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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박물관단지’ 완성체, 2023년→2027년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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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박물관단지’ 완성체, 2023년→2027년 연기
  • 이희택 기자
  • 승인 2019.04.10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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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어린이박물관과 통합수장고만 덩그러니… 중앙공원·국립수목원·보행교 시너지 반감 우려
2023년 6개 시설물 중 어린이박물관과 통합수장고만 들어설 '국립박물관단지 1단계 입지' 전경.

[세종포스트 이희택 기자] 세종시 S-1생활권 ‘박물관단지’ 완공이 2027년으로 또 다시 4년 연기될 전망이다. 

2021년 목표시기가 2차례 연기된 2023년에는 결국 어린이박물관과 통합수장고만 자리잡게될 전망이다.

올해 말부터 2021년까지 순차 개장하는 중앙공원 1·2단계, 국립세종수목원, 금강보행교, 도시상징광장(나성동) 시너지 효과도 반감될 수밖에 없는 흐름이다. 무엇보다 대국민 약속을 여러차례 번복하면서, 정부 신뢰도에 또 다른 흠집을 내고 있다.

행복도시건설청은 10일 오전 10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2층 공용브리핑실에서 정례 기자회견을 열고, 이와 관련한 계획을 설명했다.

이날 브리핑 초점은 박물관단지 조성 완료 시기를 2027년으로 궤도 수정하고, 이와 관련한 2건의 용역을 신규 추진하는데 맞췄다. 

#. 박물관단지 최초 목표시기는 2021년→2023년

국립박물관단지 1단계 완성체가 2027년으로 또 다시 연기되면서, 2021년 가시화될 중앙녹지공간과 시너지 효과가 반감될 전망이다. 빨간색 점선 지점이 박물관단지 입지.

국립박물관단지 건립은 지난 2013년 정부 예비타당성 검토로 본 궤도에 올랐고, 2015년 초 비용편익비(B/C) 0.97, 계층화분석법(AHP) 0.517로 사업시행의 타당성을 확보했다. 5개 박물관 및 통합시설에 대한 마스터플랜은 지난 2016년부터 2017년 8월까지 수립했다.

5개 박물관은 국립어린이박물관, 국립도시건축박물관, 국립디자인박물관, 국립국가기록박물관, 디지털문화영상관을 말한다. 2023년까지 부지 7만 5402㎡에 연면적 7만 8267㎡ 규모로 건립비 4287억원, 유물구입비 265억원 등 모두 4552억원을 투입, 세계적 문화허브 기능을 집적화하기로 했다.

세종시 출범 초기만 하더라도 목표 시기는 언론 브리핑 등을 통해 2021년으로 제시되다, 이후 2022년을 거쳐 다시 2023년까지 연기됐다. 박근혜 전 정부부터 유지된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축소 기조가 행복도시 건설사업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 완공시기 2027년 궤도 수정, 그 배경은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이 같은 방향성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행복도시가 2030년까지 공들여 완성해야할 국책사업 신도시라기보다 17개 시·도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어서다.

정부는 지난해 9월부터 어린이박물관과 통합수장고 시설만 정상 건설을 허용했다. 2023년 2개 시설만 시민들과 방문객들이 이용할 수 있게된 셈이다.

2015년 초 예타 결과, 어린이박물관(B/C 4.03)과 국가기록박물관(1.68)은 높게 나왔던 데 반해, 디지털문화영상관(B/C 0.68)과 디자인박물관(B/C 0.5), 도시건축박물관(0.41) 점수는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던 게 사실이다.

전체 사업으로는 AHP 0.517, B/C 0.97로 기준치를 충족했던 만큼, 사업 추진이 가능했다. 행복도시가 스스로 성장하는 과정에 필수적이고 시급한 시설로도 손꼽혔다. 행복청이 일찌감치 중점 관리대상 사업에 포함시킨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기획재정부 등 재정 당국 설득이란 최종 관문은 넘지 못했다. 사업 추진의 시급성과 타당성을 인정받지 못했다.

행복청 관계자는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도시건축박물관 등 4개 박물관 사업계획을 보다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며 “개관 후 내실있는 운영과 흥행을 위한 창의 전시 콘텐츠 확보 등 세부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27년까지 박물관단지 조성 완료란 궤도 수정을 시사했다. 4개 박물관 전시 계획과 수요를 고려, 최적안을 만들겠다는 입장이다.

#. 마스터플랜 용역, 또 다시 짠다

빨간색 지점이 2027년으로 연기된 4개 시설(1단계) 입지, 파란색 지점이 자연사박물관과 민속박물관 등이 들어설 2단계 부지. 2단계 조성시기는 앞날조차 내다보기 힘들다.

이미 지난 2017년 8월까지 1년 8개월에 걸쳐 마련한 ‘국립박물관단지 마스터플랜(10억원)’. 행복청은 해당 마스터플랜으로 중앙정부 설득에 실패한 만큼, 새 판 짜기에 나선다.

사실상 마스터플랜 재수립 용역을 추진한다. 예산규모도 당초 4552억원에서 3995억원으로 줄여 편성할 계획이다. 이달 중 재수립 용역을 발표할 ‘종합운동장’ 건립사업과 동일한 전철을 밟는 모습이다.

용역은 크게 2가지다. ▲도시건축박물관 건립 및 전시 프로그램 구체화 연구(2억원) ▲박물관단지 조성 및 운영에 대한 추진전략 연구(1.5억원)이다.

도시건축박물관 안에는 실행 및 전시계획 보완을 넘어 공간구성 및 킬러 콘텐츠(집짓기 체험 등) 구현 자료가 담기고, 박물관단지 전반 추진전략에는 주변 여건 분석과 운영 효율화, 재원조달 개선대책 등이 포함된다.

지난 8일 입찰공고를 거쳐 사업자를 선정한 뒤, 300일(10개월) 용역으로 시행한다. 기술평가(80%)와 가격평가(20%)를 거쳐 협상에 의한 계약을 체결한다. 자세한 사항은 행복청 누리집(www.naacc.go.kr) 또는 나라장터(www.g2b.go.kr)를 통해 내려 받을 수 있다.

행복청은 이번 용역안 2건으로 지지부진했던 사업의 반전을 준비 중이다.

권상대 공공건축추진단장은 “나머지 4개 박물관은 행복청 단독으로 진행할 수 없는 건축물들”이라며 “문화체육관광부와 국토교통부, 국가기록원 등 관계 기관과 원활한 협의를 통해 4개 박물관 동시 추진을 유도하겠다. 마스터플랜 용역을 잘 다듬는 게 중요하다”며 양해를 구했다.

#. 2023년 첫 선 보일 ‘어린이박물관’ 건립 현주소는 

전체적인 사업은 지연됐으나, 어린이박물관 사업은 정상 궤도에 오른다. 올해 실시설계 마무리에 이어 2020년 착공, 2023년 상반기 개관으로 나아간다.

창의·공감·성장의 3가지 개념을 바탕으로 어린이 눈높이에 맞는 놀이·체험 중심의 전시 콘센츠를 구성할 계획이다. 지난 달에는 어린이와 학부모, 전문가 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도 진행했다.

지하 1층은 전시실과 체험교육실, 지상 1~2층은 영유아 전시실과 기획전시실 및 카페 등 편의공간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도 세워뒀다. 연면적 4891㎡에 전시면적 2800㎡ 규모다.

#. 또 다른 관심사, ‘국립자연사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 미궁 속으로 

국립자연사박물관은 지난 2012년 행복청이 박물관단지 마스터플랜 구상 과정에 포함된 건축물이다. 2013년 박근혜 정부 들어 ‘세종시 입지’를 확정지으면서 급물살을 타는 듯 했으나, 후속조치가 뒤따르지 않았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행복도시건설청이 여러차례 정부의 예비타당성 검토 사업 반영에 나섰으나. 재정당국은 번번이 거절했다.

행복청은 올해에도 뚜렷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했다. 시 일각에선 사실상 무산된 것이란 부정적 시각도 나온다.

권상대 단장은 “자연사박물관은 오랜기간 숙원사업이나 1단계 사업이 진행 중인 만큼, 구체적인 추진계획을 답변드리기 어렵다”며 “문광부가 다시 한번 새롭게 건립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조만간 추진 경과를 챙겨보겠다”고 약속했다.

문광부가 지난 2017년 하반기부터 세종시를 염두에 두고 구상한 ‘국립민속박물관’ 이전 사업도 여전히 제자리 걸음이다. 세종시가 최적지란 공감대가 널리 형성돼 있으나, 서울지역 문화계 등의 거센 반발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올해도 흐지부지 흘러갈 경우, 2021년 이전 계획은 또 다시 수포로 돌아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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