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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지정된 우리나라 보물 6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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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지정된 우리나라 보물 6점은?
  • 박지영 기자
  • 승인 2018.11.27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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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괘불도·얼굴무늬 수막새·청동·공신녹권 등 신규 지정

불교의식에 사용하는 대형 불화, 고려시대 청동북, 조선초기 공신녹권, 신라시대 얼굴무늬 기와 등이 새롭게 보물로 지정됐다.

27일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에 따르면, 이번에 신규 지정한 보물은 ▲군위 법주사 괘불도 ▲예산 대련사 비로자나불 괘불도 ▲상주 남장사 영산회 괘불도 ▲‘경선사’명 청동북 ▲천안 장철 정사공신녹권 ▲경주 얼굴무늬 수막새다.

괘불도는 야외에서 거행되는 영산재(靈山齎), 천도재(遷度齋) 등 대규모 불교의식에 사용하기 위해 제작된 불화로, 보통 10m가 넘는 웅장한 크기와 화려한 색채, 장엄한 종교의식이 어우러져 세계적으로 유례를 보기 힘든 유・무형의 독창적인 예술세계다. 이번에 3점의 괘불도가 보물로 지정됐는데, 모두 문화재청이 보존관리를 위해 전국 사찰을 대상으로 정밀조사 사업 대상에 포함한 것들이다.

그림 왼쪽부터 보물 제2005호 <군위 법주사 괘불도(軍威 法住寺 掛佛圖)>, 보물 제2006호 <예산 대련사 비로자나불 괘불도(禮山 大蓮寺 毘盧遮那佛 掛佛圖)>, 보물 제2007호 <상주 남장사 영산회 괘불도(尙州 南長寺 靈山會 掛佛圖)>. 문화재청 제공

보물 제2005호 <군위 법주사 괘불도(軍威 法住寺 掛佛圖)>는 1714년(숙종 40년) 5월 수화승 두초(杜迢) 등 9명의 화승이 참여해 완성한 괘불이다. 총 16폭의 비단을 이었고 높이 10m에 달하는 장대한 크기로, 거대한 화면에는 보관(寶冠)을 쓰고 두 손을 좌우로 벌려 연꽃을 들고 있는 입상의 여래를 화면 중간에 큼직하게 그렸다.

부처임에도 화려한 보관과 장신구를 착용한 보살의 모습으로 구현한 점, 하단에 용왕(龍王)과 용녀(龍女)를 협시보살(본존불을 좌우에서 보좌하는 보살)처럼 배치한 점 등 다른 괘불도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화면 구성을 시도한 것이 주목된다.

담채 기법의 색감과 세밀하고 정교한 필선, 다양한 문양 등이 어우러져 작품의 완성도가 높을 뿐 아니라 연꽃을 들고 있는 주존불의 모습은 조선 후기 불화의 새로운 도상(圖像) 연구를 위한 중요한 기준이 된다는 평가다.

보물 제2006호 <예산 대련사 비로자나불 괘불도(禮山 大蓮寺 毘盧遮那佛 掛佛圖)>은 1750년(영조 26년) 축명(笁明), 사혜(思慧) 등 4명의 화승이 그린 것으로, 세로 화면에 비로자나불을 중심에 배치하고 좌우로 문수보살(文殊菩薩), 지혜를 맡아보는 보살)과 보현보살(普賢菩薩, 진리와 수행의 덕을 맡아보는 보살)을, 아난존자·가섭존자(阿難尊者・迦葉尊者, 석가모니의 십대 제자 중 한 사람)를 상하로 그려 오존(五尊) 형식을 취한 구도이다.

일목요연한 구도와 날씬하고 비례가 적당한 인체표현, 붉은색, 하늘색, 분홍색 등 밝고 부드러운 색채의 사용 등은 18세기 전반 충청도 지역 불화 양식을 계승했음을 잘 보여준다. 19세기 이전 조성된 비로자나불 괘불도는 남아 있는 사례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작품이다.

현존하는 작품은 주로 석가모니불, 노사나불과 함께 삼신불(三身佛)로 구성된 것이 일반적이다. 이 괘불도는 유례가 드문 오존(五尊)으로 구성된 작품이자 18세기 중엽 충청도 지역의 괘불 제작 경향을 보여주는 작품으로써 조선 후기 불화 연구에 중요한 의의가 있다.

보물 제2007호 <상주 남장사 영산회 괘불도(尙州 南長寺 靈山會 掛佛圖)>는 야외에서 거행하는 불교의식인 영산재(靈山齋)에 사용된 불화로, 1788년(정조 12) 조선 후기 대표 불화승인 상겸(尙謙)의 주도로 총 22명의 화승이 참여해 완성한 것이다.
이 불화와 함께 전해지고 있는 문헌인 <불사성공록(佛事成功錄)>에 따르면, 앞 시기에 조성된 괘불(1776년)이 기우제를 지내던 중 비를 맞아 손상되자 한양에서 온 화승들에게 맡겨 이 괘불도를 새로 조성했다고 한다.

이 괘불도는 높이 10m가 넘는 큰 규모에도 불구하고 본존인 석가모니를 중심으로 주위에 권속을 짜임새 있게 배치했고, 밝고 짙은 채색으로 장식적인 요소가 돋보이는 화면이 특징이다. 명료하고 능숙한 필선으로 대상을 표현하여 격조 있는 품위를 보여주고 있으며, 18세기 후반 경북지역의 대표적인 불화 중 하나로 중요하게 평가되고 있다.

사진 왼쪽이 보물 제2008호 <‘경선사’명 청동북(‘景禪寺’銘 金鼓)>, 오른쪽이 보물 제2010호 <경주 얼굴무늬 수막새(慶州 人面文 圓瓦當)>. 문화재청 제공

보물 제2008호 <‘경선사’명 청동북(‘景禪寺’銘 金鼓)>은 사찰의 일상적 불교 의례에서 사용된 불교의식구(佛敎儀式具)의 한 종류인 청동북(金鼓)이다. 옆면에 새겨진 명문을 통해 ‘무인년(戊寅年)’인 1218년(고려 고종 6년)경 무관 6명이 발원해 경선사(景禪寺)에 봉안하기 위해 만든 작품임을 알 수 있다.

이 청동북은 표면에 4개의 굵고 가는 동심원을 둘렀고 중앙에 연꽃 씨를 표현했으며, 그 주위를 16개의 연화문으로 돌려가며 장식해 화려하고 조형적인 아름다움을 갖췄다. 고려 시대 청동북 중 아래에 공명구가 뚫려 있는 사례 중 시기적으로 가장 앞선 작품이다.

지금까지 고려 청동북은 뒷면이 뚫려 있는 반자형(飯子形)이 주로 알려져 왔기 때문에 옆면에 공명구가 마련된 <경선사’명 청동북>은 13세기 청동북 중 기년명이 있는 보기 드문 사례이자 독특한 제작기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고려 금속공예품 연구에서도 의미가 크다.

보물 제2009호 <장철 정사공신녹권(‘張哲 定社功臣錄券)>은 1398년(태조 7년) 11월 공신도감(功臣都監)이 제1차 왕자의 난(1398년)을 평정하는 데 공을 세운 정사공신 29명 중 한 명인 중추원부사(中樞院副使) 장철(張哲, 1359∼1399)에게 발급한 녹권(錄券)이다.

닥종이 상・하 단변에 주사란(朱絲欄)을 긋고 공신호(功臣號)와 성명, 국왕의 명령으로 공신 책봉을 하게 된 목적과 경위, 공신들의 공로와 관직, 공신의 포상과 이와 관련된 녹권의 발급 사실, 시행 일자 등이 순서대로 기록돼 있다.

이 녹권은 정사공신의 공적과 포상의 내역이 자세히 기록되어 있을 뿐 아니라 한자어의 순우리말 표기인 이두(吏讀)가 많이 사용됐고 문서의 서식 또한 조선 초기 공신녹권 체제를 유지하고 있어 고문서 연구에도 의미가 있다. 지금까지 유일하게 확인된 조선 초기 정사공신녹권이자 역사적‧국어학적‧서지학적 가치가 높게 평가되는 자료이다.

보물 제2009호 <장철 정사공신녹권(‘張哲 定社功臣錄券)>. 문화재청 제공.

보물 제2010호 <경주 얼굴무늬 수막새(慶州 人面文 圓瓦當)>는 ‘신라의 미소’라고 널리 소개된 신라 시대 원와당(圓瓦當)이다. 일제시기 경주 사정리(沙正里, 현 사정동)에서 출토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막새는 목조건축의 추녀나 담장 끝에 기와를 마무리하기 위해 사용된 둥근 형태로 만든 와당으로 원와당(圓瓦當)으로 불린다. 수막새 아래 좌우로 장방형으로 부착된 드림새는 암막새(평와당)라고 한다. 이 수막새는 1934년 일본인 다나카 도시노부(田中敏信)가 골동상점에서 구입한 당시부터 고고 학술자료를 통해 존재가 알려졌으며, 이후 일본으로 반출되었으나 1972년 10월 국내에 반환됐다.

이 수막새는 와당 제작 틀(와범)을 이용해 일률적으로 찍은 일반적인 제작 방식과 달리 손으로 직접 빚은 작품으로, 바탕흙을 채워 가면서 전체적인 형상을 만든 후 도구를 써서 세부 표현을 마무리했다. 비록 오른쪽 아래 일부가 결실되었으나 얼굴 전면에 걸쳐 다듬은 흔적이 있고 이마와 두 눈, 오뚝한 코, 잔잔한 미소와 두 뺨의 턱선이 조화를 이룬 자연스러운 모습 등 숙련된 장인의 솜씨가 엿보인다.

지금까지 유일하게 알려진 삼국 시대 얼굴무늬 수막새이자 신라인들의 염원과 인간적인 모습을 구현한 듯한 높은 예술적 경지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신라의 우수한 와당 기술이 집약된 대표작이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된 문화재가 체계적으로 보존‧활용될 수 있도록 해당 지방자치단체, 소유자(관리자) 등과 적극적으로 협조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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