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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치는 다시 독도에서 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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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치는 다시 독도에서 살 수 있을까?
  • 유단희
  • 승인 2019.06.03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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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단희의 독도 일기] <10>세계적 환경운동가 조너선 리
원로가수 이장희 씨와 함께하는 사랑방 좌담회.

#.세시봉(C’est si bon)이 독도 대원을 위로하다
9월 13일 | 풍향 동-동남 | 풍속 7~10m/s | 파고 0.5~1.5m | 천기 구름 많음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오늘은 지휘 요원 가족들이 음식을 준비하고, 저녁 무렵 원로가수 이장희 씨가 부대를 방문하여 대원들과 사랑방 좌담회를 가졌다. 본인이 작사 작곡한 <울릉도는 나의 천국>이라는 노래를 녹음하여 스마트폰으로 들려줬다.

노래에 담긴 메시지는 ‘나 죽으면 울릉도에 묻어 주오’이다. 울릉도에 단단히 반한 것 같다. 끝나고 호박 막걸리로 뒤풀이를 하고 식당 구석에 있던 기타를 잡고 경비대장인 내가 한 소절 불렀다. “나 그대(조국)에게 모두 드리리” 이장희 씨가 박장대소하고 웃었다.

본인의 히트곡을 경비대장이 부르니 진짜 가수가 웃는다. 웃으니 나도 기분이 좋다. 웃음은 인간에게 가장 좋은 친구다.

인간의 수명이 100세 시대로 접어드는데, 웃는 시간은 한 달이 안 된다는 통계를 보면 그 많은 시간은 그럼 무표정이거나 슬퍼서 우는 시간인가. 그게 인간의 생이라는 프로그램이란 말인가. 지붕 끝 추녀 물은 항상 제자리에 떨어진다. 사람은 일편단심이어야 한다.

오로지 한결같이 성의를 다하고 지극하게 살다 보면 바위에 구멍을 내듯 안 되는 일이 없다. 한 방울의 물줄기가 큰일을 하듯 사람에게는 자기의 신뢰가 있어야 한다. 그 신뢰가 자신을 감동케 하고 주변 사람들을 감동케 하는 것이다.

웃고 살려면 진실해야 한다. 그것이 신뢰를 만들고 신뢰가 다시 진정한 웃음을 만든다. 마치 하나가 만물이며 만물이 하나인 것처럼….

#.본청 위기관리센터 지휘부 독도 도착
9월 14일 | 풍향 남동-남 | 풍속 7~10m/s | 파고 0.5~1.5m | 천기 구름 많음

서울에서 헬기로 독도에 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물론 배편보다 신속하긴 하지만 특히 소형 헬기는 중간에 기름 공급이 필요하고 스릴이 있을 정도로 위험요소도 많다.

독도는 1차로 울릉 경비대의 독도경비대가 관할하지만, 2차는 경북지방경찰청이 맡고 최종은 본청 위기관리센터에서 관장한다.

독도 문제가 외교 문제나 정치적으로 논란이 되어 떠오르게 되면 본청이나 지방청에서는 이를 조율하고 수습하느라 바쁘다. 우리는 현장을 지키느라 고생하지만, 본청이나 지방청은 다른 부처와 협의하고 사태를 다각적으로 검토하느라 여념이 없다. 모두가 쉬운 일이 하나도 없다.

오늘은 KBS와 경북일보가 취재차 입도했다.

세계적 환경운동가 조너선 리(Jonathan Lee)와 함께 "독도는 한국땅"을 외쳤다.

#.Wonderful Jonathan Lee!
9월 15일 | 풍향 북-북동 | 풍속 9~13m/s | 파고 1.5~2.5m | 천기 구름 많음

오늘은 독도의 경력을 교대하는 날이다. 우리 일정대로라면 오전에 독도로 들어가 보급품을 운반하고 일찌감치 근무교대를 했을 것이다.

하지만 50일에 한 번 있는 교대 날조차도 우리가 직접 운용하는 배가 없는 관계로 그렇게 할 수가 없다. 우리 경비대는 평소에 군청 배를 빌려 타고 교대하다 보니 군청과 협의가 잘되지 않으면 교대도 제대로 할 수 없다.

군청과 경북도청에서는 세계적인 어린이 환경운동가 조너선 리(Jonathan Lee)가 오후에 독도에 들어가는 스케줄을 잡았기 때문에 아무리 우리가 애로사항을 얘기해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 때문에 우리 병력들은 오후 늦게 독도에 도착하게 되었고 저녁 늦은 시간까지 보급품을 경비대 막사로 올리느라 구슬땀을 흘렸다.

내친김에 쉬어 가랬다고 조너선 리(14세)는 한국계 미국인으로 10세 때부터 인터넷 환경만화를 통해 유명세를 탄 젊은이다. 미 오바마 대통령과 미 상하의원 34명이 후원 중이며, 자신이 창설한 세계청소년 환경연대회원들과 함께 독도 환경지킴이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그는 세계적인 환경운동가이고 울릉도, 독도 홍보대사로 임명되어 독도 방문의 의미가 크다. 조너선 리와 함께 구호를 외치니 언론에서 취재경쟁이 시작되었다. 경비대장이 선창했다.

“독도는 한국 땅!”
그러고나니 조너선 리가 내게 물어왔다.
“바다사자(강치)가 독도에 다시 살 수 있을까요?”
그래서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긴념이 강하면 이루어지겠지.” 그 대답은 어쩌면 독도를 지키는 대원들과 나의 심경을 토로한 것인지도 모른다.

자연이란 살아 있는 생명들에게 편안한 휴식을 주는 곳이다. 자연이란 우리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공간이다. 자연은 우리에게 휴식과 맑은 공기를 주고 우리의 마음을 맑고 깨끗하게 해준다. 그리고 나만의 휴식을 만끽할 수도 있고 깨끗한 산소를 주며, 행복한 공간을 만들어주는 곳이기도 하다.

우리가 자연을 깨끗하고 맑게 하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나 자신에게 오는 기쁨은 두 배가 될 수도 있다. 쓰레기를 아무 곳에서나 버리고 가까운 곳도 차로 타고 다니는 그런 행동들을 하면 할수록 자연이 파괴되고 오염된다.

우리가 지키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자연은 언제나 맑고 깨끗할 수 없다. 자연에서는 모든 생명들이 자기답게 살아갈 수 있는 최상의 공간이라고도 할 수 있다. 자연이란 우리가 살아가는 장소이고, 자연이 있기 때문에 살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래서 모두 자연을 아끼고 보호하며 지켜야 한다는 생각들이 같으면 좋겠다. 개발도 우리에게 필요하지만 너무 지나친 것은 우리에게 해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자연은 우리가 자기답게 살아 숨쉴 수 있는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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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유단희 전 총경은 초대 울릉도・독도경비대장이다. 1957년 10월 세종시에서 태어나 연세대에서 법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조치원경찰서 정보보안과장, 청주 흥덕경찰서 정보보안과장, 서울 혜화경찰서 경무과장, 성남분당경찰서 여성청소년과장, 성남수정경찰서 정보보안과장 등을 역임했으며, 중앙경찰학교 외래교수, 한국장학재단 대학생연합생활관 생활관장을 지냈다.

<독도 일기>는 도서출판 ‘지혜의 나무’가 ‘최동단 울릉 독도 경비대장의 나라사랑 이야기’라는 부제와 함께 2012년 2월 22일 출간했다. 본보는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2011~2012년의 기록을 독자들과 공유하고 있다.

도서출판 ‘지혜의 나무’가 출판한 <독도 일기> 표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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