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댓글
변상섭, 그림속을 거닐다
세종시교육청 공동캠페인
미끄러운 집안 공놀이가 강아지 슬개골 탈구 키워
상태바
미끄러운 집안 공놀이가 강아지 슬개골 탈구 키워
  • 송서영
  • 승인 2018.12.02 17: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반려동물 건강칼럼] 세종시 고운동물병원 송서영 원장

2017년 기준 국내 반려동물 보유 가구가 600만에 달한다. 5년 만에 두 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반려동물을 가족 구성원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반려동물의 건강에도 관심이 커졌다. 필자 송서영 고운동물병원장은 충북대 수의대를 졸업하고 동물위생시험소 전염병·병성감정 전임수의사, 대한한공·한국공항 전임수의사, 대전로하스동물병원 부원장, 석적동물병원 원장, 테크노연합동물병원 원장 등을 지냈다. <편집자 주>

송서영 원장 | 세종시 고운동물병원

강아지를 키우는 보호자들과 상담을 하다 보면 슬개골 탈구에 대해 질문을 많이 받는다. 소형 견에서 슬개골 탈구가 워낙 흔한 데다 수술 후에도 재발하는 사례도 많기 때문이다.

진단은 병원에서 촉진을 통한 신체검사와 방사선평가로 쉽게 할 수 있다. 하지만 슬개골 탈구가 악화할 대로 악화해 다리를 심하게 들고 다닐 때가 되어서야 병원을 찾는 사례가 적지 않다.

슬개골 탈구란 무릎관절을 형성하고 있는 슬개골이란 부분이 내외 측으로(소형견은 대부분 내측 탈구) 탈구되는 증상을 말한다. 슬개골은 쉽게 설명하면 경골을 들어 올리는 도르래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된다. 도르래가 작은 힘으로 큰 힘을 낼 수 있게 해주는 것처럼 슬개골은 대퇴근육의 힘을 이어받아 뒷다리가 강한 힘으로 뛸 수 있게 도와준다.

슬개골 탈구 교정 전. 세종시 고운동물병원 제공.

슬개골 탈구는 탈구 진행 정도에 따라서 1단계에서 4단계로 나눌 수 있다. 1~2단계에서는 정상적으로 활차구안에서 관절 움직임을 보이며, 3~4단계에서는 활차구를 벗어난 상태에서 관절 움직임을 보인다. 따라서 3단계부터는 수술적으로 반드시 교정이 필요한 단계이다.

슬개골 탈구의 원인은 선천적인 원인과 후천적인 원인으로 나눌 수 있으며 선천적인 원인은 얕은 활차구와 비정상적인 다리 배열에 기인한다. 후천적인 원인은 슬개골을 둘러싼 인대의 손상으로 나타난다.

특히 강마루나 장판 같은 미끄러운 바닥에서 하는 공놀이는 미끄러짐 동작에서의 경골의 뒤틀림을 유발하고 그로 인하여 슬개골을 안정적으로 잡아주는 인대의 손상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슬개골 인대의 피로도가 누적되다 어느 순간 슬개골 탈구로 진행되고 한번 시작된 슬개골 탈구는 지속적인 슬개골의 탈구를 보인다.

따라서 슬개골 탈구 예방을 위해서는 미끄럼방지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발바닥 털을 주기적으로 밀어주고 미끄러지지 않도록 미끄럼방지 패드를 깔아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집안에서 공놀이는 삼가는 것이 좋다. 과체중은 관절에 체중 부하를 늘려주기 때문에 체중 감량도 관절질환에 큰 도움이 된다.

슬개골 탈구의 교정에 있어서 내과적인 치료는 단지 통증을 줄여주는 진통 처치 이외의 이점이 존재하지 않는다. 슬개골 탈구의 근본적인 원인이 대퇴사두근의 힘의 방향이 한쪽으로 편향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지 않는 내과적 치료는 효과가 없음을 인지하고 침술 등으로 슬개골 탈구가 완치된다는 말에 현혹되는 일이 없어야 하겠다.

필요한 시기에 수술적 교정이 제때 이루어지지 않으면 골격계의 비정상적인 변형을 일으키거나 십자인대의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수술적 교정은 골조직과 연부조직을 모두 교정시키는 방법을 주로 사용한다.

경골조면이식수술의 예 1. 세종시 고운동물병원 제공.

수술의 가장 큰 목적은 대퇴사두근의 힘을 일자로 정렬시키는 데 있다. 슬개골의 역할이 대퇴사두근의 강력한 힘을 도르래처럼 이어받아 작은 힘으로 경골을 들어 올리는 데 있으므로 이 대퇴사두근의 힘을 일자로 정렬시키는 것이 재발 방지에 있어서 중요하다.

활차구성형은 슬개골이 안착하는 대퇴골을 성형해주는 것으로 슬개골의 50% 이상이 들어가서 움직이도록 넓고 깊게 성형하는 것이다. 선천적으로 활차구가 낮거나 후천적으로 닳아서 평평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모든 수술에서 공통적으로 활차구는 성형된다. 이 성형 과정에서 연골의 손상은 피할 수 없는 부작용으로 남는다

내외측인대의 절단과 중첩 수술, 로테이션 방지 등 연부조직만 재건하는 수술은 언제든지 재발위험이 있어 최근 슬개골 수술의 세계적인 경향은 골조직을 메인으로 교정(TTT)하고 연부조직재건으로 보완하는 방법이 주로 사용된다.

TTT(Tibial tuberosity transposition)라고 불리는 경골조면이식수술은 슬개골 탈구의 수술적 교정의 핵심이다. TTT는 내측으로 편향된 대퇴사두근의 힘을 슬개골과 평행하게 일자로 정렬시키기 위해 경골의 조면을 잘라내어 경골의 외측으로 이식하는 수술법이다. 이식된 경골조면의 고정을 위하여 1㎜ 내외의 핀이 경골에 삽입된다.

가벼운 밴디지가 수술 후 부종 방지를 위해 며칠간 적용된다. 관절 수술은 움직이기 위한 수술이기 때문에 장기간의 고정 밴디지는 필요하지 않다. 수술 후 2개월은 적당한 운동 제한이 필요하다. 필요에 따라 회복을 촉진하고 근육 강화를 위하여 추가적인 물리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경골조면이식수술의 예 2. 세종시 고운동물병원 제공.

수술 후 합병증은 슬개골 재탈구, 술부유합지연, TTT 고정실패, 감염, 임플란트(삽입된 핀 또는 와이어) 관련 합병증, 골 관절염 등이 있으며 슬개골 탈구 4기의 경우 교정 수술을 잘해놓아도 합병증이 가장 많이 생기는 단계이기 때문에 3기 이전에 수술이 권장된다.

동물은 사람처럼 말을 못 해 걸을 때마다 다리를 들고 움직이기 싫어하는 것으로 아프다는 표현을 한다. 한 달에 한 번씩 심장사상충으로 본원을 찾는 개들은 항상 간단한 검진과 슬개골 탈구 진행 여부를 평가하고 보행평가를 진행한다. 슬개골 탈구 질환은 강아지마다 진행속도가 달라 급속하게 진행되는 경우 1~2개월 만에도 1~2기에서 3~4기로 진행될 수 있으므로 정기적인 평가가 반드시 요구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