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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단풍처럼 아름답게 물들어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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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단풍처럼 아름답게 물들어가고 있는가?
  • 신기용
  • 승인 2018.11.01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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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산의 음악여행] <8>‘만추의 서정’ 라비 샹카르
평산 신기용 | 치유명상음악가

상강(霜降)이 지나고 단풍이 절정에 달하는 늦가을, 인도 라비 샹카르(Pt. Ravi Shankar)의 시타르(Sitar) 연주를 들으며 만추의 서정에 깊이 젖어보시지요.

지금은 고인이 된 인도의 시타르 명인 라비 샹카르는 20세기 후반 연주와 힌두 고전 음악의 작곡을 통해서 세계 여러 나라의 다양한 음악가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1956년부터는 유럽 및 미국 등지에서 인도 고전 음악을 연주했고, 시타르와 오케스트라 작곡을 하고 월드투어를 하였다. 1960년대에 바이올린 연주자 예후디 메뉴인, 퓨전재즈기타리스트 존 맥러플린과 교류하며 음악적인 감화를 전해주었다. 비틀즈의 조지 해리슨도 그에게서 시타르를 배우고 영감을 받아 ‘Within you without you’를 작곡하였다.

1999년에는 인도 정부로부터 최고의 시민 훈장인 ‘바라트 라트나’ 서훈을 받았다. 그의 이름 앞에는 Pt, 즉 명인(Pandit)이란 호칭을 붙여준다.

1967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 마르케트대학교에서 열린 라비 샹카르 콘서트 전단지(위키미디어 커먼스 퍼블릭 도메인).

누군가 라비 샹카르에게 ‘음악이란 무엇입니까?’라고 질문을 하자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음악은 하나의 산(山)입니다. 우리는 거길 오르는 사람들이지요.
음악의 산은 4단계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첫 번째 단계는 인기를 끌게 되는 시기로 여기서 포기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두 번째 단계는 팬들이 많아지면서 명예욕과 인기에 도취하는 마음이 커지고 더 이상 산에 오르는 것을 포기합니다
 
세 번째 단계는 이제 음악이 무엇인가? 의미를 어렴풋이 알아 가는 단계로 반성을 하게 됩니다.

네 번째 단계는 드디어 완성에 이르는 단계로 연주할 때 신성(divine)을 표현하게 되고, 듣는 사람들도 신성을 느끼게 되는 최고의 경지입니다.”

1. Genius Unparalleled – Pt. Ravy Shankar (제목 클릭하면 유튜브 영상)

2001년 그래미상을 수상한 앨범으로 라비 샹카르 고유의 내공과 진정성이 유감없이 발현된 마스터피스이다. 신성한 음악 여행에 동참하려면 인터넷에서 다운을 받아 듣기보다는 이 앨범을 구입하여 좋은 음질로 감상하기를 권해드립니다.

2. West meets East - Ravy Shankar & Yehudi Menuhin (제목 클릭하면 유튜브 영상)

1967년 빌보드 차트에서 18주 동안 클래식 LP 부문에서 1위를 석권하였고 월드뮤직의 효시가 된 이 앨범은 타이틀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서양의 대표적인 현악기인 바이올린이 동양의 대표적인 현악기인 시타르와 만나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크로스 오버 2중주이다.

라비 샹카르와 예후디 메뉴인이라는 두 비르투오소가 의기투합한 실험적인 음악이기에 처음에는 확 와닿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진귀한 음악의 판도라 상자를 열어본다는 마음으로 여러 번 들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바이올리니스트 겸 지휘자로 활동한 예후디 메뉴인(1916~1999)은 뉴욕에서 태어나 7세 때였던 1923년 샌프란시스코 심포니와의 협연으로 데뷔하였다. 12세 되던 1928년 뉴욕 필하모닉의 독주자로서 베토벤의 협주곡을 연주하여 신동이라는 명성을 얻고는 세계 각국을 순회공연하면서 세계적인 인기를 얻었다.

1986년 존 F. 케네디 센터가 주관하는 평생공로상을 받았고 새로운 음악을 옹호하여 벨라 바르토크의 Sonata for Solo Violin과 같은 현대적 레퍼토리를 소개한 것으로도 유명하였다. 만년에는 지휘자로서 활동하였고 라비 샹카르는 그를 위해 독주곡 〈프라브아티 Prabhati : 전통적인 아침 노래〉(제목 클릭하면 유튜브 영상)를 작곡해주었다.

음악을 다 들으신 후에는 호흡을 가다듬고 조용히 자기 자신에게 이렇게 말을 걸어보세요.
“나는 단풍처럼 아름답게 물들어가고 있는 것일까?”

단풍(丹楓)
                            
붉은 바람 들었다 말하지 말라 
씨앗 부여잡느라 초록이었을 뿐 
어찌 붉은 마음조차 없었겠는가 
쥐고 있던 것들 놓아버리고 나니 
이렇듯 저절로 불타오르는 것을

- 류지남 시집 『밥꽃』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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