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세종=투기지구’ 지정 기준, 꿰맞추기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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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세종=투기지구’ 지정 기준, 꿰맞추기 불과
  • 이희택 기자
  • 승인 2019.07.18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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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절대적 기준, 실거래 가격은 무시… 도시성장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 찬물
세종시 신도시 아파트 전경. 세종시는 지난 2017년 8월 투기지구 및 투기과열지구에 동시 지정된 이후 2년 차를 맞이하고 있다.

[세종포스트 이희택 기자] ‘세종시=투기지구’ 지정은 과연 합리적 기준에 따른 것인가.

정부 가이드라인이 상식선에서 맞다면, 최근 세종공인중개사회(이하 세중회)의 해제 촉구는 사심이 들어간 움직임으로 치부되는 게 마땅하다.

반면 정반대의 상황이라면, ‘서울시=세종시’를 전국 유일의 투기지구로 동일시한 정부 정책 철회가 불가피하다. 

본보 분석 결과 서울시와 동일선상에 둔 규제는 상식에 어긋난 기준안을 담고 있었다. 수도권이 실질적 타깃인데, 정책 목표 달성을 위해 세종시를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는 일각의 인식이 틀리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지역 사회 역시 실수요자 중심의 부동산 시장 재편에 이의가 없어 상황을 지켜봤으나, 이제는 변화가 절실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 ‘세종시=투기지역’ 지정 기준, 어떤 내용인가

정부가 2017년 8월 발표한 투기지구 등의 대상 지역과 지정 기준표.

정부는 지난 2017년 8월 2일 부동산 정책에 따라 서울시와 세종시를 투기지구로 동시 지정했다.

세종공인중개사회가 해제를 원하는 ‘투기지구’에는 서울시 강남·서초·송파·강동·용산·성동·노원·마포·양천·영등포·강서·종로·중구·동대문구와 함께 세종시 전역이 포함됐다. 이후 서울 동작구가 지난해 8월 추가 합류했다.

기준은 소득세법 제104조의 2항과 시행령 제168조의 3항을 따르고, 정량요건과 정성요건에 부합하는 지를 따진다.

정량요건은 다시 공통 및 선택 요건으로 구분된다. 공통요건은 직전월 당해 주택 가격상승률이 전국 소비자 물가상승률의 1.3배보다 클 경우다.

이어 선택요건인 ▲직전 2개월 당해 주택평균가격상승률이 전국 주택가격상승률의 1.3배 초과 ▲직전 1년간 당해 주택 가격상승률이 직전 3년간 연평균 전국 주택가격상승률 초과 중 1가지 이상을 충족할 때다.

정성요건은 정량요건을 기본으로 당해 지역 부동산 가격 상승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거나 다른 지역으로 확산 우려가 있다고 판단될 때 적용한다. 서울시 15개 구와 세종시는 이 기준에 걸려 투기지구로 동시 지정됐다.

#. 정량과 정성 평가, 과연 온당한 판단인가

전국 17개 시·도별 지난달 기준 매매 전망지수. 세종시는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일단 정량요건부터 보면, 2030년 완성기로 나아가는 국책사업 신도시란 세종시 특수성을 간과한 측면이 있다.

주택가격 상승은 일견 당연한 측면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주택가격상승률에 절대적 가치를 부여했다.

상식선의 평가지표라 할 수 있는 ‘주택가격지수’는 기준에서 아예 빠져 있다. 주택가격은 투기지구로 동일시한 서울시와 상대적 비교 자체가 불가능하고, 투기지구보다 한 단계 낮은 투기과열 및 조정대상지역보다 세종시는 아래에 놓여 있다. 

지난 한달간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공표 내역으로 비교하면, 답은 나온다.

세종시에서 비교적 높은 시세로 거래된 지역은 ▲새롬동(61건) 59㎡ 3.28억원~4.48억원, 84㎡ 4.2억원~7.35억원 ▲보람동(36건) 59㎡ 3.36억원~4.75억원, 84㎡ 4.5억원~4.78억원 ▲어진동(18건) 59㎡ 3.9억원~4.1억원, 84㎡ 4.5억원~6.37억원 ▲다정동(15건) 59㎡ 3.4억원(2건), 84㎡ 4.5억원~6.5억원 ▲대평동(10건) 84㎡ 4.7~6억원이다.

다음으로 ▲도담동(92건) 59㎡ 2.85억원~3.43억원, 84㎡ 3.5억원~5.2억원 ▲소담동(48건) 59㎡ 2.77억원~3.58억원, 84㎡ 4억원~5.35억원 ▲아름동 59㎡ 2.5억원~2.99억원, 84㎡ 2.95억원~3.85억원 ▲한솔동 59㎡ 2.38억원~3.55억원, 84㎡ 3.95억원~5억원 ▲종촌동 59㎡ 2.6억원~3.2억원, 84㎡ 3.03억원~5억원 ▲고운동 59㎡ 2.17억원~2.55억원, 84㎡ 2.78억원~3.65억원 수준이다. 

서울 강남구로 가보면, 59㎡가 7억 2500만원(논현동 1996년 4층)~13억 9000만원(대치동 2000년 12층)에 이른다. 세종시에서 가장 낮은 59㎡와 강남구에서 가장 높은 59㎡간 가격 차는 무려 11억 7300만원에 달한다. 건축년도는 2015년과 2000년으로 15년 차이인데, 가격대는 이렇다. 사실상 비교와 추종을 불허하는 수치다.

서울 강남구는 84㎡도 8억원(신사동 2007년 3층)~25억 5000만원(대치동 2015년 20층)에서 거래가를 형성했다. 세종시 최저가인 2억 7800만원과 서울 강남 최고가인 25억 5000만원과는 22억 7200만원 격차다. 강남 최고가를 팔면, 세종시 최저가 9채를 동시에 매수할 수 있단 얘기다.

결국 부동산 규제의 최고 수준인 투기지구 지정의 허점은 여기에서 극명히 드러난 셈이다. 

정량 요건에 실거래가격 지수를 담지 않다는 건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든 부분이다. 공인중개사회 뿐만 아니라 세종시 및 행복청 일부 관계자들도 이 같은 시각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정성요건 역시 이 같은 정량요건을 주요 근거로 삼고 있어, ‘서울시=세종시=투기지구’ 결과는 어찌보면 짜깁기식 결론으로 해석된다.

정부가 무언가 보여줘야 하는 상황에서 세종시가 희생양이 됐다는 인식도 적잖다. 수도권 자본과 인구 유출을 경계하는 기득권 세력의 경계 심리가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세종시는 정부 부동산 정책 한파에 따라 거래 자체가 반토막난 상태고, 상가 공실 등 도시 성장을 저해하는 요소들이 부각되고 있다.

투기세력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하는 문제는 차단하면서도, 지역 경제가 정상 가동될 수 있는 수준의 규제 완화 요구는 그래서 커지고 있다. 

시의 한 관계자는 ”(투기지구 지정) 기준 자체에 불합리한 측면이 분명히 있다“며 ”공인중개사회의 해제 요구가 지역 이기주의나 이해관계 관점으로 비춰져선 안된다. 실제 주택가격이 수배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 가격 상승률에 절대적 가치를 부여한다는 건 앞뒤가 안 맞는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 투기지구 해제 후 ‘투기과열지구’ 하향, 어떤 변화?

투기지구보다 한 단계 낮은 투기과열지구와 비교하더라도 세종시의 실거래가는 높지 않은 수준이다. 투기과열지구는 서울시 25개 구와 경기도 과천·분당·광명·하남, 대구 수성구, 세종시 등 모두 31개 지역이다. 

경기 하남 신도시만 비교하더라도, 59㎡는 3억 500만원(1991년 21층)~5억 9500만원(2015년 15층)으로 세종시 가격보다 최소 1억원에서 최대 4억 7000여만원 비싸다. 대구 수성구로 내려가도, 59㎡는 4억 7000만원(5층, 2018년 준공)~6억 2000만원(15층, 2019년 준공)에 실거래를 끝마쳤다.

이 같은 추세로 보면, 주택가격지수가 투기지구 지정 기준에 일부 담길 경우 결과는 분명히 달라질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투기지구와 투기과열지구 차이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어디에서 날까. 바로 대출과 세제 부문이다.

투기지구는 대출 부문에서 ▲주택담보대출 만기 연장 제한(2건 이상 아파트 담보대출이 있는 경우) ▲주택담보대출 건수 제한(세대당 1건, 기존 주택 2년 내 처분 시 예외) ▲기업자금 대출 제한(임대사업자의 주택 취득 목적 신규 대출 불가)을 받는다.

세제 부문에선 ▲양도세 주택수 산정 시 농어촌주택 포함 ▲취·등록세 중과세 대상 특례 배제 상황에 놓인다.

세종시 공인중개사회는 투기지구 해제와 함께 주택담보대출(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투기(과열)지구에 지정된 수도권과 동일한 40% 잣대 적용이 형평성에 맞지 않단 뜻이다.

예컨대, 세종시 59㎡ 2억 1700만원 매매를 위해 대출받을 수 있는 자금은 최대 8680만원, 서울시 같은 면적 13억 9000만원 매매에는 최대 5억 5600만원이다. 서울시와 비교하면, 무리한 대출이라 보기 힘든 수준이다.

도시 규모와 주택가격차에 따른 비율 차등 적용이 이치에 맞다는 게 업계의 의견이다.  

#. 과도한 규제, 세종시 정상 건설 걸림돌

세종공인중개사회는 최근 서금택 의장을 만나 투기지구 해체를 촉구했다.

이처럼 과도한 규제는 세종시 정상 건설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도시개발계획상 2020년까지 자족성장기이나 여전히 공공부문(국비) 투자에 의존하고 있는 게 세종시의 현주소다. 이 시기는 이미 1단계(중앙행정기관 등의 이전) 목표시기인 2015년 말 넘어섰어야 했다.

이제라도 경기가 활성화되고 민간 투자가 유입돼야 도시 성장은 본궤도에 오를 수 있으나, 과도한 부동산 규제가 찬물을 끼얹고 있는 양상이다.

부동산 거래는 곧 투자 의미도 담고 있다. 여느 신도시와 마찬가지로 일정 수준의 민간 투자 없이는 성장 자체가 불가능하다.

실제 세종시 매매건수는 사실상 반토막이 났다. 올 상반기 아파트 매매건수는 1232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 2885건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더욱이 1232건 중 369건은 오래된 읍면지역 아파트들이다.

#. 관망세 ‘세종시·시의회’, 부산시와 대조

이춘희 세종시장이 18일 보람동 시청 브리핑실에서 투기지구 해제 건의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세종시도 현행 투기지구 지정 기준에 문제점이 있다는 데 공감대를 표시하면서도, 현 정부 핵심 정책이란 점에서 움직임에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시 관계자는 “정부가 실수요자에 초점을 맞춘 부동산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며 “시 입장에선 보다 명확한 근거가 있을 때, (투기지구) 해제 건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세종시 및 시의회의 적극적인 역할론을 원하는 세종공인중개사회 등 지역 사회 요구와는 동떨어진 모양새다.

투기지구와 투기과열지구 아래 단계인 조정대상지역인 부산시가 지난 2년 전부터 줄기차게 해제를 요구하고 있는 모습과도 대조를 이룬다.

최소한 어떤 문제가 있고, 지역 경제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 지에 대한 자체 분석과 대응방안은 모색돼야 하나 관심사에서 멀어져 있다.

정부는 이 과정에서 규제 해제 절차를 더욱 까다롭게 재정비했다.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 지정 이후 해제 요청에 따라 주거정책심의위원회 심의를 통해 해제하지 아니하기로 결정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6개월 이내 동일 사유로 해제를 다시 요청할 수 없도록 했다.

행정력 낭비방지와 지구 지정 해제에 신중을 기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번 개정안은 내달 19일까지 입법예고에 이어 관계기관 협의, 법제처 심사, 국무회의 등을 거쳐 공포·시행될 예정이다.

이춘희 시장은 18일 투기지구 해제 건의에 대한 신중론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최근 김현미 국토부장관과 이에 대해 얘기를 나눴으나, 김 장관 등 정부는 ▲투기 우려 여전히 존재 ▲아파트 거래가격이 분양가보다 높은 편 ▲상대적으로 높은 청약 경쟁률 등의 인식을 바탕으로 부정적 인식을 드러냈다는 전언이다. 

다만 우회적 건의는 약속했다. 실제 세수 징수 현황을 보면, 아파트 취득세 감소세가 뚜렷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빨간 불을 켜고 있어서다.

이춘희 시장은 “국토부가 세종시 경제 상황에 대해 잘 모르는 부분이 많을 것”이라며 “조만간 이 같은 현주소를 정확히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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