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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고교 배정 변화, 생활권별 학부모 '셈법' 복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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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고교 배정 변화, 생활권별 학부모 '셈법' 복잡
  • 한지혜 기자
  • 승인 2019.07.01 14: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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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선택권·근거리 배정 가치 충돌 양상, 현행 3지망 확대 필요성 공감대
세종시 고교 배정 방식 개선 공청회가 지난달 2차례 연이어 열렸다. 동지역 학부모들은 생활권별 또는 학교 선호 요인 등의 차이로 엇갈린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세종포스트 한지혜 기자] 세종시 고등학교 배정 방식 변화를 앞두고 생활권별 학부모 셈법이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다.

세종시교육청은 최근 지난달 24일과 27일 두 차례에 걸쳐 고교 배정 방식 개선 공청회를 마쳤다. 이달 중 연구팀은 정책연구 최종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시교육청은 최종 개선안을 마련, 오는 9월 발표할 2020학년도 고교 입학전형 계획에 이를 반영키로 했다.

핵심 사안은 지망 학교 수와 근거리 배정률이다. 학부모들은 올해 초 고입 배정 오류 사태를 계기로 근거리 배정률 개선을 요구한 바 있다. 학교 간 학생 정원 격차, 개교 연차에 따라 선호·비선호 현상이 뚜렷해지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어서다.

최소 5지망 이상 학교 선택권을 부여하는 타 시도 사례에 맞춰 지망 수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은 공감대를 얻었다. 다만, 근거리 배정률에 있어서는 다소 모순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학교 선택 시 '통학 거리'를 최우선 순위로 두면서도, '학교 선택권 보장' 가치를 중요시하는 응답이 나왔기 때문.

연구팀에 따르면, 현행 1지망 추첨비율(80%) 유지를 선호하는 비율은 중학생의 경우 51%, 학부모는 28%인 것으로 분석됐다. 학부모의 경우, 근거리 배정률 개선 필요성을 크게 느꼈지만, '1지망 추첨 비율 확대' 응답이 '1지망 추첨 비율 축소' 응답률을 10%p 앞질렀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부모들이 기왕이면 가까운 학교에 보내고 싶다고 생각하면서도 학교가 멀더라도 원하는 학교에 가야 한다는 생각 두 가지 다 갖고 있는 것 같다”며 “큰 틀에서 보면, 누구든지 가까운 학교에서 동일한 수준의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데에는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시 동지역 학부모 A 씨는 “학교 역사부터 특성화 교육과정, 학교 문화, 진학지도 교사 역량, 작게는 급식과 교복까지도 학생·학부모들의 학교 선택 요인이 되고 있다”며 “어떤 경우는 근거리, 어떤 경우는 특별히 원하는 학교를 지망할 수 있다. 선택이라는 가치와 근거리에 대한 선호는 개인마다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 입장차 각각… "학교 규모 조정 선결돼야"

연구팀이 제안한 1단계 1지망 추첨 배정 비율 조정에 대한 시사점.

2차 공청회에서는 학부모 의견이 다소 분분했다. 1생활권 등 먼저 개교한 학교들이 포진한 생활권의 학생·학부모들은 근거리 학교 배정에 대한 요구가 다소 높은 반면, 신설학교가 포진한 생활권에서는 학교 선택권 보장에 대한 목소리가 높은 것으로 풀이된다. 과밀중학교가 밀집한 생활권별 특성과 신설학교 기피 경향이 고려된 결과다.

이날 공청회에 참석한 한 학부모는 “학교 선택의 큰 기준이 통학 거리와 교과과정이다 보니 안정된 생활권의 학생·학부모는 근거리 배정을 원하는 비율이 클 수 밖에 없다”며 “반면 3생활권을 포함해 최근 입주한 4생활권 학부모들은 학교 선택권에 대한 선호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반면, 장기적으로 보면 고교평준화 취지에 맞는 개선안이 도출돼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적어도 앞서 고교평준화 정책을 시행한 타 시·도 수준(50~60%)만큼 근거리 배정률을 높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다른 동지역 학부모 B 씨는 “내년이나 내후년 고교 입학생을 자녀로 둔 학부모들은 개인마다 의견이 다를 수 있다”며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근거리 배정률이 당초 고교 평준화 정책 목적에 맞게 높아져야 한다는 데 동의하는 학부모들도 많을 것”고 말했다.

고입 방식 개선에 앞서 동등한 교육조건을 맞춰달라는 요구도 컸다. 대학 진학과 밀접한 내신 성적 산출과 관련해 신입생 입학 편차를 줄여 소규모 학교 기피 현상을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다.

학부모 B 씨는 “세종시 동지역은 도보 포함 30~40분 이내에 모든 학교 통학이 가능해 고교평준화 시행 여건이 어떤 도시보다 좋다”며 “장기적인 안목으로 평준화 정책을 개선하는 동시에 필요할 때마다 늘려 온 일부 학교 학급 규모에 대한 조정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세종시는 올해 고교평준화 3년차를 맞이했다. 연구팀은 최근 학생, 학부모, 교원 설문조사를 거쳐 현재 방식을 유지하는 1안, 근거리 배정률을 40~50%까지 늘리는 2안, 반대로 1지망 추첨 비율을 80~90%까지 확대하는 3안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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