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을 사랑한 사진작가, 새벽 찰나의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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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을 사랑한 사진작가, 새벽 찰나의 숲
  • 한지혜 기자
  • 승인 2019.07.08 11:09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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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은진 여행작가·사진가
정은진 여행작가·사진가.

[세종포스트 한지혜 기자] 누군가에게는 가장 평온한, 별빛만이 아스라한 새벽 네 시.

정은진 여행작가·사진가의 첫 번째 개인전이 오는 19일까지 세종포스트빌딩 5층 청암아트홀에서 열린다. 전시 주제는 4am’s forest(새벽 네 시의 숲). 2009년부터 현재까지 전 세계, 국내 알려지지 않은 여행지를 찾아다니며 찍은 3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정 작가는 계원예술대 사진예술과, 홍익대학교 영상영화과를 전공했다. 현재는 두산 두피디아 트래블 소속 여행작가로 활동 중이다.

정 작가는 “국외로는 노르웨이 등 북유럽과 영국, 북극, 중국 등을 다니며 찍은 사진과 국내에서는 대전, 세종 등 충청권에서 찍은 작품을 선보인다”며 “세종시 이주 3년 차다. 도시 발전상을 찍어온 새 터전인 이곳에서 첫 전시를 열게 돼 뜻깊다”고 말했다.

#. 막연한 꿈이 현실로

정은진 작가의 첫 번째 개인전 포스터.

여행은 일상에서 누리는 단꿈이다. 언제라도 훌쩍 떠날 수 있는 직업을 갖는 것은 누구에게나 꿈만 같은 일이다.

사진과 영화를 전공했지만 ‘여행작가’라는 직업을 갖게 된 그는 4년 전 결혼해 아이를 키우면서 새로운 세계에 발을 들였다. 세종으로 이주한 지는 3년 차다.

정은진 작가는 “사실 꿈으로만 품고 있다가 아이를 낳으면서 여행작가의 삶이 현실화됐다”며 “2년 전 두피디아 여행작가 공모전에 여행기를 써 대상을 받았고, 이후 지속적으로 여행기를 연재하며 글쓰기와 사진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꿈을 현실화한 동력은 바로 아기를 키우며 느낀 절실함. 1년간 육아에 전념하면서 스스로에 대한 위기감이 커졌고, 일에 대한 의지도 솟아났다.

정 작가는 “일을 하고자 하는 간절함이 있었다”며 “결혼 전까지는 기업체에서 계약직으로도 일해보고, 전공과 관련 없는 직업도 가져봤다. 인생의 목표를 이루고자 하는 절실함은 엄마가 되고, 아이를 키우면서 커졌다”고 했다.

#. 밤하늘 사랑 ‘천문 덕후’

흔히 새벽이라는 시간과 밤하늘이라는 공간은 차갑다. 외로움과 쓸쓸함으로 점철된 시공간적 배경에도 이상하리만치 그의 작품은 따뜻한 열기를 내뿜는다. 새벽과 밤하늘을 보며 느낀 감정이 남들과는 조금 달라서다.

정 작가는 “할머니라는 소중한 존재의 죽음이 작품세계를 만드는데 많은 영감을 줬다”며 “할머니는 자연 그 자체였고, 그녀가 떠난 후 그 자리를 대신한 건 사람이 아닌 자연이었다. 혼자 새벽 숲에 놓였을 때 비로소 큰 위로를 받게 됐다”고 했다.

그는 스스로를 ‘천문 덕후’로 칭한다.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SF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BBC 다큐멘터리 <평행우주>, 스티븐 호킹의 <시간과 역사> 같은 책에 빠져 천문학을 공부했다. 우주는 그에게 무한한 영감을 주는 매개이자 안식인 셈이다.

정 작가는 “어렸을 적부터 천문학에 관심이 많아 관련 카페 커뮤니티를 운영할 정도였다”며 “천문학을 공부하다 보면 내가 밟고 있는 이 땅이 세상의 전부가 아님을 알게 된다. 상상력과 영감적인 측면에서도 큰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 잊지 못할 오로라, 황홀한 찰나

작품명 Aurora's Night, 정은진 作.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지는 단연 북극이다. 신비롭고 황홀한 오로라를 만났을 때, 그는 가장 큰 감동을 받았다.

정 작가는 “비행기를 몇 번 갈아타 북극에 갔는데, 오로라를 만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만 있고 확신은 없었다”며 “영하 30도라는 엄청난 추위에서 오로라를 처음 목격했는데, 아직도 꿈만 같다. 커튼처럼 일렁이는 오로라의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고 했다.

국내 곳곳을 찾아다니며 아름다운 밤하늘 사진을 남겼다. 그중에서도 가장 손에 꼽는 지역은 바로 충청도. 충북 보은과 옥천, 무주는 반딧불이를 볼 수 있는 명소로도 잘 알려져있다.

그는 “충북 보은은 사실 알리고 싶지 않을 정도로 하늘이 많이 열려 있는 곳 중 하나”라며 “옥천이나 무주에서도 반딧불이를 볼 수 있고, 대전 갑천도 자주 찾는 곳 중 하나다. 세종시 비암사를 포함해 인근에 좋은 국내 여행지가 정말 많다”고 했다.

중국을 통해 북한 접경 지역에서 찍은 사진도 전시에 선보인다. 북한 개마고원과 네팔 히말라야는 그가 앞으로 꼭 가보고 싶은 여행지 중 하나다. 앞으로의 여행기는 ‘아이와 함께하는 여행’ 콘셉트로 기획 중이다.

정 작가는 “지난해 18개월이었던 아이와 함께 괌 여행을 다녀왔다”며 “이 일을 하기 위해서는 가족을 설득하는 일과 배우자의 지지도 중요하다. 아이가 점차 커가면서 함께 여행하는 이야기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별에 관한 여행 에세이 출간도 준비 중이다. 

그는 “책 출간이 가장 가까운 목표”라며 “스트레스를 받을 때면 모니터 앞에 앉아 글을 쓰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내가 가진 능력 안에서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이 직업이 참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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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진 2019-07-23 20:40:10
안녕하세요 정은진입니다. 전시에 와주시고 관심가져주신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www.ejjje.er.ro
insta : goyoha_photo
rhehin@gmail.com
http://www.doopedia.co.kr/indiTravel/rhehin
010-3204-9902

세종시민 2019-07-15 14:37:37
우와~ 멋진 전시를 하고 있네요!! 아직 전시 중인거 같으니 한번 가봐야겠습니다.! 좋은 기사 감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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