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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고 왔다가 울고 가는 울릉도라더니[유단희의 독도 일기] <8>솔선의 리더십
독도경비대의 훈련 모습.

#.독도는 모든 정부 부처의 능력 시험대
8월 30일 | 풍향 북동-동 | 풍속 8~12m/s | 파고 0.5~1.5m | 천기 구름 많음

한전에서 독도에 들어와 태양광시설을 점검하는 날이다. 독도도 자가 발전기 외에 태양광 발전시설을 갖추고 일정 부분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그러고 보면 독도는 어느 부처 할 것 없이 정부 전체가 힘을 모아 지키고 있는 셈이다. 그만큼 악천후에 모든 것을 적용하기 때문이다.

물론 독도경비대가 24시간 지키고 있지만, 오늘부터는 전 지휘 요원과 대원들에게 사명서를 작성, 낭독하도록 하였다. 물론 사명서 낭독은 경비대장인 필자부터 하였는데 나는 사명서에 이렇게 적었다.

《역사의 현장에 서 있다는 자부심과 막중한 책임감으로 독도를 지키는 대원들과 지휘 요원을 내가 잘 지켜줄 때 독도와 울릉도는 잘 지켜질 것이고 우리의 임무는 완수된다. 진충보국의 초심을 잃지 않고 우리 경비대 모두가 사랑하는 마음으로 하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그렇다. 어제 맨 운동화 끈은 오늘은 느슨해질 수 있고 내일은 풀어질 수 있다. 솔선의 리더십이야말로 경비대가 나아갈 길이다.》

#.경찰대학 경정 기본교육 과정반, 울릉도・독도 방문
8월 31일 | 풍향 북동-동 | 풍속 8~12m/s | 파고 0.5~1.5m | 천기 구름 많음

전국의 경찰서 과장들이 울릉도와 독도를 방문했고, 인솔단장과 몇 분의 과장들이 경비대장을 저녁 자리에 초대했다. 울릉도에 와서 처음으로 한 외식이다.

참석자 대부분이 한마디씩 한다. “대단한, 그리고 용기 있는 결정을 했다”고 추켜세운다. 나도 모르게 그만 어깨가 무거워진다. 내친김에 구호까지 외쳤다.

“독도와 울릉도는 우리가 지킨다. 나도 아니고 너도 아니고 바로 우리가 지킨다.”
모두 감사한 응원군이다. 어쩌면 나보다 서울이나 도심에서 더 많이 신경 쓰고 고생하는 분들인데….

오늘은 구타사고를 내고 포항 남부경찰서에서 유치장 생활을 하던 대원이 퇴창하여 부대로 복귀하는 날이다. 더 많이 사랑해줘야겠다. 아니, 지나친 관심은 오히려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다. 그냥 여느 대원들처럼 평범하게 대해 줄까. 아니, 그래도 고생했다는 따뜻한 말 한마디와 차 한 잔은 해야지. 한 사람을 감동시키지 못하면 여러 사람도 감도시키지 못하는 법이다.

#.승진은 누구에게나 좋다
9월 1일 | 풍향 북동-동 | 풍속 8~11m/s | 파고 1~2m | 천기 구름 많음

오늘은 전경 대원 14명이 상경에서 수경으로, 일경에서 상경으로, 이경에서 일경으로 각각 승진하는 날이다. 승진은 누구에게나 영광스러운 일이다. 특히 군인들은 승진할수록 제대가 가까워져 오므로 더욱 그렇다. 지역 대장에게 축하해주도록 했다.

오늘은 독도의 레이더 오작동 방지를 위한 교육과 작동 상태 등을 점검하는 중요한 날이다. 우리에게 레이더가 없다면 눈뜬장님이나 다름없다.

우리는 육안과 망원경으로 독도 주변을 경계하기도 한다. 밤과 낮으로 경계근무를 하는 우리 해양경찰과 해군, 공군 할 것 없이 지금은 현대전 양상이기 때문에 레이더의 알람기능이 참 중요하다.

경비작전뿐만 아니라 현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이 아이들 문제, 자신의 진로 문제, 승진에 이르기까지, 아니 증권 시황, 부동산 등의 문제에 이르기까지 정확한 레이더와 안테나가 있다면 거의 실수를 하지 않을 것이다.

인생에서도 이렇게 알아차리는 명상적 능력만 있다면 얼마나 편리할까?

국가안보와 미래 예측기술은 최첨단 기술과 정보전에 의해 결정된다. 그렇지 않으면 그 많은 불확실성에 대처할 수 있는 교육과 훈련이 중요하다. 돌이 날아올지 총알이 날아올지 꽃다발이 날아올지 모를 긴장, 위기감은 우리의 평상심을 흔들고 정확한 판단이 아닌 오판을 부를까 두렵다.

#.경찰청 민간 평가위원단 일행 도착
9월 6일 | 풍향 북서-북 | 풍속 9~13m/s | 파고 2~3m | 천기 구름 많음

경찰청 민간 평가위원단 일행이 독도와 울릉도를 방문해서 함께 오찬도 하고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총리실에서 온 분이 마침 오래전에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더욱 반가웠다.

우리 사회는 일할 때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 간에 격차가 분명히 있다. 좋은 것만은 아니지만 나쁜 것만도 아니다. 사람은 그저 피하여야 할 것에 전념하고 추구하여야 할 것에 전념하지 않는다면 항상 걱정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9월 5일 새벽 3시에 발표된 태풍으로 인한 풍랑주의보가 오후에 해제되었다. 내일은 울릉경비대 지휘 요원 6명이 육지로 전출되고 6명이 새로 들어온다. 어제저녁 해물탕집에서 송별식을 했는데 육지로 가는 지휘 요원들이 무척이나 아쉬운 모양이다. 울고 왔다가 울고 가는 곳이 울릉도라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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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유단희 전 총경은 초대 울릉도・독도경비대장이다. 1957년 10월 세종시에서 태어나 연세대에서 법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조치원경찰서 정보보안과장, 청주 흥덕경찰서 정보보안과장, 서울 혜화경찰서 경무과장, 성남분당경찰서 여성청소년과장, 성남수정경찰서 정보보안과장 등을 역임했으며, 중앙경찰학교 외래교수, 한국장학재단 대학생연합생활관 생활관장을 지냈다.

<독도 일기>는 도서출판 ‘지혜의 나무’가 ‘최동단 울릉 독도 경비대장의 나라사랑 이야기’라는 부제와 함께 2012년 2월 22일 출간했다. 본보는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2011~2012년의 기록을 독자들과 공유하고 있다.

도서출판 ‘지혜의 나무’가 출판한 <독도 일기> 표지 사진.

유단희  webmaster@www.sj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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