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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시대 100일, 돌아온 행안부 실장의 감회[인터뷰] 행정안전부 고규창 지방재정경제실장
고규창 행정안전부 지방재정경제실장.

[세종포스트 한지혜 기자] 올해 2월 세종시에 둥지를 튼 행정안전부가 세종 생활 100일째를 맞이했다. 71년에 걸친 광화문 시대도 역사의 뒤안길을 걷고 있다. 

행안부는 세종시 이전 100일째 되는 지난 4일 2019 지방재정전략회의를 열고, 내년도 재정분권 강화 후속 조치 방안을 발표했다. 2020년은 최대 규모의 지방세 확충과 더불어 지방재정 자율성이 강화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행정수도 세종특별자치시 밑그림을 그리는 일부터 인근 충북 부용면을 세종시에 편입하는 과정, 세종시 관문 중 하나인 오송역 KTX 개통까지 주도했던 사람이 있다. 고규창(55·행정고시33회) 행안부 지방재정경제실장이다.

충북 청주가 고향인 그는 정부세종청사 개청 6년 6개월 만에 세종으로 내려왔다. 앞으로 이전 공무원들도 진짜 ‘자치’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는 게 고 실장의 확신이자 바람이다. 세종 생활 4개월 차에 접어든 그를 만나 세종시 이전 감회와 재정분권 강화 움직임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고 실장과의 일문일답.

ㅡ 정부세종청사 개청 6년 6개월 만에 행정안전부가 세종시로 내려왔다. 소감은?

“만감이 교차한다. 세종시와의 인연이 특별한 편이다. 노무현 전 정부 당시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서 일했고, 신행정수도나 공공기관 지방이전, 혁신도시까지 그림을 함께 그렸다.

충북 청주가 고향이다. 세종시 출범 전 충북도청에서 기획관리실장으로 일하면서 세종시에 부강면(구 부용면) 일부를 떼어주는 일을 맡았다. 세종으로 들어오는 관문 중 하나인 오송역도 남다른 장소다. 충북도에 있을 때 오송역이 개통했는데, 지역민들과 부산에서 출발해 오송을 거쳐 서울로 가는 KTX를 첫 시승했던 기억이 있다.”

ㅡ 행정안전부가 세종시로 내려오면서 지방분권 강화에 대한 기대가 더 커졌다. 내부 분위기는 어떤가.

“새 정부 기조가 국가균형발전, 지방분권이지 않나. 중앙부처가 세종시로 왔고, 주요 공기업도 지방으로 흩어졌다. 이제 일하는 사람들도 자치가 무엇인지 체감하리라 본다.

특히 공무원들은 세종시, 세종시의회가 결정해야만 내 집 앞에 횡단보도가 생기고, 신호등이 생기고, 아이들을 위한 시설이 생긴다는 것을 알게 됐다. 직원들에게도 세종시 주민자치, 생활 자치 단위 조직에 참여해보라고 적극 독려하고 있다. 지역사회에 섞여야 진짜 자치를 경험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고규창 실장이 재정분권 강화 1단계 방안에 따른 내년도 후속 조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ㅡ 지방재정경제실의 역할은 무엇이고, 관리하는 재정 규모는 얼마나 되나.

“사무실 정면에 실시간 재정 집행 현황이 돌아가고 있다. 현재 집행액과 집행률, 지자체별 집행 규모, 지난대 동기 대비율도 모니터링한다. 올해 관리 재정은 330조 8912억 원 규모다.

국가 예산을 100이라고 보면, 60은 지방으로 간다. 지방재정경제실에서는 중앙에서 지방으로 재정이 잘 넘어가도록 하고, 본래 목적대로 잘 집행되는지 관리한다. 지방이 지방세를 잘 걷고, 잘 쓰고 있는지, 영향을 줄 수 있는 외부적 환경 요인이 있는지 살핀다.”

ㅡ 지난 4일 열린 지방재정전략회의에서 1단계 재정분권 강화 방안에 따른 후속 조치를 발표했다. 지방에서도 기대가 큰데.

“현 정부에서 재정 분권을 강조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세입의 분권이다.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조절해야 한다. 올해 국세인 부가가치세의 4%p(3조3000억원)가 이미 지방소비세로 전환·운영되고 있다. 내년에는 지방소비세 6%p(5조1000억원)가 추가 전환된다. 이와 병행해 약 3조 6000억 원 규모의 국고보조사업(균특회계)도 자치단체 일반사업으로 전환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는 지방소비세 확충분 전체(10%p, 8조5000억 원)에서 일반사업 전환분(3조6000억 원), 기초·교육청 재원변동분(9000억원)을 3년간 정액으로 보전하고, 나머지 4조는 기존 방식대로 지역별 가중치(수도권:광역시:도=1:2:3)를 적용해 배분한다. 이를 위한 법 개정은 올 9월 말까지 이뤄져야 한다.”

ㅡ 정부가 확장적 재정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매칭 사업에 대한 국비 비중이 높아질 것이란 기대도 있는데.

“올해 추경 규모는 지난해 대비 16조1000억원 증가해 역대 최대 규모다. 상반기 신속집행률도 최근 5년 내 최대치를 달성할 전망이다. 지방재정 확장 기조는 지속 유지된다.

각 부처가 추진하는 보조사업은 국가적 통일성이 필요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국가 재정에도 한계가 있지 않나. 책임성을 나누는 차원에서도 적극적으로 매칭 사업을 추진 중이다. 다만, 보조율은 조금씩 다르다. 참여 역시 각각의 지자체 재정 여건에 영향을 받는다. 여러 국비사업에 참여할수록 자기 살림할 재정도 동시에 적어지는 구조다. 

올해 추경에는 미세먼지 사업이 대대적으로 포함됐다. 전국 동시에 추진해야 효과가 극대화되는 사업 중 하나다. 기존 보조율이 50%였다면, 이번엔 75%까지 올렸다. 지역 여건과 주민 수요에 부합하는 생활 SOC 시설을 포함해 인구구조 변화, 일자리 등 개별 지자체를 넘어서는 공동 현안은 적극 반영할 계획이다.”

고규창 실장 사무실에 놓인 재정 집행 실시간 모니터링 화면. 집행액과 집행률이 지자체별로 집계되고 있다.

ㅡ 세종시는 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의 상징도시다. 세종시 정상 건설을 위해서는 재정 특례 수준이 특히 중요하다.

“세종시는 특수한 기능이 있는 도시다. 건설에 속도감이 있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특례도 둔다. 결국 교부세는 나눠가져야하는 제로섬 게임이어서 인근 지자체의 시기나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결국 충청권 허리인 세종시가 탄탄해야 한다. 수도권과 영호남을 잇는 타고 넘어갈 중간, 세종시가 그 역할을 해내야 할 것이다. 행정 기능에 치중된 한계는 주변 지자체와 협조해 산업, 경제 기능을 탄탄히 해 극복해야 한다. 

세종시는 인구 33만 규모의 지자체다. 이 규모에 광역을 씌운 것이다. 어떤 지표는 광역, 어떤 지표는 기초자치단체 기준으로 혼재해 쓴다. 다만 세종시는 잠재력이 가장 좋은 도시로 꼽힌다. 주민 평균 연령이 32.6세다. 굉장히 큰 자산이다.”

ㅡ 종합부동산세 등 국내 경제에 영향을 미칠법한 제도 변화가 있었다. 급변하는 사회에서 지자체, 기업, 가계 모두 불확실성이 크다.

“종부세는 국세다. 올해 개편됐다. 전액 국세로 걷어 그대로 시·군·구에 내려주기 때문에 주민 삶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는 재정이다. 세제 개편을 통해 국고 보조율을 높이고, 국가 부담을 높이면 지방에 여력이 생긴다. 복지와 관련해서도 국가가 큰 틀을 책임지면 광역, 기초단위는 실핏줄 복지, 긴급·위기복지에 집중할 수 있다.

4차산업혁명시대는 각 경제 주체들이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고, 대응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주지 않는다. 이럴 땐 공공부문이 선제적으로 가는 것이 맞다고 본다.

지자체도 너무 부채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미래 세대를 위한 근간, 기반을 형성하는 사업이라면 지방도 확장 재정을 펴야 한다. 젊은 세대들의 미래 대응력을 키워주는 것이 국가, 지자체, 공직자가 해야 하는 일이라 생각한다.”

ㅡ 끝으로 행안부 이전과 함께 업무효율이 한층 향상될 것이란 기대가 있다. 실제 공무원들도 체감하고 있나.

“세종에 내려와 몰입하면 공무원들의 종합적 능력, 대응력도 더 뛰어나 지리라 본다. 특히 직주근접성 때문에 서기관, 과장급 이하 공무원들의 업무 몰입도가 좋은 편이다. 거의 마지막으로 내려오면서 걱정도 많았지만, 훨씬 빠른 속도로 적응하고 있다.

막내 사무관들 나이가 94년생부터다. 이들이 주축이고, 이들 중심의 삶 기반을 마련해줘야 한다. 세종시가 자치 역량을 최고로 발휘해 잘 건설되길 바란다. 시가 중앙부처 공무원 초청도 하고 그랬으면 좋겠다. 이렇게 빨리 도시가 건설되는 사례는 우리나라 도시 행정 역사에 유래 없는 일이다.”

한지혜 기자  wisdom@sj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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