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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국회의사당·청와대' 세종시 설치, 무산되나설치 타당성 용역 문턱서 정체 상태… 의지없는 국회·정부, 장기 표류 전망도 나와
서울 국회의사당과(좌측)과 청와대 기능 일부를 세종시로 이원화하자는 주장은 지난 2012년 정부세종청사 이전 당시부터 제기됐다.

[세종포스트 이희택 기자] 남북관계 개선 모드가 ‘국회 세종의사당(분원)과 청와대 세종(제2)집무실 설치’에 부정적 영향을 가져오고 있는걸까. 행정중심복합도시 플러스알파를 공약한 박근혜 전 정부와 마찬가지로 ‘세종시 정상 건설’에 진정성이 없어서일까.

문재인 정부가 국회 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세종집무실 설치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유를 떠나 국가균형발전과 수도권 과밀화 해소 취지를 담아 출범한 세종시 정상 건설에 역행하는 모습이다.

세종의사당과 세종집무실 설치 의제는 시 출범 첫 해인 2012년부터 부각된 이후 6년 차를 맞이하고 있다.

정부세종청사 업무 비효율이 국가경쟁력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추진 필요성을 자극했다. 과장급 이상 고위 공무원의 수도권 출장이 비일비재하면서 행정 공백을 키웠고, 출장 등에 따른 예산낭비도 컸다.

행정안전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내년 이전을 완료하면, 정부세종청사에 입주한 중앙행정기관은 42개까지 늘어 비효율은 더욱 고착화될 전망이다.

국회와 청와대가 서울에서만 기능하는 구조로는 ‘세종시 정상 건설’과 ‘정부기관 업무 효율화’가 요원하다는 비판이 끊임없이 나오는 이유다.

'국회 세종의사당' 타당성 용역, 차일피일 연기 

각종 학술토론회에서 제기된 국회 세종의사당과 청와대 세종집무실 후보지 제안도.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 타당성 용역은 지난해 2억원 규모로 반영되며 급물살을 타는 듯 했다.

세종시는 이를 바탕으로 ▲2018년 기본계획 수립 ▲2019년 기본·실시설계 착수 ▲2021년 착공 ▲2024년~2025년 완공이란 목표를 세웠다. 국회 의지만 있다면 시기 단축이 가능할 수 있으나, 대내·외 여건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다소 느슨한 로드맵으로 마련했다.

우려했던 일이 벌어졌다. 국회 사무처가 예산 반영 후 1년이 다되도록 타당성 용역을 발주하지 않고 있다. 직무유기에 가까운 움직임이나, 한편으로는 이해찬 의원실을 중심으로 소위 밀어넣기(쪽지) 예산을 담았다는 점에 반감을 표현하는 것이란 시각도 있다.

사무처는 이와 연관된 ‘국회법 일부 개정안’의 계류 상태에서 추진이 어렵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관련 법은 이해찬(66·세종시)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016년 6월 국회의원 37인과 공동 발의했다. 정의당 김종대(52·비례) 의원과 자유한국당 김태흠(보령서천·55)·성일종(서산태안·55) 의원도 동참했다.

개정안 초점은 세종시 설립 취지에 걸맞은 정부부처 업무 효율화에 맞춰져 있다. 국회 분원을 설치해 국정운영 효율을 제고하고 국가균형발전에 이바지하고자 하는 취지를 담았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2015년 기업 채용공고를 분석해보면, 전국 일자리 공고는 서울 41%, 인천·경기 33% 등 수도권에 74%나 몰렸다. 수도권 집중이 심각하다”며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를 통해 실질적 행정수도를 빨리 안정화하고 세종시를 국가균형발전 허브로 육성해야한다”고 역설했다.

행정수도완성세종시민대책위도 “용역 예산 미집행은 국회의 직무유기다. 조속한 실행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일반연구비 명목의 용역비는 정치 상황과 무관하게 집행 가능하다. 국회의장 결단과 의지로 즉각 실행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사무처는 6.13 지방선거 전 새로운 국회의장 체제에서 추진을 약속했다”며 “후반기 국회의장이 선출되자 이제는 국회법 개정 추이를 보고 추진하겠다는 무책임한 변명을 내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회 분원 설치 용역 예산이 여야 합의로 통과됐고, 지난 대선에서 각 당 후보들의 공통 공약인 점도 강조했다.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비는 국회 예산정책처의 사전 추계로 1072억여원 소요될 것으로 조사됐다.

'대통령 세종집무실' 설치도 요원, 장기 표류 국면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제공=민주당)

문재인 대통령은 선거 공약에서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내걸며 당선됐다.

이는 청와대 집무실의 세종시 이전 목표에 찬물을 끼얹었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국민에게 다가서는 ‘청와대와 대통령’이란 이미지 쇄신에만 골몰하는 듯한 스탠스다.

지난해 임기 초 청와대 집무실은 서울청사 이전으로 굳어지는 듯했으나, 방호 유리가 1970년대 건축물 하중을 견디기 어렵다는 분석 등 부정적 의견이 많아 보류됐다.

더욱이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조성된 남북 및 북미 화해모드는 청와대 재배치 구상을 중장기 과제로 밀어냈다. 대통령 세종집무실 설치 역시 덩달아 후순위로 분류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든 것.

세종시도 이 같은 여건을 고려, 대통령 집무실 설치 시기를 긴 호흡으로 잡았다. 늦어도 2020년까지 기본설계 등의 용역 추진, 2020년 총선에 주요 정책 공약 반영, 2021~2022년 실시설계, 2023년 착공을 목표로 세웠다.

대통령과 청와대가 뚜렷한 방향이나 의지를 표명하지 않는 가운데 장기 표류가 불가피한 형국이다. 이의 추진동력이 될 ‘행정수도 개헌의 불씨’마저 꺼진 상태다.

일각에서는 통일 이후 시대를 대비해 ‘청와대 세종집무실 설치’가 물건너간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행정수도 개헌과 행정수도특별법 제정을 재차 공론화하는 게 급선무”라며 “2020년 총선, 2022년 대선과 맞물려 개헌과 국회·청와대의 세종시 설치 현안을 긴밀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중소벤처기업부(정부대전청사)의 세종청사 이전도 직원들 대다수 찬성 및 정부부처 업무 효율화 취지와 달리, 제자리 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희택 기자  press26@sj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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