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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학교, 큰 꿈' 세종시 쌍류초 살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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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학교, 큰 꿈' 세종시 쌍류초 살리기
  • 한지혜 기자
  • 승인 2018.10.2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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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생 73명 작은 학교 육성 고민, 통학 지원·특색 교육과정 발굴 주력
세종시 연서면 쌍류초등학교 전경.

[세종포스트 한지혜 기자] 세종시 조치원읍에서도 약 10여km 떨어진, 작은 학교 쌍류초등학교 육성을 위해 교육공동체가 머리를 맞댔다. 

쌍류초는 세종시 연서면에 위치한 전원학교다. 정원은 84명이지만 현재 전교생은 73명. 4학년을 제외하고는 학년별 1개 학급씩만 편성돼있다.

올해 졸업하는 6학년 학생은 13명이지만, 1학년 학생들은 7명뿐이다. 신입생이 졸업생보다 적은 추세를 감안한다면, 장기적으로 학교 통폐합 대상이 될지 모른다는 우려를 안고 있다.

올해 2학기 새롭게 바뀐 교직원과 학부모들은 협의회를 여는 등 학생 유치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폐교 위기 학교에서 인기 학교로 거듭난 최근 수왕초 사례처럼 쌍류초도 인기 전원학교로 발돋움 할 수 있을지 주목되는 시기다. 

전 수왕초 교장 부임, 자연환경 단연 으뜸

쌍류초 황동윤 교장.

올해 9월 1일자로 부임한 황동윤(55) 교장은 최근까지 수왕초 교장으로 재직했다. 학생 수가 계속 줄어들어 위기에 처했던 수왕초는 전교생이 20여 명에 불과했지만, 올해 기준 75명까지 학생 수가 늘어 정원을 채웠다.

지역 외 인원 배정 4명에 20명의 학생이 몰리는 등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기까지 했다. 교직원과 학부모가 학교 살리기라는 목표를 위해 다양한 혁신과 변화를 이끌어낸 결과다.

황동윤 교장은 “수왕초, 전의초 등 작은 학교에서 오래 근무해왔다”며 “최근에는 학부모 협의를 통해 쌍류초만의 특색 교육과정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올해 말 학교 설명회 개최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학교 이름인 쌍류(雙流)는 마을지명 쌍류리에서 따온 명칭이다. 학교 인근에는 작은 하천과 월하천이 흐르고, 양쪽에서 흘러오는 시냇물이 마을 아래에서 합쳐진다. 학교 주변으로는 논, 그 뒤로는 야트막한 산들이 학교를 감싸고 있다.

황 교장은 “학교를 홍보할 때 ‘세종시의 알프스’라고 말 할 만큼 풍경이 아름답다”며 “자연 체험 교육이 가능한 곳이라는 게 가장 큰 강점이다.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는 아이들의 마음도, 성격도 순화된다”고 말했다.

쌍류초는 인성교육 시범학교다. 어깨동무 인성교육 사업 중 하나인 육남매 프로그램은 1학년부터 6학년까지 의형제로 팀을 이뤄 교육과정을 함께하는 활동이다. 형제자매가 적은 요즘의 가족 형태에서 착안한 특색 교육으로 학부모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외부 체험학습 기회가 많은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예술 체험, 공연 관람, 진로 체험 등 매 월 다채로운 체험활동이 진행된다.

황 교장은 “주말에는 쌍류리 예술촌 예술인과 협약해 목공 체험이 예정돼있고, 최근에는 독립기념관 방문과 인문학 체험을 마쳤다”며 “소규모 학교라는 이점도 작용하지만, 교사들이 직접 체험학습지를 발굴하고 추진하는 데 큰 열정을 갖고 있어 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신도심 학생 유치 골몰

쌍류초 6학년 아이들과 담임 교사가 졸업사진을 찍고 있다. 올해 졸업생은 13명이다. 

쌍류초는 1934년 조치원공립보통학교 부설 쌍류간이학교로 개교해 1952년 쌍류국민학교로 승격했다. 올해로 84년 역사를 자랑하는 학교다.

2010년 초반 전교생이 17명으로 줄어 폐교 위기를 맞았지만, 각고의 노력 끝에 대상 학교에서 벗어났다. 고 신정균 전 세종시교육감이 학구 조정을 통해 조치원에서도 학생들이 올 수 있도록 했고, 전임 윤은석, 정미자 교장이 학교 기틀을 닦았다.

황 교장은 “내년 이 지역 취학대상자가 7명이고, 외부 신입생을 4~5명 정도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자체적인 홍보를 위해 전단지를 만드는 등 방법을 고민 중이다. 같은 읍면지역 학교가 학생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되도록 신도심 학생을 유치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 ‘소규모 학교 통폐합 권고 기준’에 따르면, 초등학교의 경우 도서·벽지는 재학생이 60명 이하인 경우 통폐합 대상 학교가 된다.

신도심 학생 유치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점은 통학 지원이다. ‘학세권’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집과 가까운 학교가 선호되는 시대에 현실적으로 학부모가 아이 등하교를 책임지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실제 인기 전원학교가 된 수왕초는 올해부터 신도심 등하교 통학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신도심 통학 학생들이 늘어나면서 학부모들의 요구가 커졌기 때문이다.

황 교장은 “학교 통학버스가 읍면지역으로 아침에 2번, 오후에 3번 운행되고 있지만, 신도심까지 운행하려면 버스가 부족한 실정”이라며 “조치원읍에서 통학하는 학생들이 50여 명 정도 있고, 동지역으로 이사를 가고도 전학을 가지 않고 계속 이 학교를 다니는 학생들도 있다”고 말했다.

학부모 “방과후 과정 특화, 통학 지원 절실”

최근 개최된 1박 2일 학생 캠프 현장. (사진=쌍류초)

시교육청은 학생 수 100명을 기준으로 1대의 통학버스를 지원하고 있다. 쌍류초의 경우 올해 하반기부터 추가 예산을 투입, 통학버스 운행 횟수를 늘렸지만, 학부모들의 수요를 감당해내지는 못하는 수준이다.

쌍류초 학부모 A 씨는 “학교가 좋아 세 아이 모두 쌍류초에 진학시켰다”며 “다만 스쿨버스가 부족해 유치원 아이들과 초등생 아이들이 함께 타야 하고, 증차된 노선은 시간상 고학년의 경우 방과후 과정을 충분히 마치지 못하고 타야 하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동급식 문제도 개선 사항으로 꼽았다. 쌍류초를 포함한 전원학교 4곳은 아직도 인근 학교에서 만든 급식을 매일 운반해 먹고 있다. 학부모들의 관심이 많은 방과후 과정 특화도 선결 과제다. 

학부모 A 씨는 “이동급식으로 방학 기간 도시락을 싸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고, 병설 유치원과의 공간 분리도 필요하다”며 “새 학교를 잘 만들어 개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역사 깊은 작은 학교를 살려내는 일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여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학교가 계속 명맥을 이어 아이들이 성인이 된 후에도 모교가 남아있길 바라고 있다. 학교 번성을 위해 협의회 참여 등에도 적극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새단장하는 학교, 소인수 학급 강점

지난 2015년 신축된 솔마루 강당 필로티 공간 일부는 과학실, 예술실 공사가 예정돼있다. 

시교육청은 당초 수왕초와 의랑초 2곳에 3500만 원씩 지원하던 전원학교 예산을 올해부터 읍면지역 모든 초등학교(10개교)로 확대, 2000만 원 내외씩 지원하고 있다.

사업 내용은 기초학력 및 학력 신장, 특기적성개발, 돌봄 교육 등이다. 올해부터는 학교 특색 교육과정 운영 항목을 추가해 학교 자율성을 확대했다.

학교시설 개선 사업도 추진된다. 내달까지는 침하된 보도블록 공사가 진행되고, 신축된 강당 1층 필로티 일부 공간은 기존 주차장에서 과학실과 예술실로 변모할 예정이다.

오래된 구 건물은 외부 창호 교체와 외벽 리모델링 공사가 진행된다. 내년 3월이면 산뜻한 모습으로 신입생을 맞이한다.

황동윤 교장은 “작은 학교는 소인수 학급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선생님들과의 교감, 개별화 교육이 가능하다”며 “언젠가 쌍류초에서도 세계를 대표할 인재가 배출될 수 있다고 믿는다.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이 교육공동체로서 합심해 학교를 육성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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