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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새 명물 도담단풍길 만든 주역, 그 이름은 ‘시민’[인터뷰] 강성목 도담·어진 주민참여공동체 회장

길 걷는 주민들의 아이디어에서 시작한 특화거리
옛 대덕사 절터 활용 ‘도란도란’ 정원 조성 추진

세종시 특화거리 도담단풍길이 청단풍과 조명으로 '걷고 싶은 밤길'이 됐다.

[세종포스트 한지혜 기자] 도담동 비알티(BRT) 도로변에서 로컬푸드 싱싱장터 1호점을 거쳐 꼭대기 원수산까지. 내리쬐는 햇볕을 막아 줄 도담단풍길 조성을 이끈 주역이 있다. 30대부터 70대까지 마을 일에 팔을 걷어붙인 23명의 주민, 도담·어진 주민참여공동체다.

이들은 지난해 아이디어 회의부터 사업 예산 확보, 나무 식재, 설계, 관리까지 모든 과정에 참여해 걷고 싶은 길을 만들었다. 총 9차례 대장정의 주민 회의를 끝으로 지난해 12월 27일 도담단풍길 준공식을 가졌다.

무미건조했던 주변 정경은 낮에는 청단풍과 꽃잔디, 밤에는 형형색색 조명으로 주민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강성목(72) 주민참여공동체 회장은 지난 2015년 7월 대전에서 세종으로 이주했다. 도담동에 둥지를 튼 지는 4년 차. 현재는 인근 대전을 오가며 초·중·고등학교 효 인성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70대의 나이에도 매일 새벽 4시 예배를 시작으로 하루를 시작한다는 그. 세종시민이 되고부터는 주민 참여 활동을 헌신적으로 이끌고 있다.

원수산과 맞닿은 길이 820m, 폭 9m의 길. 단풍나무가 심어지기 전까지 이 길은 여름 땡볕, 그늘 한 점 없어 주민들의 발길이 뜸하던 곳이었다. 이곳을 보행자 특화거리로 만들어보자는 생각은 매일같이 이 길을 지나던 주민들의 아이디어로부터 출발했다.

23명으로 이뤄진 도담·어진 주민참여공동체가 특화거리 도담단풍길 조성의 주역이다. 강성목 대표는 70대의 고령에도 공동체를 헌신적으로 이끌고 있다.

강 회장은 “여름이면 아무것도 없는 삭막한 길을 보며 매일 아쉬웠었다”며 “주민들이 모여 이곳에 나무를 심어보자 결정하고, 전국 모든 길을 조사하고 답사했다. 토론을 거쳐 좋은 수목을 찾았고, 단풍나무로 결정해 지난해 청단풍을 심었다. 올해 첫 잎이 났는데, 아마 4~5년 후면 가지가 무성해질 것”이라고 했다.

올해는 5900여 만 원을 들여 보완작업도 진행했다. 조명 가로등에 화분을 설치하는 사업이다. 단풍길 관리는 주민참여공동체가 맡아 일한다. 매월 1회, 도담동 4개 직능단체는 돌아가면서 가로 미화 작업에 나선다. 잘 만들어 놓은 길도 갈고 닦지 않으면 빛을 발하지 못한다는 생각에서다.

강 회장은 “도담단풍길은 이후에도 계속 보완하고 관리해 세종시 명품길로 정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올해도 가로등에 205개 꽃화분을 설치했다. 곧 이 화분에도 꽃이 피어 만발할 것”이라고 했다.

세종시 원수산을 향한 관심도 각별하다. 원수산은 해발 251m 높이로 세종 도심 산행지로는 최적지로 꼽힌다. 등산로가 잘 정비돼있어 안전하고 편하게 오르내릴 수 있고, 아이나 노인들은 둘레길로도 산을 즐길 수 있다. 습지생태원과 산악자전거 코스는 원수산을 돋보이게 하는 특별한 요소 중 하나다.

정상 인근 400m 구간은 꽤 가파르다고 느낄 수 있지만, 로프를 잡고 올라가면 행복도시 곳곳이 내려다보이는 탁 트인 정상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지난 2017년 개장한 파랑새 유아숲체험원도 이곳 원수산 초입에 위치한다. 자연 그대로 밧줄을 엮어 만든 놀이터가 위치한 잣나무 구역, 날다람쥐 놀이터를 연상시키는 단풍나무 구역 등 총 2만㎡ 부지에 조성됐다.

이 파랑새숲체험원 입구 인근에 대덕사 절터가 남아있다. 대덕사는 작은 사찰이었으나 현재는 터만 남았다. 주민참여공동체는 지난해 이곳 절터 7600㎡ 공간을 3대가 함께 거니는 (가칭)도란도란 정원으로 조성할 계획을 세웠다.

입구 주차장 부지를 제외한 200m 길이의 터는 폭이 좁은 긴 언덕 형태의 구조다. 주민들은 능선을 따라 자연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공간을 활용, 모든 세대가 즐길 수 있는 이용형 공원 조성을 바라고 있다.

강 회장은 “대덕사 절터 활용방안에 대해 주민들이 생각해놓은 계획은 있지만, 사업이 꽤 장기간에 걸쳐 마무리돼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유아와 학생들, 30~40대 부부, 노년층까지 아우를 수 있는 자연공원을 만들겠다는 것이 주민들의 복안”이라고 했다.

원수산과 연계한 한국형 정원에는 야생초 화원과 4군자(매난국죽) 식재, 단풍나무 화단 조성이라는 계획을 세웠다. 담양 소쇄원을 모티브로 한 고즈넉한 한옥풍 정자와 정원 찻집이 주요 테마다. 전통차와 커피를 판매하는 동시에 3대가 함께 즐기는 북카페를 설치하겠다는 생각이다.

한글 이미지 조형물을 설치한 역사 테마 공원, 친환경 숲을 활용해 숲속 음악회 등이 가능한 에코 힐링 공원도 계획에 포함됐다.

도담단풍길에 조성된 거리 화분.

강 회장은 “현재 LH 소유의 대덕사 부지 활용 문제는 향후 주민들을 위한 공원 사업으로 연계해 추진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얻고 있다”며 “단풍나무길을 시작으로 대덕사 절터 활용까지 이어지면 명실공히 도담동 명품길 조성이 완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민주권특별자치시 슬로건에 맞는 주민 참여 활동이 지속돼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아이디어 발굴부터 예산 집행, 관리까지 마을사업이 주민들의 손에서 만들어져야 한다는 얘기다.

강 회장은 “과거에는 주민 참여 형태여도 관이 주도하는 방식이었다면, 지금은 민이 직접 주도적으로 나서 현안을 토론하고, 예산을 집행하고, 관리·감독하는 형태가 되고 있다”며 “세종시 주민들도 이에 발맞춰 동지역 모든 곳에서 명품 마을 만들기에 최선을 다한다면 전국에서 제일 살기 좋은 도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지혜 기자  wisdom@sj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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