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댓글
변상섭, 그림속을 거닐다
세종시교육청 공동캠페인
21세기 심청이의 편지
상태바
21세기 심청이의 편지
  • 김희순(조치원YWCA성폭력상담소장)
  • 승인 2012.05.29 13: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당수에 빠질 수는 없습니다, 어머니
저는 살아서 시를 짓겠습니다.
공양미 삼백석을 구하지 못하여 당신이 평생 어둡더라도
결코 인당수에 저는 빠지지 않겠습니다.
어머니, 저는 여기 남아 책을 보겠습니다.
그 대신 점자책을 사 드리겠습니다, 어머니
--
점자 읽는 법도 가르쳐드리지요.
우리들 삶은 이와 같습니다.
우리들 각자 배우지 않으면 안 되는 외국어와 같은 것
어디에도 인당수는 없습니다, 어머니
우리는 스스로 눈을 떠야 합니다.

장길섭,「영성편지」글
김승희, '배꼽을 위한 연가'

무엇을 묻느냐가 인생입니다.
어떤 물음을 갖고 사느냐가 내 삶의 가치를 결정합니다.
물음이 없는 인생은 멈춘 인생입니다.
물음이 없다는 것은 변화가 없다는 것이고,
변화가 없다는 것은 죽은 인생이지 않을까요?
역사 이전 시대 유목생활을 하던 인간의 조상들은 물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물 가까이 갈 수 있을까?"
그래서 떠돌아다니며 유목생활을 하며 살았습니다.
돌을 갈아 도구를 만들어 쓸 수 있게 된 후 농사를 짓기 시작하면서 우리의 조상들은 물음을 바꾸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물을 끌어올 수 있을까?"
물을 끌어올 수 있게 된 이후 정착생활이 가능해졌고, 도시가 발달하면서 문화가 발달하게 되어 오늘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물음이 삶의 가치를 바꿉니다.
부모는 자식을 무지하게 사랑합니다,
자식은 부모를 무지하게 사랑합니다.
그런데 가족은 행복하지 않습니다.
무지하게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심청이의 아버지처럼 누구의 희생을 담보로 하는 사랑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기 때문입니다.
21세기 심청이가 묻습니다.
누구 한 사람이 희생해서 온 가족이 편안하다, 사회가 평화롭다?
누구도 희생되어서는 안 됩니다.
모두의 인격이 존중되는 전제 하에서 행복은 추구되어야 합니다.
오늘을 사는 심청이는 주장합니다.
살아 남아서, 시각장애인을 전문적으로 돕는 사회복지사가 되어서 부모님을 돕겠다고 편지를 쓰고 있습니다.
우리의 물음이 삶의 가치를 바꿉니다!

Tag
#NULL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