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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의원 떨게 한 '44인 어벤저스' 시민모니터링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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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의원 떨게 한 '44인 어벤저스' 시민모니터링단
  • 한지혜 기자
  • 승인 2019.06.18 20:1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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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① 성은정 시민모니터링단장

3대 세종시의회 개원 1년. 여전히 선거철마다 지방의회 무용론이 고개를 들지만, 그래도 지방의회 발전이 곧 지방자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된다는 데 모두 이견은 없을 것이다.

6·13 지방선거 이후 의정활동의 꽃이라 불리는 행정사무감사가 지난해 8월, 올해 5월에 걸쳐 두 번 실시됐다. 세종시의회 18명 의원들은 과연 1년을 어떻게 보냈을까?

세금이 어디에 쓰이고, 지역이 어떻게 발전하는지 확인하려는 시민들의 열정이 특히나 뜨겁다. 올해는 44명의 시민모니터링단이 교육을 받고, 자정이 가까운 시간까지 행정사무감사 자리를 지켰다.

모니터링단 단장을 맡은 세종참여자치시민연대 성은정 사무처장을 만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봤다. 최우수의원으로 선정된 차성호 산업건설위원장과 상임위 우수 의원으로 선정된 이태환, 박성수 의원의 의정활동을 돌아보며 지방의원의 역할과 존재에 대해 되새겨본다. <편집자 주>

① 세종시의원 떨게 한 ‘44인 어벤저스’ 시민모니터링단

성은정 세종시의회 시민모니터링 단장.

[세종포스트 한지혜 기자] 자정이 가까운 시간에도 세종시의회 행정사무감사 현장을 지킨 사람들이 있다. 시민 44명으로 구성된 세종시의회 행정사무감사 모니터링단이다.

지난달 20일 개회한 제56회 세종시의회 제1차 정례회가 오는 25일 폐회한다. 회기 중 행정사무감사는 5일, 상임위별로 1일을 더해 총 6일간 진행됐다.

최우수의원과 상임위별 우수 의원 선정 외에도 모니터링단이 주목을 받은 이유가 또 있다. 대가 없이 견제·감시 역할에 충실했던 열정과 톡톡 튀는 평가 방식 때문이다. 

생중계 반응 더 좋은 이유 생생한 ‘표정·눈빛’

세종시의회 행정사무감사 시민모니터링단이 활동에 앞서 민주 시민 교육을 받고 있다.

이번 모니터링 추진단은 세종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8개 단체가 이끌었다. 일반시민 참가자를 모아 총 44명의 모니터링단을 꾸렸다. 나이는 3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했고, 남성과 여성 성비는 7대 3으로 여성 비율이 다소 높았다.

4인 2조로 2명은 실제 행감장에, 2명은 생중계로 모니터링했다. 만족도는 현장감이 높은 실제 행감장보다는 오히려 생중계 방식이 컸다.

성 단장은 “질문하는 의원이나 답변하는 피감기관 공무원들의 표정이나 눈빛까지 단독샷으로 읽을 수 있어 생중계 모니터링이 더 생생했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특히 자리 배석이나 푯말, 자료 제공 등 시의회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어 모니터링단이 자긍심을 갖고 편안하게 참여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일부 상임위는 연일 자정이 다 돼 행감이 마무리됐다. 밤늦게까지 행감장을 떠나지 않고 자리를 지킨 모니터링단을 보고 의원들도 놀랐다는 후문. 모니터링 이후 논문에 버금가는 보고서를 제출한 시민도 있었다.

지난 우수의원 선정 때와 달리 의원들을 각 특성에 맞게 분류, 톡톡 튀는 평가 방식으로 뜻밖의 즐거움을 선사하기도 했다. 성실형부터 TMT(Too much talk)형, 알파고형, 고구마형, 꿔다놓은 보릿자루형 등이다. 이들은 매일 평가 회의를 거쳐 각자의 생각과 의견을 객관화하는 과정을 거쳤다.

성 단장은 “모니터링단이 평가지에 쓴 결과를 참고해 유형별 분류했고, 참가하신 분 중 위트있는 분들이 많아 살아있는 분석이 된 것 같다”며 “모니터링이 끝나고도 유의미한 발전 방안이 많이 나왔다. 모의 행감을 해보자는 제안부터 행감 이슈 사안을 정보공개청구해 데이터베이스화 하자는 의견까지 있었다”고 말했다.

교육안전위원회에서 벌어진 논란은 시민모니터링단 내부에서도 실망스럽다는 평가를 받았다. 위원장과 위원 간 개인 감정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부딪히는 광경을 초래했기 때문.

성 단장은 “교안위 우수 의원을 선정하지 않은 이유는 사건의 중심인물인 두 의원 때문만은 아니였다. 전체적인 행감 방식과 룰에 있어 문제 소지가 있었다”며 “사건이 부각되면서 나름 날카롭게 준비한 질의가 묻혀 아쉬움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번 일을 계기로 앞으로 발전적인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이견 없는 '우수 의원' 선정

시민모니터링단 선정 최우수 의원으로 선정된 (왼쪽부터) 차성호 산업건설위원장, 우수의원 이태환 산업건설위원, 박성수 행정복지위원. (사진=세종시의회)

우수의원 선정에는 시민모니터링단 내부에서도 특별한 이견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우수의원으로는 차성호 산업건설위원장이 선정됐다. 수준 높은 진행과 질의로 모니터링단 다수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같은 상임위 이태환 의원, 행정복지위원회 박성수 의원도 우수 의원에 뽑혔다.

성 단장은 “차성호 의원과 이태환 의원 두 명이 가장 높은 점수대에 속했고, 세 의원을 선정하는 데 이견이 없었다”며 “특히 차성호 위원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차례 모니터링에 참석한 시민들로부터 첫 행감 때와 달리 크게 성장한 의원으로 꼽혀 일취월장형으로 분류됐다”고 말했다.

모니터링단이 주목한 이슈는 세종시 조례였다. 행감 첫 날 행복위 박성수 의원이 짚어낸 날카로운 질문과도 일맥상통한다.

성 단장은 “송곳 질문에 더해 대안까지 제시하거나 피감기관으로부터 대책을 생각하게 하는 태도에 좋은 점수를 줬다”며 “세종시 조례가 타 지자체 조례를 그대로 베껴오거나 위상에 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 여러 의원들도 이 부분에 대해 잇따라 지적해 앞으로도 살펴볼 부분”이라고 밝혔다.

소관별로 진행되는 행감에서 의원 관심 분야(주제)에 질의가 집중된 사례, 잘못된 자료를 제출해 시간을 낭비하거나 형식적, 무성의한 답변 태도를 보인 피감기관의 태도도 지적됐다.

성 단장은 “의원들의 소관별, 주제별 질의 준비 수준이 차이가 나 모니터링에 어려움이 있기도 했다”며 “고질적인 문제지만, 국장도, 과장도 답변을 못해 하위직급 공무원까지 불려나오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 삶을 바꾸는 정책 그리고 지방의회

시민모니터링단 회의 모습.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행감 모니터링 후 회의를 통해 각자의 의견을 객관화하는 과정을 거쳤다.

이번 모니터링단 운영 슬로건은 ‘나와 우리 삶의 질을 높이는 지방의회’다. 정책의 질이 올라가야 시민 삶의 수준도 덩달아 높아진다는 생각에서다. 시민들이 어쩌면 우리 일상을 바꿀 수 있는, 지방의회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성 단장은 “의회에서 하는 일에 관심을 가지면 내 의견이 정책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커지고, 동시에 희열도 느낄 수 있다”며 “이 중요성을 피부로 한 번 느껴본다면, 함께 나서는 시민들도 많아질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모니터링단은 시의회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자료에 기초한 감사가 아닌 행정 현장 실태에 중점을 둘 것 ▲제대로 정비되지 않은 조례에 대해 개정에 적극 나설 것 ▲행감 이후 후속 조치 이행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하는 제도를 마련할 것 ▲행감 기본 방향 및 중점 감사 사항을 사전에 미리 정할 것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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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한세상 2019-06-19 08: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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