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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대학 내 황당한 기강 문화, 교수는 ‘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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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대학 내 황당한 기강 문화, 교수는 ‘사표’
  • 한지혜 기자
  • 승인 2019.01.23 10: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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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 발각 시 장학금 환수 각서 종용… 운동장 '뺑뺑이'에 구급차 출동, 체벌까지
세종시 한 대학 A 학과에서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지난해까지 시행됐던 장학금 환수 관련 각서 내용. (사진=익명 페이스북 캠퍼스 대나무숲)

[세종포스트 한지혜 기자] 세종시 한 대학 A학과에서 수년간 벌어진 예술계 악습이 폭로됐다. 익명 페이스북을 통해 알려진 내용만 20여 가지에 이른다.

지난해까지 해당과 재학생들은 입학 당시 ‘CC(캠퍼스커플) 금지 및 장학금 환수 각서’를 작성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각서에는 학과 내 연애 발각 시 정부 지원 장학금을 제외한 교내 장학금을 학과로 반납할 것을 약속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로 인해 어떠한 ‘불이익’도 감수하겠다는 내용까지 적시됐다.

실제 벌어졌다면, 장학급 부정 착취에 해당할 수 있는 사안이다.  

이 학교 재학생 B씨는 “언젠가 학과 규칙에 대한 문제가 알려질 것이라 생각했다”며 “한여름 교수의 지시로 운동장 뺑뺑이를 돌다 구급차가 출동하거나 폭력적 행동 등 도움을 요청한 학생도 있었지만 바뀌는 것이 없었다”고 밝혔다.

익명의 게시글이 올라온 이후 해당 학과 내 C 교수에 의한 갑질 제보도 연이어 알려졌다. 발로 차거나 물건을 던지는 폭력·폭언 행위가 일어났다는 것.

학교 측은 문제가 불거지자 진상조사를 시작, 학생 개별 면담 등을 통해 일부 문제를 확인했다. CC 적발 시 장학금을 반환한다는 각서를 전 학년이 서명한 것도 사실인 것으로 파악됐다.

지목된 C 교수는 이미 학교에 사직서를 제출한 상태다. 

해당 학교 측에서 23일 교학처장 명의로 올린 올린 사과문 전문.

학교는 23일 오전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시하고 “학교를 사랑하는 학생들과 학부모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스럽고 부끄럽게 생각한다”며 “제보된 내용은 실제 있었던 사실로 밝혀졌고, 교수는 학생들에게 사과하고 사직했다. 이번 일을 계기로 학생들의 인권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모든 학과에서 민주적인 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교수가 사직하면서 학교 자체 징계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학생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학과 악습 폐지에 대한 논란이 분분하다.

졸업생 C씨는 게시글을 통해 “지금 생각해보면 왜 그런 악습을 소리 내 바꾸지 못했을까 후회가 많이 든다”며 “당시 말하지 못한 불만들도 많았고, 힘든점도 많았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학과에 변화가 일어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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