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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의 세종시 흔적, ‘보존 VS 청산’ 진행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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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의 세종시 흔적, ‘보존 VS 청산’ 진행형
  • 이희택 기자
  • 승인 2019.05.03 17:1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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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 수순 밟는 시청 앞 표지석… 대통령기록관 전시·기록물은 2년만에 보완 추진
최근 박근혜 전 대통령 기록물을 보완한 '역대 선거 포스터' 전시관.

[세종포스트 이희택 기자] “역사 기록 그 자체로 볼 것인가, 청산해야할 흔적인가.” 세종시에서 다시 부각되고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 상징물 논쟁이다.

지난 1일 빨간 페인트를 뒤집어 쓴 ‘시청 앞 표지석’ 뿐만 아니라 ‘대통령기록관 내 기록물 전시 지연’. 이는 가치 대립이 현재 진행형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시청 앞 ‘박 전 대통령 휘호’ 표지석, 철거 수순 밟나 

최근 빨간 페인트 투척 상태에 놓인 시청 앞 표지석 모습.
어진동 대통령기록관 입구에 설치된 또 하나의 박 전 대통령 휘호 표지석.

이춘희 시장이 빨간 페인트 사건 다음 날인 2일 기자 브리핑을 통해 표지석 재검토 의사를 밝히면서, 지난 2016년 멈춰선 ‘표지석 논란’은 재점화 양상이다.

표지석을 훼손한 20대 김모 씨는 현재 세종시 운영지원과 고발로 경찰 수사를 앞두고 있다.  혐의는 공용 물건 손상죄다. 조사 결과에 따라 7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 벌금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대해 한국당 시당은 3일 “이춘희 시장이 시민 의견을 물어 표지석 철거 여부를 다시 결정하겠다는 입장에 유감을 표명한다”며 “원상복구와 함께 사건 주동자에 대한 엄중한 책임을 묻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사건 당사자가 지난 지방선거에서 시의원 예비후보 아들이란 추정과 함께 조직적 범행 가담 의혹도 제기했다.

박근혜 대통령 휘호가 적힌 표지석은 어진동 대통령기록관에도 존재한다. 시가 표지석 철거에 나설 경우, 일부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2년여 지연된 대통령기록관 전시물 '보완', 상반된 양상   

기록관 홈페이지 대부분 콘텐츠에선 박 전 대통령 자료를 찾아볼 수 없다.

이와 정반대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행정안전부 소속 대통령기록관의 ‘박 전 대통령 기록·전시물’ 보완 계획에서 확인된다.

박 전 대통령 기록·전시물은 지난 2017년 5월 이곳으로 넘겨졌으나, 2년 차인 현재도 역대 대통령과 같은 관리를 받지 못하고 있다. 사실상 방치 상태라 할 수 있다.

일각에선 같은 해 3월 10일 박 전 대통령 탄핵 선고 이후, 달라진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한 것 아니냐는 인식이다. 기록관 직원들도 이곳저곳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었던 만큼, 2년이란 세월이 흘렀다는 얘기다.

박 전 대통령 재임기인 2015년 4월 대통령기록관이 준공되고, 그가 직접 준공식 현장을 찾아던 점을 감안할 때 아이러니한 역사로 비춰진다. 부친 박정희 전 대통령 존영만이 전시관 1층 입구에서 관람객의 눈길을 가장 먼저 맞이하고 있다.

자유한국당도 이 사실을 충분히 인지하고도 문제제기가 어려웠다. 현재도 마찬가지다.

한국당의 한 당원은 “당 차원에서 (박 전 대통령은) 안고 가야할 업보다. 되돌릴 수 없는 과오”라며 “지연에 따른 행정 절차 이행을 얘기해볼 수 있으나, 아직은 이 같은 요구를 하기가 어렵다”는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최근 대통령 연설 영상 전시실에 추가된 박 전 대통령 자료. 역대 대통령 중 하나의 판을 중앙에 꽂으면 해당 장면이 화면에 송출된다 .

대통령기록관은 올 들어 박 전 대통령 기록·전시물 보완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란 인식이다. 청산 대상이라기 보다 역사적 보존 가치에 무게를 둔 판단으로 해석된다.

실제 최근 기록관 4층 선거 포스터에 박 전 대통령 자료를 추가로 설치했고, 한반도 통일 관련 발언이 담긴 영상과 취임식 등 제반 자료 전시도 새로이 제공하고 있다. 

대통령기록관 1층에서 첫 만남은 역대 대통령 존영 전시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가장 먼저 눈 안에 들어오고, 박근혜 전 대통령 존영은 아직 설치되지 않았다.

사실상 관문인 기록관 1층 입구 내 ‘대통령 존영’ 설치안은 올해 말까지 추진한다. 이곳에는 역대 대통령 형상화 사진이 전시되고 있으나, 박 전 대통령 표상만 빠져 있다. 취임식 장면과 국정지표 등 그래픽 사진도 보완할 예정이다.

대통령기록관 홈페이지(http://www.pa.go.kr) 내 박 전 대통령 자료 열람은 내년 이후를 기약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통령별 기본 정보 공시 외 박 전 대통령 기록은 찾아보기 힘들다. 대부분 이명박 전 대통령 시기에서 멈춰 있다.

대통령기록관 홈페이지상에선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기본 정보만 만나볼 수 있다.

▲선물 갤러리 ▲대통령 사진·동영상 ▲대통령 기록전시관 ▲연설문과 대통령별 임명 인사 ▲대통령 식탁과 생가 ▲일정 및 취임식 전시관 ▲기증기록 및 정책간행물 모두 마찬가지다. 해외 순방과 의상 갤러리 코너에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기록까지만 있다.

대통령기록관 관계자는 “특별한 전시기준이 없고 자료정리 기간이 길어지다보니 (박 전 대통령 전시가) 늦어졌다”며 “정치적 이유나 사회적 여론 때문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관된 박 전 대통령 관련 1120만여점에 웹DB가 대부분이고, 다른 대통령과 달리 문서 자료는 많지 않다”며 “연말까지 전시관 개편 예산을 토대로 보완 계획을 수립·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역사 기록 자체 보존’에 무게감 실려

전반 정황을 놓고 보면, 박근혜 전 대통령 표지석과 대통령기록관 기록물은 ‘역사 기록 자체’로 보존해야 한다는데 무게감이 실리는 모양새다.

결국 경찰이 향후 표지석 페인트 사건 주동자에 대한 기소 여부와 함께 세종시가 차제에 철거 수순을 밟을지가 관전 포인트로 남게 됐다. 대통령기록관의 박 전 대통령 전시·기록물 보완 작업 속도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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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원 2019-05-04 08:51:33
민주당원으로써 한마디. 생각있는 사람으로써 행동은 아니라고본다. 철없는 젊은이의 행동이 세종시전체 시민의 대변인인양.저러고 나중에 시의원후보자로 나오고자 한다면 저런게 옳은행동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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