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감한 남편과 딸아이 이해하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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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감한 남편과 딸아이 이해하고 싶다면
  • 박정미
  • 승인 2018.10.17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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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포스트 이화독서클럽] <3> ‘센서티브’ 일자 샌드 지음 | 다산지식하우스 펴냄
'센서티브' | 일자 샌드 지음 | 다산지식하우스 펴냄

“한번 읽어봐. 나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거야.” 불쑥 책을 내미는 남편 덕분에 읽게 된 <센서티브>는 어렵고 불편한 책이었다.

늘 나와 다른 딸과 남편을 궁금해하고 이해하기보단 재단하고 다그쳐 몰아붙였던 나 자신을 부끄러워했었다. 한 가족이지만 나와 다름을 인정하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좀 더 이해의 폭을 넓히는 기회가 됐고. 한 걸음 더 남편과 딸에게 다가갈 수 있었다.

평소 ‘까탈스럽다’ ‘생각이 복잡하다’ ‘속을 알 수 없다’ 등의 평가를 받는 사람은 예민한 사람으로 분류된다. 예민한 사람은 기피 대상이 되기도 하고, 본인 스스로 위축돼 인간관계를 잘 맺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저자는 “나도 예민한 사람 중 한 명이었으며, 이유도 모른 채 남들과 다르다는 생각에 힘들어했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민감성’이라는 개념을 접하고 난 뒤, 자신의 삶이 바뀌었다”고 밝힌다.

민감성은 감각기관이 활짝 열려 있어서 주변을 세심하게 감지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생각의 깊이와 차원이 남달라 일반적으로 떠올리지 못하는 독창적이고 혁신적인 결과를 내놓을 수 있는 기질이기도 하다.

박정미 | 세종포스트 이화독서클럽 회원

민감한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는 남들보다 더 큰 어려움과 도전을 경험하지만, 평온한 상태에서는 남들보다 더 깊은 행복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감정이입 능력과 공감력이 뛰어나 훌륭한 대화 상대가 되기도 하고, 특유의 투철한 책임의식과 자기성찰 능력, 양심적 태도로 주변 사람들의 확고한 신뢰를 얻기도 한다.

이처럼 민감성은 분명 중요하고 특별한 잠재적 능력이지만, 그것이 제대로 인정받고 활용되는 경우는 드물다. 유난히 발달한 감각기관과 인지 능력으로 인해 신경이 과민해지거나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고, 그 탓에 민감성을 ‘불편한 기질’로만 여기고 개선하거나 없애야 할 대상으로 간주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요즘 ‘외향적인’ ‘적극적인’ 사람들만이 정답인 것처럼 사회기류가 형성되다 보니 정작 자신은 ‘민감한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사회적 가면을 쓴 채 억지로 괜찮은 척, 원래 이런 척하는 사람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도태되는 느낌이 들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민감성은 고치거나 버려야 할 성향이 아니라 오히려 제대로 이해하고 한층 더 발전시켜야 할 소중한 자산이다. 자신을 온전히 수용한다면 한층 다채롭게 세상을 느끼고 훨씬 넓게 생각하고 더 깊게 성찰할 수 있는 탁월한 재능을 한껏 뽐낼 수 있다.

“자신에게 100% 들어맞는 유형을 찾을 수는 없다. 그러려면 사람의 수만큼 많은 유형이 필요할 것이다. 자신을 특정한 범주에 끼워 맞추려 들면 결국 자신의 의식에서 자기 성격의 일부분을 제외하게 된다. 자기 자신을 하나의 구체적인 유형과 동일시하는 것은, 스스로 성장과 변화의 가능성을 가진 존재라는 사실을 외면하고 특정한 역할로 자신을 제한하는 것과 같다.
[…] 자기 자신과 다른 유형이 있다는 걸 인식하고. 그들의 특성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많은 커플이 지금보다 더 행복해질 수 있을 것이다.” (56쪽)

“남들보다 민감한 성향에 대해서 올바르게 이해될 때, 우리는 정상적인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인식의 범위를 확장하게 된다. 원기 왕성하고, 에너지가 넘치고, 스트레스에 잘 대처하고, 개방된 사무실에서도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것만이 이상적인 존재 방식은 아니다.
같은 종 안에 두 가지 유형이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때, 우리는 치열한 경쟁 속에 살아가는 자신의 자아에 대한 정체성을 발견할 수 있다. 또 남들보다 연약한 존재가 아니라 세상의 나머지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재능을 가진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된다. 우리는 무능한 존재가 아니다. 종의 생존에 필수적인 자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224쪽)

저자는 민감한 사람들에게 ‘민감할 수 있는 용기’에 대해서 말한다. 그러기 위해 남들보다 민감한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이면에 담긴 심리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들이 민감성을 개발시켜 줄 방법을 제시한다.

일반 사람보다 자극을 받아들이는 신경 시스템을 가진 민감한 사람들에게 남들처럼 살라는 말은 부드러운 폭력에 불과하다. 행복과 안정이란 같은 목표를 위해 지나쳐야 할 다른 길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존중해야 한다. 민감한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외부의 자극은 줄이고 내면은 풍부하게 채우는 방법을 익히고, 민감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그러한 사람들을 깊이 이해하고 같이 어울릴 수 있게 된다.

나 또한 연습과 통찰을 통해 민감한 남편과 딸아이가 평온한 상태에서 깊은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상태를 오래 누리도록 돕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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