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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민정음' 무한 애정 세종시 이비인후과 의사[인터뷰] 장선호 킹세종이비인후과 원장
킹세종이비인후과 장선호 원장.

[세종포스트 한지혜 기자] 20여 년간 훈민정음을 연구해온 의사가 세종에 있다. 올해 6월 1일 청암빌딩 3층으로 확장 이전한 킹세종이비인후과 장선호 원장이다.

장 원장은 순천향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를 마쳤다. 대한이비인후과학회, 미국이비인후과학회 정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베트남과 중국, 에티오피아, 필리핀 등 각지를 다니며 해외 의료봉사를 해왔다. 2010년 아이티 지진 재난 긴급구호대 1기 의사이기도 하다. 서울시장 표창, 서울시의사회 공로패,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 감사장 등은 그에게 또다른 훈장이다.

‘킹세종이비인후과’. 병원 이름에서 느껴지듯이 그는 훈민정음에 큰 애정을 가진 의사로도 유명하다. 장 원장은 지난 20여 년간 훈민정음 해례본을 연구해왔고, 소리학 발전을 계승하고자 <단영 훈민정음·얼소리학>(2013)을 저술했다.

그는 “훈민정음 해례본은 1446년 편찬돼 575여 년 간 이어진 대한민국 문화유산이자 인류 문명의 보고”라며 “역사상 글자 창제, 발표, 교육, 보급이 순차적으로 한 시대에 이뤄진 사례가 없다. 특히 한글은 인체 발음기관의 모양을 과학적으로 분석한 현존하는 언어체계 중 가장 발전된 형태”라고 말했다.

#. 훈민정음 연구의 시작, 미국인 조종사와의 만남

장 원장이 2013년 출간한 책 '단영 훈민정음·얼소리학' 표지

의학도였던 그가 훈민정음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우연했다. 1996년 미국이비인후과학회 참가 차 탑승한 비행기 옆 좌석에서 미국인 조종사를 만나면서다.

장 원장은 “미국행 비행기 안에서 대화를 나누다 그에게 한글의 존재를 알려주니 매우 흥미로워했다”며 “한글의 원리를 구강구조와 연결지어 설명하면서 일종의 자부심을 느꼈다. 귀국 후 한글을 더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이유”라고 말했다.

한국에 돌아온 그는 곧바로 훈민정음 해례본 연구에 몰두했다. 이후 한글 창제 570주년을 기념해 2013년 얼소리학에 관한 책을 출간했다.

얼소리학에서 ‘얼’은 ‘Brain’, ‘소리’는 ‘Voice’를 의미한다. 그는 이 책에서 이비인후과학 전공 지식을 바탕으로 발성 기관과 연계한 한글의 의학적 분석 내용을 저술했다. 이후 국내·외 학회에서 얼소리학 관련 발표로 주목을 받았다.

장 원장은 “한글은 자음과 모음 모두 인체공학적 특성을 반영해 형상화한 글자”라며 “자음은 후두개, 혀, 입술, 이, 목구멍 등 5가지 발음기관의 모양과 오행의 원리를, 모음은 혀의 모양과 천지인의 원리를 기본으로 구성됐다”고 말했다.

연구를 바탕으로 그는 단영 ‘자판’을 개발했다. 자음의 위치는 발음기관의 형태, 모음은 혀의 위치에 따라 배열했다. 실제 발음기관과의 유사성을 적용, 휴대폰과 컴퓨터 등 자판을 통해 직관적인 차세대 인터페이스를 구현해냈다.

장 원장은 “단영 자판 연구는 첫 병원을 개업한 2001년 시작했다"며 "단영 자판은 발음기관의 모양과 자연의 현상학적 모습을 기초로 설계해 매우 직관적인 특성을 가진다. 현대 국어와 고어 모두 입력 가능해 한글 학습에도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향후 그는 발성과 뇌 연구를 병행, 한글 발음에 따른 뇌 운용 방식을 연구할 계획이다.

장 원장은 “아라비아 숫자가 전 세계에 통용된 데에는 전자계산기가 혁혁한 공을 세웠다”며 “한글이 영어보다 우수한 점 중 하나는 자모음이 처음부터 분리돼있다는 점이다. 세계 최정상에 속하는 국내 MRI 장비를 활용해 모음 발성 위치에 따른 뇌 운용 형태 등을 연계한 연구에 힘쓰고 싶다”고 밝혔다.

#. '의료산업 메카 세종시' 소망

킹세종이비인후과 내에 위치한 청력 검사실 모습. 

그는 서울 용산에서 줄곧 병원을 운영해왔다. 정부세종청사로 출퇴근 중인 공무원 환자들의 호소에 이끌려 2014년 종촌동에 병원을 개업했다. 현재는 세종시의사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첨단청각센터를 갖춘 병원으로 확장 이전한 데에는 스승으로 섬기는 순천향대 고(故) 소진명 초대교수의 생전 한 마디가 큰 동기가 됐다. 

소 교수는 그에게 "예전 내가 했던 대로 귀병원을 세워달라"며 "새로운 개척지라 할 수 있는 세종시에 첨단 귀병원을 만들고 귀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을 위해 진료해달라"고 당부했다. 

장 원장은 “귀부터 뇌까지 전 영역에 대한 검사를 아우르는 첨단청각센터 설비를 병원 내에 구축했다”며 “귀가 안 들리시는 분들은 대부분 노출을 꺼린다. 세계 최고의 청각 장비를 들여 환자들이 높은 수준의 진료를 받을 수 있게 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장선호 원장.

향후 세종시가 의료 메카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언급했다. 위치적으로도, 도시 특성상으로도 충분히 구현 가능하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앞으로 개발될 생활권 내에 들어설 의료 기능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쳤다.

장 원장은 “미국 보스턴 지역은 도시 자체가 의료 연구소 타운이고, 2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병원에는 지역 주민들이 2대, 3대에 걸쳐 진료를 받고 있다”며 “세종시는 위치적 접근성이 높다. 의료 콘셉트를 잘 잡아 세종시에만 있는 의료 시설들을 갖춰나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가 세종에 이주해 가장 마음에 드는 것 중 하나는 바로 특산품 '복숭아'.

끝으로 장 원장은 “서울에서 맛있는 복숭아를 먹기 어려워 반가운 점도 있지만, 복숭아는 특히 알레르기성 비염과도 밀접하다”며 “비염 연구도 20년 넘게 해왔는데, 지역사회와 연계할 수 있는 의료 시설을 만드는 일에도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한지혜 기자  wisdom@sj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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