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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생명' 업무에도 정규직 안 된 세종시 용역근로자상시·지속·안전·생명 직결된 지하차도 관리 업무, 기술·장비 사유로 여전히 2년 계약직

장대터널은 연장 1km가 넘는 터널을 말한다. 전국 200여 개 장대터널 중 세종시에는 사오리·주추터널 2곳이 포함된다. 두 터널을 합친 연장 구간은 4.6km다. 국내 최장 지하차도에 이름을 올렸다.

매년 수십여 건의 사고가 발생하는 터널. 세종시 지하차도 관리사무소 용역근로자들은 매일 이곳을 오간다. 소음과 분진, 사고차량 운전자와의 실랑이까지. 그들의 일상을 들여다보고, 정부가 추진하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 맞춰 이들의 근무 환경을 두 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 주>

上. 죽음의 도로와 ‘사투’ 세종시 지하차도 용역근로자

下. '안전·생명' 업무에도 정규직 안 된 세종시 용역근로자

세종시 지하차도 관리사무소 용역근로자들이 사오리 터널 내 소화전을 점검하고 있다.

[세종포스트 한지혜 기자] 정부가 추진 중인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화 정책으로 지난해까지 약 17만5000명이 정규직 신분을 얻게 됐다. 하지만 여전히 지자체 전환율은 낮고, 사각지대는 존재한다.

고용노동부가 지난 1월 공개한 853개 공공부문 기관의 정규직 전환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2020년 정규직 전환 목표(20만5000명)의 85.4%에 해당하는 인원이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고용형태별로 보면, 기간제 근로자 7만2354명 중 7만110명이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파견·용역 근로자 10만4758명이 전환 결정됐지만, 계약 기간 등의 사유로 실제 6만7407명이 정규직으로 바뀌었다.

정규직 전환율은 중앙부처(97.6%)나 교육기관(91.5%), 지방공기업(82.9%), 공공기관(74.7%) 순으로 높았다. 반면, 지방자치단체(37.6%)는 크게 낮았다. 

세종시 지하차도 관리사무소 직원들은 용역근로자로 분류된다. 시는 지난해 8월과 10월 2차례에 걸쳐 노·사·전문가협의회를 열고, 시설물 관리·청소, 사무·안내·주차, 환경미화, CCTV관제 등 용역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심의를 진행했다.

지하차도 용역근로자는 정규직 전환 최종 심의에서 제외됐다. 상시·지속·안전·생명 등과 직결된 업무에 해당해 전환 대상자에 올랐지만, 고도의 기술과 고가 장비가 필요하다는 이유가 발목을 잡았다.

시 관계자는 “용역업체에서 가지고 있는 시설이나 장비가 매우 고가이고, 또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한 영역이라고 판단해 정규직 전환 예외자로 분류됐다”며 “지난해 전체 대상자 237명 중 119명이 전환됐고, 118명은 전환 예외자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시는 지난 4월 새 용역을 발주했다. 근로자들은 고용 승계가 됐지만, 여전히 2년 계약직 신분으로 남아있다.

퇴사한 근로자 A 씨는 “세종시의 경우 정부 시책을 외면한 채 행정편의, 예산 절감 등을 앞세워 안전과 밀접한 공공 업무를 민간업체에 위탁하는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며 “반면, 서울의 경우 위례터널을 직영관리하면서 직원들을 공무직으로 전환했고, 강원에서는 터널관리원들을 공무직으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근로자 B 씨는 “무기계약직으로라도 고용이 보장된다면 당연히 환경이 더 나아지지 않겠느냐”며 “젊은 친구들을 생각해서라도 정규직화 되는 것이 훨씬 낫다. 하지만 신분이 신분이다보니 직접 나서 요구하기 어려운 입장”이라고 했다.

용역업체 관계자는 "계약직이어도 고용 승계는 당연하고, 현재 2013년부터 줄곧 근무해온 직원도 서너명 있다"며 "정규직 전환 문제도 입장에 따라 다르겠지만, 정년이 넘은 직원들에게는 또다른 문제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시설관리직 정규직화 문제는 지속적으로 논쟁이 될 전망이다. 세종시가 LH로부터 각종 지하차도, 터널 등을 추가 인수받으면서 향후 관리해야 할 공공시설물도 늘어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사각지대' 놓인 시설관리 민간위탁 근로자

세종시 지하차도 관리사무소 5월 업무 일정표. 사오리·주추 지하차도를 포함해 교량, BRT 지하차도 등 점검 일정이 적혀있다.

정규직 전환 여부와는 별개로 민간위탁 근로자들이 적정 인건비를 받고 있는지 여부에 대한 관리·감독이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근로자 입장에서 계약 내용이 부당할 경우, 구제나 시정을 요구할 수 있는 장치가 거의 전무해서다. 

퇴사자 A 씨는 “공공사업의 발주처는 수탁업체가 현장 근로자에게 적정한 인건비를 지급하는지 관리할 의무가 있다고 본다”며 “낙찰률을 적용한 인건비에 준한 급여가 지급돼야 하지만, 실제 업계에서는 인건비 일부를 편취하는 고질적인 관행이 일반화돼있다”고 했다.

올해 시가 발주한 용역 도급내역서에 따르면, 주·야간 교대 근무를 하는 초급숙련기술자의 경우 전기·기계·통신·토목 분야별 최소 세전 290만 원에서 330여 만 원을 지급하도록 돼있다.

하지만 실제 용역업체 구인공고에 따르면, 연봉 2800~3000만 원(월 평균 230~250만 원) 금액으로 채용이 이뤄지고 있다.

시도 고질적인 관행에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 올해 용역 계약서에 고용승계 원칙을 포함해 임금 수준을 명시한 게 그 방증이다. 용역업체에 노임단가에 낙찰률을 곱한 수준 이상으로 임금을 지급하도록 하고, 필요한 경우 증빙서류를 제출하도록 한 것.

시 관계자는 “인건비 문제는 단순 노무 용역에 대해서만 규정하고 있고, 기술용역으로 분류되면 확인 의무가 없다”며 “다만 올해부터는 계약서에 인건비 준수 사항을 명시하고, 새 계약이 시작되는 5월부터는 인건비 적정 지급에 대한 사항을 정기적으로 확인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퇴사자 A 씨는 “정규직 전환 심의에도 실제 근로자들이 다수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재심의에서도 직접고용이 불가능할 경우 최소한 도급 내역서상의 인건비가 제대로 지급될 수 있도록 철저히 관리·감독해달라”며 “고용이 질적으로 개선된다면, 조직에 대한 충성심과 일체감이 높아길 것이고, 이는 곧 국민 공공서비스 질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지혜 기자  wisdom@sj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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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2
  • 김익수 2019-05-25 12:10:54

    문제가 심각하네요.공공기관인 지자체가 앞장서서위험의 외주화를 조장하다니..용역업체도 문제가 많고..   삭제

    • 영바위 2019-05-23 09:56:29

      대통령이 주도하는 일인데 이럴 수가.. .청와대에 조사 요청하는 것이 어떨지.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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