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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세종시 주부들의 로컬푸드 창업 열기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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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세종시 주부들의 로컬푸드 창업 열기 현장
  • 이충건 기자
  • 승인 2019.04.25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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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싱문화관서 8명 반찬 레시피 '열공 중'… 세종YWCA, 잼·제빵 등 도농연계 일자리 창출사업 진행
지난 4월 23일 오후 1시 30분 도담동 싱싱문화관 1층 요리실에서 김선임 조리 명인의 노하우를 전수하려는 수강생들이 공책에 반찬 레시피를 받아적고 있다.

[세종포스트 이충건 기자] “조청은 탈색 안 된 갈색을 쓰세요.” “조청 대신 설탕을 넣어도 될까요?” “설탕을 쓰면 삼투압이 잘 안 이뤄져 된장과 설탕 맛이 서로 분리됩니다. 꼭 조청을 쓰세요. 음식은 과학임을 잊지 마셔야 합니다.”

지난 23일 도담동 싱싱문화관 1층 요리실. 40~60대 여성 8명이 강의에 열중이다. 김선임 조리 명인(조리학박사)이 된장을 이용한 만능 무침 양념 만드는 법을 설명하고 있다. 수강생들이 불쑥불쑥 궁금한 사항을 질의하면, 그때마다 김 명인이 상세하게 답해준다.

김 명인의 30여 년 노하우가 담긴 비법을 전수하기 위해 수강생들은 쉼 없이 공책에 받아적는다. 수강생들의 공책에는 이날 만능 무침 양념을 비롯해 새콤달콤 양념장, 초고추장, 샐러드 소스, 볶음 양념, 맛 간장 등 한식 조리에 사용되는 양념 레시피 대부분이 빼곡히 기록됐다.

이어 8명의 수강생이 4개 조로 나뉘었다. 무말랭이와 부추, 꼬막, 파래김, 머위와 두부, 북어 껍질 등 재료를 손질하기 위해서다. 이날 수강생들은 이들 재료를 활용해 5가지 무침 반찬을 만들었다.

반찬 레시피 실습 장면. 이날 실습은 무말랭이, 꼬막 등 무침 5가지였다.

세종시는 도농복합도시다. 세종시 전체 면적(464.87㎢)의 22%(104㎢)가 논밭이며, 전체 가구의 8.2%가 농가다. 세종시는 이에 착안해 로컬푸드를 중점 육성 중이다. 로컬푸드는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해 농가는 판로 확보를, 도시민은 안전하고 신선한 먹거리를 구매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도담동은 자타공인 세종 로컬푸드의 성지다. 로컬푸드 직거래장터인 싱싱장터 1호가 위치했고, 로컬푸드를 문화 운동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싱싱문화관도 도담동에 들어섰다.

이날 김 명인이 진행한 교육프로그램은 로컬푸드 연계를 통한 일자리 창출이 목적이다. 세종시가 추진 중인 지역・산업 맞춤형 일자리 창출 지원사업의 하나로, 지난해에 이어 세종YWCA(회장 이기옥)가 2차연도 사업을 맡고 있다.

세종YWCA 이희경 사무총장은 “소비자운동 단체로서 생명 운동의 하나인 로컬푸드 운동과 접목하기 위해 도농연계 일자리 창출 교육프로그램을 구상하게 됐다”며 “전북 완주군 로컬푸드 사업을 심층적으로 답사한 뒤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수립했다”고 설명했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활용한 ▲장아찌, 절임, 조림 등 반찬류 ▲잼・푸딩・퓌레 등 습식류 ▲빵, 쿠키, 떡 등 제과제빵 세 가지 과정이 운영된다. 이론 55시간, 실기 40시간 총 95시간의 교육을 거쳐 취・창업을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반찬류는 매주 화요일 도담동 싱싱문화관에서, 습식류는 연서면 농업기술센터에서, 제과제빵은 한솔동주민센터에서 각각 진행된다. 이론교육은 매주 수요일 농업기술센터에서 공통 과정으로 마련된다.

세종 로컬푸드 연계 일자리 창출 사업을 운영하는 세종YWCA 이희경 사무총장(왼쪽)과 김영옥 간사.

일자리 창출이 목표이다 보니 각 과정은 철저히 소수정예로 운영된다. 단순히 요리를 배우겠다는 신청자는 선발 과정에서 배제한다. 취・창업 의지가 강해야만 수강생으로 선발될 수 있다는 얘기다. 올해 수강생은 반찬류 8명, 습식류 7명, 제과제빵 10명이다.

싱싱장터의 인기 코너인 ‘미니키친’에서 반찬을 만들어 판매하는 이들이 반찬류 과정 수료생들이다. 로컬푸드 직매장에서 제품을 판매하다 반응이 좋아 식당을 개업할 예정인 수료생도 있다.

강사로는 김 명인처럼 기능장, 대학교수 등이 초빙됐다. 이론교육은 창업기초, 마케팅 실무, 협동조합 설립 등이 주요 내용이다.

교육과정도 매우 엄격하게 관리된다. 출석률 90% 이상이 되지 못하면 수료증이 주어지지 않는다. 이틀만 결석해도 미 수료자가 된다. 1회당 교육시간이 4시간이어서다.

수강생들의 취・창업 의지도 매우 강했다.

이날 싱싱문화관에서 만난 한 주부는 “오늘이 3회차 수업인데 강의 수준이 매우 높고 유용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실습시간 연장 필요성을 지적했다. 그는 “10회차 40시간을 수료하고 창업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아닌가 싶다”며 “수강생들이 창업에 자신감을 얻으려면 심화반 등 추가 교육프로그램이 신설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 사업 실무자인 세종YWCA 김영옥 간사는 “교육이 실제 취・창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시음회와 품평회는 물론 구인・구직 만남의 날, 세종창조경제혁신센터, 마을과 복지연구소 사업 등과 연계하고 있다”며 “취・창업 후에는 판로구축 등도 지원한다”고 말했다.

김선임 조리명인의 만능 무침양념 만드는 방법. 오가피, 엄나무잎, 두릎 등 향이 강한 나물을 무칠 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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