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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없이 뷔페만' 대학 인재양성 방식에 대한 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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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없이 뷔페만' 대학 인재양성 방식에 대한 반성
  • 이희원 기자
  • 승인 2018.12.11 13: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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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적자원개발학회 학술대회에서 쏟아진 제언들 “학습형 인재 키워야”

“맛집 없이 뷔페만 있는 대학은 반성해야…”
“창업에는 성공과 실패 없어, 하나의 과정이며 삶의 과정으로 봐야…”
“공부형 인간을 넘어 학습형 인재로, 창의적 소수 키우고 수용 문화 만들어야…”
“창업하는 졸업생에게 4년 등록금을 투자하는 문화 필요…”
“현장의 문제를 발견하고 콘텐츠를 만들어 기회로 바꾸는 개념 디자이너를 양성해야…”
“산업과 연계한 문제기반학습으로 인적자원개발을…”
“기업이 꼭 필요로 하는 주도적 학습능력의 인재로 키워야…”
“계약형・책임형 인재를 넘어 기회를 창조하는 사명형 인재 육성해야…”

지난 8일 한밭대 국제교류관 5층 강당에서 열린 한국인적자원개발학회 학술대회에서 이금룡 코글로닷컴 회장이 기조 강연을 하고 있다.

지난 8일 한밭대 국제교류관 5층 강당에서 열린 한국인적자원개발학회 학술대회에서 쏟아진 제언들이다. 이준우 학술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학술대회는 200여 회원들이 강당을 가득 메웠다.

최종인 회장(한밭대 경영회계학과 교수)은 인사말에서 “한국인적자원개발학회는 21년의 역사 속에서 경영학 관련 학술지 인용도 평가에서 70여 개의 학술지 중 2위를 할 정도로 성장했다”며 “이에 만족하지 않고 김주엽 교수의 기부를 통해 ‘화당(和堂) 최우수 질적 연구상’을 제정해 연구결과물의 현장 적용성을 더욱 높여 기업과 지역사회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최병욱 한밭대 총장은 축사에서 “대학은 미래의 유토피아를 선취하는 소우주여야 하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육성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학회 성과물이 기업과 대학에 스며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기조 강연에서 이금룡 회장(코글로닷컴)은 대학과 사회를 향해 우리가 어떤 인재를 키워야 하는가를 앨빈 토플러의 <제4의 물결>을 인용하며 호소했다. 특히 토인비가 강조한 ‘창조적 소수(creative minority)’와 이를 수용할 문화 조성을 강조했다. ‘맛집 없이 뷔페만 있는 대학’에 대해 따끔한 일침을 놓으며 특유의 유머와 역사적 사례를 통해 많은 시사점을 던지기도 했다.

이 회장은 1999년 경매 사이트 옥션을 설립, 벤처 기반 인터넷 경매기업으로 키웠다. 영어로 미국 e베이 임원들에게 한 시간 반 프레젠테이션을 거쳐 옥션을 3000억 원에 매각한 과정을 설명하면서 ‘학습형 인재’ 양성방안을 제시했다. 또 인공지능을 교통 분야에 적용해 대학과 출연연이 협력해나간다면 새로운 일자리 창출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인적자원개발학회 회원들이 이금룡 회장의 기조강연을 경청하고 있다.

이 회장은 “기업이 지속성장하기 위해서는 돌연변이가 나와야 한다”며 “돌연변이는 개념설계형 인간으로서 돌연변이를 기업에서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돌연변이는 진화해서 기업에 새로운 정체성(identify)이 돼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독수리를 길러야 하는데, 양계장의 닭만 키우는 우리 자신을 반성해야 한다. 대학에서 창의적 인재가 기업으로 공급돼야 한다”고 했다. “아마존의 제2 본사가 뉴욕으로 결정된 것을 보면 우수 대학을 끼고 있기 때문”이라며 “우수한 인력은 지속적인 토론을 통해 육성되며, 자기주장만이 아니라 팀플레이를 잘 할 수 있는 사람, 즉 소통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중요하다”고도 했다.

이 회장은 “소속된 것으로 평가받는 것이 아니라 성취를 통해 평가받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한 뒤 “젊은이들을 새로운 길(창업)로 안내하는 것은 기성세대의 몫이며, 인적자원개발학회가 새로운 패러다임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기조 강연에 이어 송계충 충남대 명예교수의 사회로 산학연 전문가의 열띤 토론이 열렸다.

기조강연에 이어 송계충 교수의 사회로 토론이 진행됐다.

전상길 한양대 교수는 한양대의 IC-PBL(산업연계 문제해결학습방법)을 위한 발전기금 모금을 사례로 든 뒤 “기업에서 PBL 수업을 이수한 학생들만 추천해달라는 요청도 있었다”며 교육혁신을 강조했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 고영주 박사는 일제강점기 동경대 화학과를 졸업한 리승기 박사의 사례를 통해 “창조형 소수자를 인정하고 지원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한오 바이오니아 대표는 “선진국들이 IT에서는 밀렸지만, 여전히 선진국인 것은 소재와 바이오산업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창의적인 일을 하도록 역량을 개발하고 감성의 공감 능력을 개발해야 한다”고 했다.

이금룡 회장은 회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기업에서는 보고라는 단어가 없어졌다. 보고라는 단어 대신 디자이너라는 단어를 사용한다”며 “직원들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갖고 디자인을 하면 그 사람이 주인이 된다. 주인의식을 갖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CEO가 되는 사람은 호기심이 있는 사람이다. 호기심이 없는 분야는 AI가 대신할 수 있다. 공부형은 AI가 대체하지만, 호기심 있는 학습형은 기회를 찾는 사람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했다. “학습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올릴 수 있는 교육과 훈련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대전테크노파크 윤석무 단장은 “대학이 양성하는 융합형 인재와 창조적 소수 인재를 위해 산업체의 지원과 연계성을 높이는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육군리더십센터 추성엽 교수는 “우리 군도 창조적 인재양성을 통해 불확실성과 새로운 도전에 주도적으로 응전할 수 있는 인재육성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동시에 열린 5개 세션의 열기도 뜨거웠다.

‘산업연계 문제해결학습방법(IC-PBL)’을 주제로 열린 세션 1.

세션 1은 ‘산업연계 문제해결학습방법(IC-PBL)’을 주제로 기업들과 안산시가 현장에서 겪고 있는 문제로부터 해결방안을 찾는 학습방법을 사례로 다뤘다. 4편 모두 한양대 경상대 교수들이 지난 1년간 지역의 문제를 교실로 가져와 학생들과 함께 풀어가며 문제해결 능력을 키우는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줬다.

세션 2는 ‘기업가 정신과 인적자원개발’을 주제로 외국인 유학생과 한국 대학생의 기업가 정신, 온라인 창업교육 현황과 개선방안을 다뤘다.

세션 3에서는 ‘사회적 기업가와 협동조합’을 주제로 사회적 가치 창출에 초점을 두고 활동하는 국내 사회적 기업 사례와 함께 전통적인 기업가 정신이 사회적 기업의 성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논의가 이뤄졌다.

세션 4의 주제는 ‘코칭(Coaching) 연구’로 사례분석을 통해 비즈니스 코칭에 대한 성공적 인적자원개발에 대해 다루고 이를 통해 개인과 조직의 역량을 키우는 방법을 모색하는 시간이었다.

세션 5에서는 ‘인적자원개발 및 인사조직 연구’를 주제로 개인과 조직의 혁신 활동을 통한 가치 창출과 활용 방안이 논의됐다.

최우수 논문상 수상자들. 꽃다발 든 세 명 중 왼쪽부터 이을터 군산대 교수, 김은실 경남대 교수, 김철영 서울대 박사.
최종인 인적자원개발학회 회장(한밭대 교수, 왼쪽)이 황호영 전북대 명예교수에게 공로패를 전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편,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이을터 군산대 교수, 김은실 경남대 교수, 김철영 서울대 박사가 각각 최우수 논문상을 받았다.

학회 발전에 기여한 황호영 전북대 명예교수에게는 공로상이 수여됐다.

또 전상길 한양대 교수와 장석인 공주대 교수가 각각 2019년과 2020년 학회장으로 선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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