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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라 조선이 김씨 것이더냐[인터넷 소설 이하응 : 리멤버 1863] <4>흥선의 결단

칠흑 같은 밤이다. 암살을 위해 하늘이 준 더없이 좋은 기회다. 검은 복면을 쓴 사내들이 주저 없이 서운관 앞 고개에 있는 흥선의 집 담을 넘더니 곧장 칼을 빼 들었다. 이들은 신호를 주고받는 듯 서로를 번갈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숨죽인 채 장지문을 소리 없이 열고는 아랫목으로 접근했다. 그들 중 하나가 재빠르게 이불을 걷어냈다. 그런데 웬걸, 흥선이 없다. 당황한 자객들이 방 여기저기를 살핀다.

사내들은 돌아갈 생각이 없다. 흥선을 더 찾아보려는 심산인지 대청마루로 한 사내가 빼꼼 얼굴을 내밀었더니 중간쯤에 사람이 서 있다. 박상의다. 교교한 달빛 아래 환도를 빼 들고 선 박상의의 모습이 흡사 죽음을 무릅쓴 무사 같다. 적을 발견한 자객이 쉴 틈도 없이 상대의 날숨을 읽고는 거침없이 칼을 휘두른다. 박상의가 첫 번째 공격을 피하자 다른 자객의 칼이 박상의의 얼굴 앞에서 번쩍인다. ‘성급함을 알면 기다리라.’ 비홍검의 대가이며 승려인 승한의 제자인 박상의는 스승의 가르침을 속으로 되뇌고 있었다. 저들은 마음이 급해 빠르게 승부를 보려 할 테니 실수를 놓치지만 않는다면 능히 이기기라. 상대방의 칼을 맞받지 않고 피하기만 하면서 단 한 수를 노렸다. 스승은 마치 살아 숨 쉬는 것처럼 옆에서 훈수를 두고 있었다.

삽화=태도(太道) 조석희

자객의 칼이 어깨를 스치는 찰나 박상의가 몸을 반쯤 옆으로 돌려 가볍게 손목을 노렸다. 그러자 사내가 칼을 떨어뜨리고는 뒤로 물러선다. 삼합 만에 암살자가 지쳤는지 짧은 숨을 몰아쉬더니 곧 다른 칼을 빼 든다. 이어 상대의 공격에 대비하려는 듯 뒷발에 무게 중심을 두고 몸을 뒤로 젖혔다. 한순간에 목이 달아날지 모를 황급한 상황에서는 아무리 뛰어난 칼잡이라도 뒷발에 무게를 두지 않는 법이다. 사태를 잘못 판단했거나 늙어서 기가 모자란 것이다. 사내가 박상의를 가운데 놓고 천천히 원을 그리며 돌기 시작할 무렵 안채에서 노복들이 뛰쳐나온다. 다급해진 사내들이 뒷걸음치나 싶더니 그중 하나가 박상의에게 달려든다. 박상의가 기다렸다는 듯 다시 손목치기로 칼을 떨궈버렸다. 자객들이 혼비백산 달아난다. 박상의가 쫓으려 하자 어디서 나타났는지 흥선이 소리친다.

“그만두게.”
멈춰선 박상의가 흥선 앞으로 다가가 고개를 숙인다.
“괜찮으십니까.”
“괜찮네, 자네가 아니었으면 큰일 날 뻔했네.”

흥선의 노복들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달아나는 자객들을 뒤쫓으려 하자 흥선이 수노(首奴)에게 지시한다.

“되었다. 자네들은 문단속이나 잘하고 안채가 무고한지 알아보게.”

그리고는 박상의에게 눈길을 준다. 흥선이 앞서고 박상의가 뒤따른다. 사랑방에 들어와 등잔에 불을 붙이는 흥선의 낯빛이 두려움과 노기(怒氣)로 뒤섞여있다. 흥선은 박상의를 인자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말을 건넨다.

“앉게나, 오늘 애쓰셨네. 어디서 배웠기에 그리 칼솜씨가 출중하신가. 대단하네그려.”
“별말씀을요.”
“어디서 누구에게 배우신 건가.”
“배우긴요, 세상을 체념하고 절에 들어가 마음수련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승한 스님의 권유로 극택통서(剋擇通書), 경국대전(經國大典)을 마치고 연해자평(淵海子平)을 깨우칠 때인데 검법으로 몸도 수련하라 해서 잠시 배웠을 뿐입니다.”
“칼 쓰는 품새를 보니 제대로 배웠구먼 그려.”

그랬다. 박상의가 배운 검법은 숙종 때 왕 앞에서 시범을 보여 참관자들을 모두 경악시켰던 검신(劍神) 김체건(金體乾)의 검법이다. 훈련도감의 군교들에 의해 겨우 전수되고 있었지만, 고구려가 대륙을 호령할 때는 연개소문도 이 검법의 달인이었다.
 
“오늘 내가 당하고 보니 아무래도 안 되겠네. 집안을 지키는 것도 남자의 할 일인데 말일세.”
“하오면 여기서 멈추시렵니까? 말씀하신 대로 남자는 그렇다 쳐도, 이 나라 조선은 어떡합니까?”
흥선이 얼굴색을 바꾸며 말을 건넨다.
“그렇기야 하지… 그렇다고 내가 죽을 수는 없지 않은가.”

그러자 박상의는 흥선의 눈을 지그시 쳐다본다. 박상의에게 흥선의 안위보다 헐벗은 조선의 백성들이 더 걱정이었는지 모른다. 잠시 숨을 고르던 흥선이 한숨을 토해내며 자조 섞인 목소리로 말한다.

“나는 살아야겠네. 저들이 무섭네.”

박상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흥선도 잠시 입을 닫고 있었다. 얼마간 침묵이 흐른 뒤 먼저 입을 뗀 것은 박상의였다.

“불과 얼마 전 대군께서 조선을 구하시겠다는 언약은 어디에 버리셨습니까? 흐르는 강물에 내던지신 겝니까?”

말이 너무 심했나 박상의가 생각할 찰나 흥선이 꽉 다물었던 입을 열었다.

“으흠, 그러면 안 되겠지. 그렇다면 나를 좀 도와줘야겠네.”
“예?”
“안동김씨가 조선을 물 말아먹기 전에 뒤집어야지. 아니 그런가?”

박상의가 반색했다.

“그렇다면…”
“민심이 천심이라고 하지 않던가. 백성들이 배고파 이리 아우성인데.”
“예, 그렇습니다.”
“자네는 내일부터 광화문 육전에 나가 보상(褓商)과 부상(負商)들을 살피시게. 접장(接長)을 먼저 찾게. 내가 이천일에게 연통을 넣어 놓겠네.”
“이천일은 보부상단의 최고 어른인 영위(領位)가 아닙니까.”
“그렇네. 그자가 나를 많이 돕고 있네.”
“그렇다면 8도의 도접장(都接長)도 모두 만나야겠습니다.”
“자네는 보부상들을 통해 전국팔도 돌아가는 소리를 수집하게. 날이 밝는 대로 역관 오경석을 만나주시게. 내 서찰을 써놓을 테니.”
“예.”
“자네도 알겠지만, 눈이 보통 무서운 게 아니네… 조심하게나.”

박상의가 흥선을 쳐다보며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흥선의 생각은 다른 곳에 가 있었다. 왕실 최고 어른인 조대비였다. 순조(純祖)의 아들 효명세자는 왕위에 오르지 못하고 죽은 뒤 익종(翼宗)으로 추존됐다. 조대비는 풍양 조씨 만영(萬永)의 딸로 효명세자의 빈이었다가 아들 헌종(憲宗)이 즉위하자 왕대비가 되었다. 헌종이 이른 나이에 죽고 철종이 즉위하면서 대왕대비로 진봉되었다. 조대비는 3대에 걸친 안동 김씨 세도에 눌려 한을 품고 살았다. 철종은 허수아비나 다름없었고 김좌근은 전권을 쥐고 왕권을 농락했다. 흥선은 이 같은 상황에서 나름 정치적 묘수를 찾고 있었다. 궁궐의 무수리부터 나인, 상궁까지 손이 닿는 사람은 모두 사귀어 관계를 맺은 까닭이다. 궁궐 곳곳에서 나오는 정보를 구하고, 이를 전략 수립에 활용했다. 흥선의 치밀함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어느 날 조대비는 친정 조카인 조성하로부터 편지 한 통을 은밀히 전해 받는다. 조성하의 장인인 이호준이 전한 것으로, 흥선군의 밀서였다. 이호준과 흥선은 막역한 사이였다. 둘은 사돈지간이었다. 이호준과 흥선은 각각 첩실에게서 낳은 아들과 딸을 혼인시켰다. 이 또한 흥선의 지략이었다. 이호준은 정실에게서 아들을 생산하지 못해 먼 친척에게서 양자를 들였다. 이 자가 훗날 조선 최고의 역적이자 매국노인 이완용이다.

이른 새벽 무렵, 이호준의 집 앞을 허름한 옷차림의 사내가 서성거린다. 흡사 비렁뱅이 같지만, 눈빛과 걸음걸이는 위엄이 있었다. 흥선이다. 예전 같으면 ‘이리 오너라’ 호기 있게 대문 앞에서 소리칠 흥선이지만 이날은 달랐다. 작은 소리로 겨우 통문(通門)을 하자 하인이 대문을 열고 나와 예를 갖춘다. “바깥사돈 왔다고 전하게.” 흥선이 말을 끝내자마자 어떻게 알았는지 이호준이 버선발로 뛰어나온다.

“아니 어인 일이십니까. 미리 기별이라도 하시지요…”
이호준이 흥선을 사랑방으로 안내한다.

이호준이 아랫목을 권하며 고개를 숙인다. 기실 이호준은 왕실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을 흥선에게 일일이 전하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안동김씨 세도정치의 시퍼런 서슬 아래에서 흥선과 연통하는 일이 매번 초조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흥선이 무서운 사람이며, 앞으로 실권자가 될 것이란 확신이 있었다. 흥선이 못이기는 척하며 아랫목에 앉고는 눈가에 미소를 가득 담아 인사를 건넨다.

“그동안 무고하셨습니까. 사돈한테는 신세가 태산입니다그려. 몇 마디 수어(數語) 좀 나누고 일어나겠습니다.”

이호준이 정색을 하며 손사래를 친다.
“사돈어른께서 이리 일찍 오셔서 놀랐습니다.”
“허허허, 시집보낸 딸이 보고 싶기도 하고 또 우리 허교(許交)가 벌써 얼맙니까.”
“예, 예, 그렇지요.”

이호준이 대답하며 연신 고개를 숙인다. 흥선이 조그만 목소리로 말한다.
“긴히 드릴 말씀이 있어서…”

흥선이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이호준이 묻는다.
“예, 무슨?”

두 사람 사이에 한동안 정적이 흐른다. 흥선의 눈길은 이호준의 뒤편 들창을 향해 있지만, 실상은 이호준의 표정을 살피고 있다. 흥선이 묻는다.
“대감은 지금의 조선을 어찌 생각하십니까?”

이호준은 흥선이 큰일을 도모하고 있음을 직감했다.
“무슨 말씀이신지…”

흥선은 방바닥에 손을 짚고 이호준에게 바짝 다가가 힘주어 묻는다.
“조선이 이씨의 조선입니까, 김씨의 조선입니까?”

이호준의 눈이 토끼 눈처럼 커졌다. 흥선은 순간의 긴장을 풀지 않았다. 더 중요한 대목이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흥선은 다정다감하게 속삭이듯 말했지만, 이호준은 흡사 고양이 앞 쥐 같은 모양새다.

“사돈어른이 좀 나서줘야겠습니다.”
“제제, 제가요…”

두렵다는 표정과 말투였지만, 이호준은 내심 이런 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흥선을 발판으로 입신양명하겠다는 생각이 늘 머릿속을 사로잡고 있던 터다. 열과 성을 다해 흥선을 모셨고, 궁궐에서 일어나는 일은 사소한 것까지 흥선에게 고했던 까닭이다. 잠시 정적이 흐른 뒤 흥선이 부드러운 어조로 말을 이어갔다.

“권불십년이라 하지 않습니까. 조선이 망가지고 백성들은 굶주리는데 먹물들은 자들이 하나같이 안동김씨에 빌붙고 있어요. 세상은 변하는데 조선은 거꾸로 뒷걸음치고 있습니다. 사돈같이 고명(高名)하신 분들이 잠들어 있는 백성을 깨워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호준이 심각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고는 결의에 찬 표정으로 흥선을 응시한다. 이호준은 믿을만한 사람은 아니지만, 아직은 더없이 필요한 사람이라고 흥선은 생각하고 있었다. 이호준이 흥선의 두 손을 잡으며 말한다.

“하오면 제가 어찌해야겠습니까.”
“묘책이 있긴 하오만…”
“그렇겠지요. 이 새벽에 행차하신 걸 보면…”

흥선이 이호준의 귀에 입을 바짝 갖다 대고 속삭인다. 흥선의 이야기를 들은 이호준이 고개를 끄덕인다. 흥선이 되묻는다.

“이대로 죽을 수는 없지 않소이까.”
“부주비전(符呪秘傳)이나 망단기결(望斷奇訣)을 꿰신 겝니까? 아니면 가망청배(家亡請陪)하여 응답이라도 받으신 겝니까.”
“하늘이 사람에게 큰일을 맡기려면 반드시 그 마음과 뜻을 괴롭게 하고 뼈와 근육을 고난받게 하며, 곤궁과 결핍에 빠지게 하고, 일하는 족족 망가지게 만드는 법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두 사람 사이에 다시 긴 침묵이 흐른다. 곧 흥선이 결심이 섰다는 듯 소매에서 서찰 하나를 꺼낸다. 흥선이 이호준의 두 눈을 바라보며 손을 덥석 잡는다.

“사돈…”

이호준이 나만 믿으라는 듯 고개를 끄덕였지만, 방안을 휘감은 공기가 휘하게만 느껴진다. 너무 중차대한 일인지라 혹여나 산인훼사(散人毁事)를 걱정한 까닭이다.

중국에 사신으로 갔다 돌아온 역관 오경석은 그동안의 과로로 해소병이 걸려 칩거하고 있었다. 늦은 저녁, 사랑채에서 서책을 꺼내 읽던 오경석이 갑작스러운 인기척에 놀라 숨을 죽인다. 귀를 기울이다 일어나서는 등 뒤 벽에 걸려있는 장검을 꺼내 문 앞으로 다가가 문을 슬그머니 열었다. 놀랍게도 흥선이 서 있는 것이 아닌가.

“아니, 흥선군 나리.”

흥선이 대꾸 없이 서 있다.

“어인 일이십니까, 야심한 밤에.”
“눈이 무섭소이다, 잠시 듭시다.”

방안으로 흥선이 먼저 들어서자 오경석이 따라 들어와 앉는다.

 
“내 서찰은 받았는가.”
“예.”

흥선이 오경석의 한 손을 덥석 부여잡는다.

“역매, 우리 함께 해보세나.”

오경석이 나머지 한 손으로 흥선의 손을 잡았다. 둘은 형제같이 흠선(欽羨)하고 서로를 동동촉촉(洞洞燭燭)하였다.

“어쩌실 요량입니까?”
“역매도 알다시피 내가 용렬하고 못났소.
“무슨 그런 말씀을…”

흥선은 조금도 참람(僭濫) 되게 행동하지 않았다. 안동김씨들이 풀어 놓은 기찰(譏察)을 속이기 위해 주정뱅이처럼 굴었지만,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기품이 굳건해 보였다. 오경석이 다시 묻는다.

“결정하신 겝니까?”
“내가 우매하여 그동안 허튼짓만 했네.”

오경석이 흥선을 붙좇아 말하였다.

“무슨 외람(猥濫)된 말씀을 하십니까.”
“생각이야 이 망할 놈의 세상을 확 바꾸고 싶소만… 행하지 않는 생각은 한갓 쓰레기가 아니겠나.”
“그러다 뿐이겠습니까.”
“이제는 입을 들어 말하고 손을 들어 가리키고 저 거대한 족벌정치 탐학의 장막을 걷어내야겠네.”

오경석이 잡았던 흥선의 손을 꼭 쥐며 미소지어 보였다.

“고맙고 고맙습니다. 암요, 이제 나서셔야지요. 흥선군 대감이 아니시면 누가 나서겠습니까.”

흥선이 고개를 끄덕이며 의기에 찬 얼굴로 대답했다.

“알겠네. 언제까지 나에게 맡겨진 절체절명의 사명을 모른 체할 수 있겠나. 이제 세상에 나를 드러내어 백성의 마음을 얻어보려 하네. 조선을 구해야 하지 않겠나. 어떠신가, 역매… 헐벗은 백성을 구해봄세. 백성이 바로 서도록 해봄세. 등 따습고 배곯지 않는 백성과 함께 이 나라 조선을 다시 세워봄세. 오늘부터 내 운명을 조선을 위해 걸겠네.”

오경석이 의기에 찬 흥선의 말을 들으며 흐느낀다. 진심으로 감복한 것이다. 흥선이 말을 마치자 오경석이 대답한다.

“이제 됐습니다. 소인이 죽을 힘을 다해 대감 어른을 돕겠습니다.”
“고맙네. 자네가 나를 돕는다니 천군만마가 따로 없네그려. 조선을 향해 바른 질문만 던질 수 있다면 아직 늦지 않았네. 우리가 기적을 만들어 봄세.”

흥분한 오경석이 흥선의 두 손을 잡고 엎드려 엉엉 소리를 내며 울었다. 수천 년을 호령하며 군림하던 청나라가 쉽게 무너지는 것을 지켜보면서 조선의 앞날을 걱정하던 그다. 청나라보다 나을 게 하나 없는 조선을 생각하면 서러움이 북받쳐 올라왔다. 그런 오경석이 안색을 바꾸며 흥선에게 바짝 다가섰다.

“대감, 고맙습니다. 저는 대감께서 술에 취해 주정하실 때도 일부러 그러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오나 대감 나리께서 이렇게 굳은 마음으로 조선을 지켜내고자 하시는지는 짐작도 못 했습니다.”
“미안하네. 내가 여러 사람에게 폐를 끼쳤음이야. 역매, 안은 내가 맡을 테니 밖을 맡아주시게.”
“예, 여부가 있겠습니까.”

흥선이 오경석의 안색을 살피더니 말한다.
“역매… 밥을 지을 때도 뜸은 들여야 하지 않겠나. 하니 때를 기다려주시게.”

흥선이 검지를 입에 갖다 대고 입조심을 당부했다. 흥선이 이내 자리에서 일어나 제비처럼 나오면서 말한다.

“곧 기별하겠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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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유태희는 대학로문화발전위원회 기획이사를 역임했으며, 현재 행복도시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창작공동체 '이도의 날개' 대표로 활동하는 문화예술기획자다. 세종포스트와 함께하는 음악회 '세종에서 음악으로 다시 태어난 윤동주'의 총예술감독을 맡기도 했다.

유태희  naturecur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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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 2018-12-01 23:33:13

    작가님 우연찮게 들어와서 4편 쭉 다 읽고가요~
    다음편이 기대됩니다. 너무 재미있네요!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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