 포함해 40만원의 지원을 받아 근근히 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남면 사회복지사도 사정을 잘 알고 있어 정기적인 지원 외에도 연탄도 500장을 지원받았고 혼자사는 딱한 사정을 고려해 양로원을 권유받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조차도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했는데 "연탄을 지원받았는데 나이가 먹어서 그런지 불 갈 때를 놓쳐 불편하기도 해서 지금은 아궁이에 나무를 때고 있다. 양로원도 가보니 원래는 월에 50만원은 있어야 하는데 기초생활비 만 가지고 들어올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했는데 군에서 증명이 필요해 가보니 거동이 불편하거나 병이 있는 경우에 만 가능해 그 조차도 포기했다"고 한다.


최옹은 1억미만 보상자로 올 10월에 입주하는 영구임대아파트(행복아파트) 입주 대상자인데 보증금과 관리비 낼 돈이 없어 들어갈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충남도에서는 입주보증금으로 700만원을 제시하고 있고 세입자대책위에서는 건설특별법 상 주민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전환이 가능하니 보증금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이 문제로 건설청에서 주관한 회의에도 참여했다는 최옹은 "보상도 적게 받고 기본 생활비로 다 까먹은 사람들에게는 보증금도 문제지만 관리비에 가스값까지 낸다면 감당을 못한다"고 주장을 했다는데 "말은 그렇게 했지만 스스로 무리한 요구라 생각해 이미 입주를 포기했다"고 한다.


독거노인에게는 행복아파트보다는 의료지원과 돌봄 서비스가 결합된 경로복지관 입주가 적합한데 LH에서 당초 약속과 달리 건립을 하지 않아 최옹같은 대상자들이 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됐다.


최옹은 "노인들에게 돈 쓰는 거 겁나는 거다. 보건소나 군이나 모두 잘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곤란 받는다고 모든 걸 정부나 지자체에 요구할 수는 없다" 면서 불편해도 참을 수 있다며 밝은 표정을 지었다.


이제는 소일거리도 없고 세종시 건설되는 것을 지켜 보는 것이 낙이 됐다는 최옹은 "나야 득 본 것 없다고 할 수 있지만 고정리 일대 자갈 논밭으로 몇 대를 살다가 보상받아 팔자 핀 사람도 있고 잘 된 사람 많아서 좋다"면서 국가 전체를 위해서도 성공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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