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 의무화, 몰랐다간 낭패”
상태바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 의무화, 몰랐다간 낭패”
  • 이충건 기자
  • 승인 2019.03.20 08: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뷰] 신우용 한국장애인정보화협회 세종시회장
신우용 한국장애인정보화협회 세종시회장이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 의무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세종포스트 이충건 기자] 지난해 5월부터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이 의무화됐다. 1인 이상 모든 사업장은 사업주 포함 1년에 1회 1시간 이상 교육을 받아야 한다.

고용노동부는 올해 전국 1만 5000곳 이상의 사업장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교육 미이수 사실이 노동부 지도점검에서 적발되면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은 2개 차원에서 진행된다. 하나는 보건복지부가 주무 부처인 장애인복지법에 따른 것으로, 의무가 아닌 권장이다. 다른 하나는 고용노동부가 주무 부처인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이하 직업재활법)이 그 근거로, 법정 의무교육이다.

가령, 학교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이뤄지는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은 장애인복지법에 따라 진행된다. 학교가 교육적 차원에서 자발적으로 마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단, 교직원은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한다. 직장 차원에서다.

지난해 8월 고용노동부가 세종시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기관으로 지정해 2년 차를 맞은 (사)한국장애인정보화협회 세종시회 신우용(56) 회장을 만나 법정 의무교육이 된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과 세종시 장애인 정책에 대해 의견을 들어봤다.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 미이수 시 과태료 300만 원 이하

― 지난해 5월부터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이 의무화됐다. 실태는 어떠한가?

“법이 처음 시행되다 보니 몰라서 안 받는 경우가 많다. 장애인복지법에서는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이 의무가 아닌 권장인데, 그것과 착각하는 사업자들도 많다. 직업재활법이 개정 시행됨에 따라 1인 이상 모든 사업장은 반드시 교육을 받아야 한다. 교육 미이수 시 과태료 300만 원이 부과될 수 있다. 예기치 않은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이 의무화가 된 까닭이 있나?

“장애인에 대한 인식개선을 통해 궁극적으로는 장애인 취업을 늘릴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서 교육을 이수한 전문강사만 교육을 할 수 있다.”

― 교육을 받으려면 비용이 수반되나?

“1시간 이상 의무적으로 교육을 받아야 하는데 1시간에 강사료가 30~50만 원 선이다. 영세업체는 교육받기 어려울 수 있다. 그래서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전국 50인 이상 300인 이하 2만 5000개 사업장에 무료 강사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대전・세종・충북・충남에 3개 기관이 지정됐는데, 세종은 우리 협회가 유일하게 위탁받아 사업을 진행 중이다. 전국에 사업장이 200만 개가 넘는데 2만 5000개면 상당히 미미한 수준이다. 서둘러 신청해야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다.”

―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을 무료로 받으려면 신청은 어떻게 하나?

“(사)한국장애인정보화협회 세종시회(☎044-864-3975) 또는 한국장애인고용공단(☎1588-1519)으로 문의・신청하면 된다.”

한국장애인정보화협회 세종시회는 2015년 설립됐다. 초대 회장이 중도사퇴하면서 신우용 회장이 2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신 회장은 1963년 대전에서 태어나 생후 10개월째 소아마비증후군을 앓아 장애를 얻었다. 한남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뒤 직장생활, 개인사업을 하다 2012년부터 장애인단체에서 활동했다. 서울에서 4년 가까이 인권 강사로 활약하다 2015년 세종시로 이주했다.

#. 광역자치단체 세종시 장애인 정책의 '아쉬움'

― 한국장애인정보화협회는 무슨 일을 주로 하나?

“정보화는 장애인들에게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다. 장애인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게 소통인데, 컴퓨터를 활용한 소통영역이 크지 않나. 직업능력까지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장애인에게 컴퓨터 교육은 제2의 인생을 살 기회가 되기도 한다. 교육부터 직업훈련까지 한다고 보면 된다. 스마트폰 교육과정도 운영한다. 아무래도 스마트폰의 영역이 계속 넓어질 수밖에 없다.”

― 세종시의 장애인 취업 실태는 어떠한가?

“상당히 열악하다. 우리나라의 장애인 빈곤율은 OECD 최하위다. 그만큼 장애인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다. 세종시에 중증장애인 보호작업장이 5개 있는데, 사업체당 20명 이상 전체적으로 100명 넘게 일하고 있다. 근로과정과 훈련과정으로 나뉘는데, 훈련과정은 월 5만원, 근로과정도 월 20~30만원 받는 게 고작이다. 어디서도 받아주지 않으니까 이곳에서 일한다고 보면 된다. 중증(1~2등급) 위주로만 사업을 하다 보니 경증(3~6등급) 장애인은 일할 자리가 없는 게 현실이다.”

― 장애인등급이 7월부터 단계적으로 폐지되는데…

“현재 6등급으로 되어 있는 등급이 중증, 경증으로만 나뉘게 된다. 현재 1~3등급이 중증, 4~6등급이 경증이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등급 자체를 없애고 정책지원도 맞춤형으로 바꾸겠다는 취지다. 현재의 등급제는 획일적이어서 내가 필요한 것은 받지 못하고 정작 필요 없는 서비스는 받는 그런 상황이 비일비재했던 게 사실이다.”

―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 있다고 가정한다면 장애인 정책도 선진국형으로 발전해야 하지 않나?

“그렇다. 2017년 기준으로 국내 장애인 267만 명 중 88.1%가 후천적 장애인이다.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장애인 복지 자체를 보편적 복지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 세종시 장애인 수는 얼마나 되나?

“충남 연기군 시절에는 5000~6000명 정도, 7000명 이하였던 것으로 알고 있다. 행복도시가 개발되면서 1만 1000명이 넘어섰다. 장애인 수가 적다 보니 다양한 서비스 사업이 부족했던 게 사실이다.”

― 세종시 장애인 정책이 광역단체 수준이 아니라는 건가?

“우선 장애인 이용시설이라고 해봐야 조치원에 있는 장애인복지관이 전부다. 신도시에는 아예 없다. 또 장애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시설은 체육시설인데 세종시에는 한 곳도 없는 실정이다. 반곡동에 장애인형 국민체육시설이 건립 중인데, 더 다양한 시설이 필요하다.”

― 장애인들이 가장 원하는 체육시설은 무엇인가?

“수영장이다. 아무래도 재활 때문에 수영장을 가장 원한다. 세종시는 복컴에 수영장이 많이 설치됐는데, 휠체어 탄 장애인이 수영할 수 있는 시설은 단 한 곳도 없다. 이용시설이 전무하다 보니 세종시로 이사 온 장애인이 주간에는 원래 살던 도시에서 활동하는 사례가 많다. 주변에 대전에서 온 장애인들이 많은데 세종은 잠만 자는 곳이 됐다.”

― 대전에는 장애인 수영장이 꽤 있나?

“장애인 전용 수영장만 3곳이고, 비장애인과 같이 쓸 수 있는 수영장도 곳곳에 있다.”

#. 장애인이 원하는 장애인 정책 우선순위는?

신우용 회장은 생후 10개월에 소아마비증후군을 앓아 장애인이 됐다.

― 세종시가 장애인지원 5개년 계획을 발표하면서 1106억을 투자하겠다고 했으니 나아지지 않겠나?

“여러 긍정적인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정작 장애인이 필요로 하는 부분이 우선 사업에서 밀려나고 있어 아쉽다. 가령 장애인들은 체육시설, 직업 재활시설, 교육시설 순으로 투자를 원하고 있다.”

― 체육시설 이야기는 앞서 들었고 직업 재활시설이 세종시에 없나? 장애인복지관이 조치원에 있지 않나?

“직업 재활을 많이 운영하는 곳이 장애인복지관인데 세종시는 그 정도의 규모가 되지 못한다. 직업교육을 거쳐 취업시킬 수 있는 시설이 없다는 것은 문제라고 본다.”

― 세종시에 장애인 교육시설이 없나? 여러 단체가 장애인 교육을 담당하지 않나?

“2017년 평생교육법이 개정되면서 광역시・도는 장애인 평생교육을 운영해야 한다. 세종시에 각종 장애인단체가 장애인평생교육시설로 등록돼 있지만, 관련 예산이 지난해까지 0원이었다. 올해 4000만 원이 편성됐는데 프로그램 4~5개 하면 끝이다. 비장애인은 수강료를 내고도 평생학습을 받을 수 있지만, 장애인은 수익자부담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세종시 기초생활수급자가 4200여 명인데, 이 가운데 1600여 명이 장애인이다. 세종시민이 32만여 명이니까 수급자 비율이 1.3% 정도다. 그런데 전체 수급자의 38%가 장애인이란 것은 이들의 빈곤한 현실을 고스란히 반영한다고밖에 볼 수 없다. 장애인에게도 평생학습의 기회가 보장돼야 한다.”

― 지난해 장애인 예산이 200억쯤 됐던 것으로 기억한다. 적지 않은 예산인데 장애인들이 서비스 부족을 느끼는 원인은 무엇인가?

“시설 운영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다수의 장애인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세종시만의 장애인 서비스 정책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예산이 한정돼 있으니 다양한 분야의 사업을 수행하는 장애인단체들은 열악한 상황을 되풀이하는 악순환에 빠질 수밖에 없다.”

― 세종시가 단체별로 인건비와 운영비, 임대료 지원을 해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단체당 2800만 원을 지원해준다. 한 사람 인건비 정도인데 정작 중요한 목적사업은 운영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 그럼 예산지원 없이 장애인 정보화 교육은 어떻게 진행해왔나?

“우리 협회는 4년째 정보화 교육을 하고 있는데 예산지원을 받은 적은 없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세종시인재육성평생교육진흥원 등의 공모사업으로 현재까지 버텨왔다. 공모사업 한 건이 500만 원 수준인데, 이 정도로는 장애인 정보화 교육의 지속성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이다.”

― 세종시가 명색이 광역자치단체인데, 장애인 정책에서 다소 아쉬움이 있어 보인다. 현재 세종시에 평생교육진흥원이 출범한 상태인데, 장애인 전용 평생학습센터 정도는 있어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또 장애인 정책에서 아쉬운 부분으로 무엇이 있나?

“노인들은 경로당에서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소통하고 어울린다. 세종시에 경로당이 460여 곳 있다. 장애인도 쉼터가 필요하다. 현재 한 곳도 없는 실정이다. 최소한 읍면동에 하나씩 장애인 쉼터가 조성되면 소통하고 정보 교환하고 서로 어울릴 수 있을 것이다. 세종시로 이사 온 장애인들이 느끼는 불편 중 하나가 정보를 구할 곳이 없다는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