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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출범 7년 차, ‘수도권 과밀’ 되레 고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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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출범 7년 차, ‘수도권 과밀’ 되레 고착화
  • 이희택 기자
  • 승인 2019.04.08 16: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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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유입인구 ‘26.7%(5만여명)’ 그쳐… 충청권 62.3%(12만여명) 유입과 대조, 새정부 의지 있나
과밀화된 서울과 수도권, 이대로는 대한민국의 미래가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세종시 출범 이후로도 수도권 과밀은 되레 고착화되는 양상이다. 사진은 수도 서울의 밀집된 도시 구조.

[세종포스트 이희택 기자] 2012년 수도권 과밀화 해소와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탄생한 세종특별자치시. 2019년 현재 세종시는 애초 취지대로 건설되고 있을까. 수도권 과밀화 지표는 바뀌었을까.

전혀 그렇지 않다. 수도권에서 세종시로 순이동(전입-전출) 인구 비중이 1/4을 조금 넘어선 수준에 그치고 있어서다. 세종시 순이동 인구 10명 중 6명은 여전히 대전과 주변지역에서 왔다. 국가균형발전에 대한 정부의 진정성이 끊임없이 의심받는 까닭이다.

8일 세종시가 제공한 인구이동 자료에 따르면,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인구는 지난해 말까지 6.5년간 8만 9679명 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이 3만 6241명, 인천이 7204명, 경기도가 4만 6234명의 인구를 세종으로 보냈다.

이 기간 전국 시·도 전입인구 31만 8254명 중 28.2%를 세종이 차지했다. 

세종시에서 수도권으로 빠져나간 전출 인구 3만 6480명을 빼면, 수도권의 세종시 순이동 인구는 5만 3199명이다. 경기도로 1만 8409명, 서울로 1만 4905명, 인천으로 3166명 각각 이동했다.

전국 시·도에서 순이동한 인구 19만 8904명 대비 26.7%로, 비중은 조금 더 낮아졌다.

그렇다면 순이동 인구 대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지역은 어디일까.

대전이 같은 시기 8만 3140명으로 41.8%를 점유해 최고치를 나타냈다. 다음으로 충북이 10.7%(2만 1236명), 충남이 9.8%(1만 9546명)로 뒤를 이었다. 충청권이 순유입 인구의 무려 62.3%를 점유하는 기형적 구도는 여전했다. 수도권의 2.3배에 달했다.

대전과 충남·북이 우려를 넘어 세종시 '빨대효과'에 제동을 거는 모습은 어찌보면 당연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3차례 진행된 부동산 규제도 세종시 정상 건설에 찬물을 끼얹는 모습이다. 비교 불가한 서울과 동일한 투기지구 지정으로 인해 수도권 인구유입 효과는 더욱 퇴색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매매가 대비 기형적으로 값싼 전세값 탓에 주변 도시 젊은층 인구 유입만 가속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틀린 말이 아니다.

지역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수도권 주민들과 투자자들은 세종시를 투자지역으로 생각할 뿐, 정주할 곳으로 여기지 않는다”며 “부동산 규제까지 더해지다 보니, 세종시 진입장벽은 더욱 높아졌다”고 말했다.  

다른 지방에선 전북(4268명)과 경남(2698명), 광주(2685명), 경북(2540명), 대구(2494명), 부산(2396명), 전남(1842명), 강원(1783명), 울산(817명), 제주(255명) 순으로 집계됐고, 순이동 인구 비중은 0.1~2.1% 규모다.

5만 3199명이 수도권에서 이사를 왔다고 자위할 수 없는 수치들이다. 실제 수도권 인구는 세종시 성장 과정에서도 되레 66만 393명이나 늘었다.

유일하게 감소한 서울 인구가 세종시 때문이라 생각한다면 대단한 오판이다. 실제 서울 인구는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41만 9452명 감소한 964만 2857명을 기록했으나, 서울 전출 인구의 60% 이상이 경기도로 유입됐다. 지난 3년간 매년 34만여명이 이사를 갔다.

분당과 판교, 동탄 등 수도권 1~3기 신도시에 새 둥지를 마련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실제 정부세종청사 소속 적잖은 공무원들이 세종시 대신 통탄 등을 택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해 기준 서울시 전출자 57만여명 중 5000명 정도가 세종시로 이주했을 뿐이다. 

서울의 풍선 효과 덕에 경기도와 인천 인구는 지속 증가세다. 인천은 12만 9470명, 경기는 95만 375.5명이 늘어났다.

경기도에만 세종시 인구 32만여명 이상의 시·군이 무려 16곳이다. 파주시와 의정부시, 남양주시, 고양시, 광주시, 광명시, 김포시, 시흥시, 평택시, 안양시, 화성시, 안산시, 부천시, 성남시, 용인시, 수원시다.

현재 광교에서 강남까지 무인운전으로 운행 중인 신분당선. 최근 수도권에 광풍을 가져오고 있는 광역철도(GTX)는 서울과 외곽 위성도시를 연결함과 동시에 서울 내부 교통망을 확충하는 역할을 한다. 수도권 위성도시의 기능을 한층 강화하는 기능으로 볼 수 있다.

김포와 파주 등 일부 지역에는 광역급행철도(GTX) 신설 등 교통망 확충 수요가 최근 반영되면서, 굳이 지방에 눈 돌릴 이유도 없어졌다. 서울의 혼잡한 정주여건을 탈피하면서, 미래 가치가 있는 수도권 신도시가 더욱 메리트있게 다가오고 있는 양상이다.

참여정부를 모태로 한 문재인 정부가 이전보다 강력한 국가균형발전 의지를 천명하고 이를 실행에 옮기지 않는 한, 수도권에 고착화된 과밀은 깨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시민사회 관계자는 “세종시 출범 이후에 수도권 과밀 고착화 구도는 견고하다”며 “2030년 세종시가 본연의 정책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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