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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에서 시인 윤동주를 품어 안다[기고] 송두범 | 행정수도완성시민대책위원회 지역위원장

‘세종포스트’는 지역 문화예술인들과 한마음이 되어 미래 한국의 소중한 역할을 맡을 ‘한글 도시’ 세종이 한글을 가장 아름답게 표현한 민족시인 윤동주를 현양하는 데 앞장설 것을 제안한 바 있다.

중국 길림성 정부가 시인의 만주 용정 생가를 ‘중국 조선족 애국 시인’으로 관광 상품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언제나 ‘따뜻한 남쪽’을 ‘고향집’으로 여긴 시인 윤동주를 세종의 시인으로 받들려는 시도에 공감하는 독자의 글을 게재한다. <편집자 주>

송두범 행정수도완성시민대책위원회 지역위원장

윤동주 시인. 그는 북간도로 이주한 조선족 집안에서 태어나 용정과 평양, 서울과 동경, 교토에서 학교를 다니다 후쿠오카에서 죽었고 용정에 묻혔다.

이국땅에서 생을 마감한 그를 기념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들이 전개되고 있다. 연세대학교에서는 윤동주기념사업회를 설립하여 그를 기리고 있으며, 종로구에서는 연희전문학교 재학시절 정병욱과 함께 소설가 김송의 집에 하숙했던 누상동 인근 인왕산 자락에 윤동주문학관을 설립・운영하고 있다.

윤동주 탄생 100주년을 맞이하여 시인을 기리는 기념행사와 추모사업도 추진되었다. 연변에서는 시낭송회와 연극, 추모공연을 했고, 연세대윤동주기념사업회는 윤동주 기념음악회, 국제학술대회, 일본 릿쿄대와 연세대 연극동아리의 공동연극 공연, 한중일 대학생의 중국 및 일본 답사를 했다.

광양시에서는 연희전문학교 후배 정병욱의 생가에 유고시집 복사본을 전시하고, ‘윤형주와 이준익 그리고 영화 동주 콘서트’, ‘국제추모콘서트’, ‘심포지엄’을 개최하였으며, 종로문화재단과 협력하여 청년시인 윤동주 테마투어를 시작했다.

서울예술단에서는 뮤지컬 ‘윤동주 달을 쏘다’, 극단 가마골에서는 ‘윤동주-점점 투명해지는 사나이’, 미국 LA에서는 ‘오페라 윤동주’가 공연되었다.

윤동주가 머물렀거나 관련 있는 지역, 윤동주가 재학했던 학교를 중심으로 윤동주를 기리고 추모하는 다양한 사업들이 그가 떠난 100년 이후에도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찾아봐도 윤동주는 세종시와 아무런 연고가 없다. 그런 도시에서 무슨 까닭으로 윤동주를 위한 아카데미를 열고, 음악회를 개최하려고 하는가?

1949년 윤동주의 유고시집 초판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에서 연희전문학교 입학 동기인 강처중이 쓴 발문에서 그 이유를 찾고자 한다.

“그는 간도에서 나고 일본 후쿠오카(福岡)에서 죽었다. 이역에서 나고 갔건만 무던히 조국을 사랑하고 우리말을 좋아하더니 […]”

윤동주는 중국 땅에서 태어났지만, 조국을 누구보다 사랑했다. 굶주림에 조국을 떠난 조상들로 인해 몸은 비록 타국에 머물렀지만, 그의 정신은 언제나 조국에 있었다.

그러나, 명동촌 생가 대문 경계석에는 ‘중국 조선족 애국시인 윤동주 생가’라는 글씨가 쓰여 있고, 서시(序詩)마저 한자로 번역한 조형물을 설치하고 있다. 생가는 용정시에서 문화재(문화단위)로 지정 관리하고 있다고 하니 중국의 동북공정은 윤동주도 예외가 아닌 듯하다.

우리가 그토록 사랑하는 시인 윤동주가 중국 시인으로 둔갑하지 않기 위해서는 조국이 그와 그가 남긴 시를 지켜 주어야 한다. 조국의 모든 지역이 그를 품어 안고 그의 시를 다양한 장르의 문화로 승화시키는 운동이 요원의 불길처럼 일어나야 한다는 얘기다. 세종시가 그 운동의 중심이 되어 윤동주를 지켜내고자 한다.

그는 우리말을 누구보다 좋아했다. 그는 아름다운 시를 우리말로 마음껏 쓸 수 있었음에 감사했을 것이다.

‘윤동주 서시 문학상 제정위원회’에서는 한글의 아름다움을 빛내는 시인에게 윤동주 문학상을 수여하고 있다.

윤동주는 한국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시인이고, 한글을 가장 아름답게 표현한 시인이기 때문이다. 세종시는 도시 이름으로 세종대왕의 존호를 차용했으며, 그가 창제한 한글로 도시를 디자인하고 있다. 세종시는 한 마디로 우리말과 우리글로 도시 정체성을 만들어 가고 있는 도시이다. 우리 말을 좋아했던 윤동주의 시를 통해 세종시는 한층 더 풍성한 문화도시가 될 것이다.

윤동주의 연희전문학교 후배이자 하숙집 동료였던 정병욱은 ‘잊지 못할 윤동주’에서 이렇게 끝을 맺는다.

“동주는 멀리 북간도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의 시 속에 배어 있는 겨레 사랑의 정신은 그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의 가슴 속에 영원히 살아남아 있을 것이다.”

그렇다. 윤동주는 그가 살았거나, 그가 재학했던 학교가 소재했던 지역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제 그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 모든 지역, 그리워했던 북간도의 남쪽 어디에나 그는 살고 있을 것이다.

조국을 무던히도 사랑했고, 우리말을 좋아했던 시인 운동주. 북간도가 그의 고향이지만 이제 세종시가 그의 남쪽 고향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송두범  songd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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