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댓글
변상섭, 그림속을 거닐다
세종시교육청 공동캠페인
장애인은 왜 항상 뒷전이어야 하는가
상태바
장애인은 왜 항상 뒷전이어야 하는가
  • 이광우
  • 승인 2018.11.06 13:30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독자기고] 이광우 세종시장애인체육회 총무팀장 | 이학박사
이광우 세종시장애인체육회 총무팀장 | 이학박사

장애인의 사회 활동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과거에는 소극적이고 피동적인 존재로 여겨졌던 장애인들이 이제는 당당히 적극적인 사회의 주체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배려심도 날로 커지고 있다. 인식도 개선돼 장애인도 당당한 이 나라의 주권 국민으로 모든 권리의 주체라는 데 이견이 없다. 불과 한 세대 전과 비교해 봐도 실로 괄목할만한 변화다.

과거보다 여건이 많이 개선되고 의식이 성장한 것은 맞지만 여전히 장애인을 모든 분야에서 뒷전으로 생각하는 것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장애인을 비장애인의 후순위로 생각하는 것은 단지 장애인들이 사회적 약자이면서 소수자라는 이유 때문이다. 장애인들이 강자이고 다수자라면 발생하지 않을 일이 여전히 이 사회에서는 자연스럽게 발생하고 있다.

지난 10월 25일부터 29일까지 4박 5일 일정으로 익산시를 중심으로 전라북도 일원에서 개최된 제38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 다수의 선수가 소외감을 경험할 수밖에 없었다. 그들이 느낀 소외감이나 불편함 등에 대해 이해하고 사려 깊게 생각하며 공감한 비장애인들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극소수이거나 어쩌면 아예 없을 수도 있다. 장애가 없는 다수는 장애인이 늘 후순위가 되는 현실을 지극히 당연한 현상으로 받아들인다.

비장애인들의 전국체육대회가 끝나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그 자리에서 전국장애인체육대회가 열린다. 매년 전국체육대회가 끝나고 나면 바로 그 지역에서 장애인체육대회가 열리는 방식이다. 대개는 1주일에서 4주 정도 후에 장애인체육대회가 열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반드시 비장애인 체전 후에 장애인체전을 치러야 할 필요가 있을까? 장애인체전을 열어주는 것만으로 고맙게 생각하라는 식의 사고방식은 이제 사라져야 한다.

하지만 10월 초순 또는 중순과 10월 하순의 차이는 크다. 특히 기온의 변화가 심하게 나타난다. 10월 하순이 되면 기온은 하루가 다르게 급강한다.

바로 이번 전국장애인체육대회가 그러했다. 특히 체전 기간에 가을비가 내리고 기온은 급격히 떨어졌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추위에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 참가한 선수와 임원, 가족들을 비롯한 응원단과 관람객들은 호된 시련을 겪어야 했다.

주최 측은 비가 올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않았고, 그런 만큼 비에 대한 대비는 허술할 수밖에 없었다. 대부분의 실외경기는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1년 동안 피나는 훈련을 해 체전을 준비했던 많은 선수가 제 기량을 펼칠 수 없었다.

경기장 곳곳에서 장애인들은 추위에 떨어야 했다. 장애인들 가운데는 기온이 급강하면 혈액순환이 불편해지거나 통증이 심해지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그러니 기량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갑작스럽게 내린 비와 크게 내려간 기온 탓에 많은 장애인 선수들은 이번 체전을 고통의 체전으로 기억했다.

그러나 이 같은 사실에 대해 큰 의미를 두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나와 내 가족의 일이 아닌 그저 소수의 장애인 선수들이 겪는 불편과 고통이었기 때문이다.

국제대회도 그러하고, 국내대회도 그러하다. 늘 장애인들의 잔치는 비장애인들의 잔치 뒤에 열린다. 그러니 늘 소외감을 느낄 수밖에 없고, 불편할 수밖에 없다. 연중 가장 좋은 시기를 비장애인들의 잔치로 치르고 이후 그만 못한 시기에 이르러야 비장애인들의 무대가 열린다.

온정어린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사실상 보호받고 조금이라도 덜 불편을 느껴야 할 대상은 바로 장애인들이다. 장애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잔치에서 뒷전으로 밀려도 된다는 생각은 위험하다.

굳이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나눠 체전을 이원화하는 것도 썩 바람직해 보이지는 않는다. 같이 하지 못할 것이라면 장애인체전을 앞당겨 치르는 방안도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 장애인들이 반드시 비장애인들보다 후순위로 행사를 치러야 한다는 생각 자체가 합당하지 못하다. 체전을 열어주는 것만으로도 고맙게 생각하라는 식의 사고방식이라면 위험하다. 장애인을 바라보는 대한민국의 시각을 바꿔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영바위 2018-11-06 14:33:48
세종시에서 시각장애인은 길을 다닐 수가 없다.
건널목 신호등에서 음성 안내 방송이 안 나오기 때문.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