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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윤동주의 시로 쓴 일기, 변화하는 자아윤동주 시민아카데미 4회차 강의, 시간 순으로 읽는 1939년 이후 시 여섯 작품
이숭원 서울여대 국어국문학과 명예교수가 윤동주 시에 나타난 자아의 변화'를 주제로 4회차 강의를 하고 있다.

[세종포스트 한지혜 기자] 청년 윤동주는 일기를 쓰듯 시를 썼다. 창작 시기를 따라 작품을 읽으면 윤 시인의 변화하는 자아를 따라갈 수 있다.

윤동주 시인의 삶과 문학세계를 다룬 시민 아카데미 4회차 강의가 6일 오전 10시 30분 세종포스트빌딩 5층 청암아트홀에서 열렸다.

이번 강연 주제는 ‘윤동주의 시에 나타난 자아의 변화’다. 지난 3회차에 이어 이숭원 서울여대 국어국문학과 명예교수가 강단에 섰다.

이날 강연에는 시민들이 시 낭송으로 참여했으며 강의 중간에는 세종오카리나팬플룻오케스트라 박윤경 단장의 오카리나 연주도 곁들여졌다.

‘자화상’에 나타난 연약한 자아

윤동주 시인 작품 '자화상' 전문.

이 교수는 1939년 본격적인 자기만의 시 세계를 구축한 첫 작품, ‘자화상’에 대한 시 분석으로 강의를 시작했다.

그는 “윤동주 시인은 작품을 남기면서 창작 년, 월 종종 일자까지 자세히 기록했는데, 마치 일기를 쓰는 것 같은 느낌”이라며 “연희전문 2학년 2학기를 앞두고 여름방학에 쓴 시 '자화상'은 연약하고 예민한 자아를 나타내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시 '자화상'의 배경은 고향 북간도 명동촌으로 알려졌다. 시에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봅니다’라는 구절이 등장하기 때문. 후에 유족들은 당시 집 가까이 우물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이 교수는 “시에는 자기 분신에 대해 미웠다가 가엾다가 다시 그리워지는 여러 갈래의 심정이 들어있다”며 “식민지 지식인이자 대학생 청년으로서 역사와 민족을 위해 나설 수 없는, 나약한 자아의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했다.

이후 1941년 2월 7일 쓴 시 ‘무서운 시간’, 같은해 6월에 완성한 ‘바람이 불어’ 등의 작품도 결을 같이 한다. 민족 현실에 대해 괴로움을 느끼면서도 동시에 두려움과 공포가 상존한다. 이 시기에도 나약한 존재로서의 자아가 나타난다.

자아의 변환, ‘십자가’

윤동주 시민 아카데미 강의에 참석한 수강생이 '십자가' 시낭송을 하고 있다.

반면 1941년 5월 31일 쓴 작품 ‘십자가’에서는 두려움과 의지 두 가지의 감정을 가진 자아가 교차하는 모습을 보인다. 유아 세례를 받고, 기독교적 가정에서 자라온 윤동주 시인이 희생에 대한 의지를 엿보인 대목도 나온다.

이 교수는 “시 ‘십자가’의 전반부는 무력하고 나약한 자아가 나타나지만 후반부에는 희생을 짊어진 예수 그리스도를 들어 기꺼이 죽음을 감수하겠다는 반대의 자아가 있다”며 “암담한 현실에 조용히 순교의 피를 흘리겠다는 구절을 통해 두려움과 공포가 사라진 자아로 변모하고 있다”고 말했다.

1941년 9월에 쓴 작품 ‘또 다른 고향’은 2학기를 앞두고 고향에 내려왔을 때 완성한 시다. ‘백골’이라는 시어를 통해 표현된 무력하고 약한 존재는 ‘지조 높은 개’로부터 각성해 ‘아름다운 또 다른 고향’으로 향한다.

이듬해 윤 시인은 1942년 1월 24일 ‘참회록’, 같은 해 6월 3일 ‘쉽게 씌어진 시’를 남겼다. 특히 쉽게 씌어진 시는 친구 강처중에게 보낸 편지에 수록돼 세상에 공개됐다. 이후 2년 8개월 후인 1945년 2월 16일 청년 윤동주는 일본 후쿠오카형무소에서 세상을 떠나게 된다.

이 교수는 “그의 죽음으로부터 몇 달 후 조국은 해방됐고, 이후 그의 시는 많은 사람들의 입을 통해 회자됐다”며 “암흑의 시대에 쓴 그의 시와 안타까운 죽음이 민족사의 어둠을 밝힌 구원의 불꽃임을 뒤늦게 깨달은 것”이라고 했다.

시인 윤동주는 세상을 떠났지만 그가 지핀 순결한 영혼의 불꽃은 생생하다는 점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유족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가 죽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세월을 보냈다”며 “하지만 결국 윤동주 시인은 한국시사에서 십자가에 피 흘린 예수의 상징성을 지닌 시인으로 남게 됐다”고 강조했다.

한편, 오는 13일(목) 윤동주 시민아카데미 마지막 강의(5회차)는 평소와 달리 오전 10시부터 열린다. <윤동주 시 깊이 읽기>(소명출판)의 저자인 서울시립대 국어국문학과 권오만 전 교수가 ‘윤동주 시 깊이 읽기’를 주제로 강단에 선다. 권 전 교수의 저서는 시인의 유족과 관계된 사람들, 장소들을 몸소 찾아다니며 윤동주의 생애와 시를 연구한 역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권 교수의 강연 이후에는 세계적 뮤지션인 ZINO PARK(지노 박)의 미니콘서트가 열릴 예정이다.

10월 11일 오후 7시에는 정부세종청사 대강당에서 음악회 ‘세종에서 음악으로 다시 태어난 윤동주’도 개최된다. 윤동주의 시와 동시에 새로 곡을 붙여 오케스트라와 성악, 현대무용, 연극이 융합된 공연을 선보일 계획이다.

시민 아카데미에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수강료는 무료다.

세종오카리나팬플룻오케스트라 박윤경 단장이 강의 중간 오카리나 곡을 연주하고 있다.

한지혜 기자  wisdom@sj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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