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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들은 독립을 열망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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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들은 독립을 열망할까
  • 이규식
  • 승인 2018.09.28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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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식의 ‘문화의 눈으로 보다’] <7>카탈루냐의 노란 리본
바르셀로나 거리 보도에서 스프레이로 그려놓은 노란 리본을 수없이 발견할 수 있다.

스페인 카탈루냐주(州) 수도인 바르셀로나 거리를 걷다 보면 노란색 리본 표시를 자주 본다. 흡사 세월호 참사를 애도하는 노란 리본의 형상이어서 걸음을 멈춘다.

서양에서는 예로부터 노란색 리본이 조속한 무사 귀환을 열망하는 친근한 상징물이었다.

19세기 미국에서는 노란색 리본에 대한 여러 이야기가 전해지는데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마음이 변함없음을 증명하기 위해 돌아올 때까지 목이나 머리카락에 노란 리본을 달아 놓았다고 한다. 

‘Tie A Yellow Ribbon Round The Old Oak Tree(늙은 떡갈나무에 노란 리본을 달아 주오)’라는 팝송이 1973년 빌보드 싱글 차트에서 4주간 1위를 차지한 이후 전 세계적으로 노란 리본의 이미지와 메시지를 깊게 각인시켜주기도 했다.

세월호 희생자들의 무사 귀환을 염원하며 노란 리본을 달았듯이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 사람들은 독립을 주장하다가 해외로 망명하거나 박해받는 지도자들의 무사 귀환을 위해 곳곳에 노란 리본을 스프레이로 뿌리거나 조형물을 걸어놓는다. 한 마디로 카탈루냐에서는 여전히 식지 않는 독립 열기를 상징한다.

 “우리는 독립을 원한다”

건물 곳곳에 스페인 국기가 아닌 카탈루냐 깃발을 걸어 놓았다.

스페인 부(富)의 1/4 이상을 창출하면서도 그에 상응하는 적절한 대우나 자치권을 부여받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과 함께 역사, 언어, 문화적인 이질감은 카탈루냐 지역이 스페인에서 이탈하고 싶은 의지를 부추긴다.

지난번 분리독립 투표 당시 중앙정부의 압력 속에 카탈루냐 지도부 체포, 망명 등 일촉즉발의 사태를 거친 뒤 잠시 주춤하는가 싶더니 여전히 분리독립 열망은 화산처럼 타오르고 있었다. 설령 독립을 성취한다고 해도 인구나 국력 그리고 이런저런 국가구성요소가 열악할 수밖에 없을 텐데도 독립 의지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카탈루냐가 분리될 경우 막대한 타격을 입을 스페인 중앙정부의 대응은 점차 강경해지고 국제여론 역시 우호적이지 않다. 그렇다 해도 이에 맞서는 카탈루냐의 저항은 더욱 거세질 것이어서 첨예한 대립양상은 그렇지 않아도 어수선한 유럽정세에서 시한폭탄 같은 존재로 남아있다.

인터넷 주소에 스페인 국가를 의미하는 es.대신 카탈루냐를 표시하는 cat.를 적어 놓았다. 버스 정류장 입간판.

카탈루냐는 경제적인 기여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대접받지 못한다는 불만이 크지만 다른 유럽 여러 국가에서 분리 움직임의 저변은 자못 복잡하다.

스페인의 또 다른 지역인 바스크, 벨기에의 플랑드르, 프랑스의 브르타뉴, 영국의 스코틀랜드와 북아일랜드 등은 문화와 인종상의 차이, 특히 이질적인 언어사용으로 인한 갈등, 원래의 뿌리로 되돌아가고 싶은 욕구 등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비록 지역 규모는 작고 지금 누리는 강대국으로서의 크고 작은 프리미엄을 포기한다 하더라도 독립 국가로 살고 싶다는 소망을 끊임없이 발산한다.

21세기 초반, 세계 곳곳에서는 이런 지역들의 독립 염원과 이를 결코 허락할 수 없는 중앙정부 간 팽팽한 대립으로 긴장의 맥박이 높아지고 있다.
 
분리와 통합 움직임을 바라보는 우리의 소회는

9월 11일 있었던 바르셀로나 시민 집회를 보도한 현지 신문.

1990년대 초반 소비에트 연방 붕괴로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같은 중앙아시아 지역 수많은 나라가 독립을 쟁취했고 유고연방이 와해하면서 세르비아, 마케도니아,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몬테네그로 같은 작은 나라가 분리 독립된 사례가 이들을 고무시키는지도 모른다. 아시아에서는 중국의 신장, 위구르 지역의 대립도 팽팽한 긴장감을 부추기고 있다.

이런 와중에서도 수백 년 동안 스페인의 통치를 받고 20세기 들어 일본의 침략을 받았다가 1944년 미국령이 된 괌의 경우 준주(準州)의 위상에서 미국의 51번째 주로 편입되기를 바라는 여론도 적지 않아 대비된다. 민족 정체성 수호나 주권국가, 고유한 문화향유 같은 대의명분보다 당장 시급한 풍요로운 일상을 추구하는 의지에서인지도 모르겠다.

최근 급물살을 타는 북한과의 교류촉진 그리고 종국에 있어 통일을 내다보게 될 우리로서 이즈음 세계 곳곳에서 진행되는 독립 의지 또는 실리추구 같은 상반되는 국가운명 지향을 접하면서 민족, 역사, 자주, 삶의 질 같이 평소 그다지 가까이하지 못했던 여러 화두를 곰곰이 생각해보게 된다.

파란만장했던 우리 역사의 지난날을 반추하며 지금 우리가 내디뎌야 할 발걸음의 소중함을 새삼 실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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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이규식은 문학평론가이자 칼럼니스트다. 한국외국어대 불어과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한남대 명예교수다. 대전시 문화예술진흥위원, 대전시 도시디자인위원, 대전예술의전당 운영자문위원장, 한국문인협회 대전광역시 지회장, 사단법인 희망의 책 대전본부 이달의 책 선정위원장, 외교부 시니어 공공외교단 문화예술분과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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