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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발간된 세종시 10대들의 '나눔학개론'[인터뷰]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 더빛(THE BIT) 박진·김진현·김지윤 학생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 더빛(THEBIT) 동아리 창립 멤버. (왼쪽부터) 김진현, 박진 학생.

[세종포스트 한지혜 기자]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 더빛 동아리 학생들이 보여준 나눔학개론이 활자화됐다. 책 ‘열일곱의 나눔 공작소’다.

더빛(THE BIT)은 영재학교 내 사회 환원 동아리다. 직접 만든 소품을 판매해 마련한 수익금을 지역 사회 다양한 곳에 기부해왔다. 동아리 이름은 작은 노력을 모아 사회의 빛이 되고자 하는 의미를 담아 ‘더빛’으로 이름붙였다. 

2년 전 2016년 8월, 당시 1학년이었던 박진(19) 학생을 중심으로 김진현, 김석희, 한상진, 조윤상, 김지훈 학생이 동아리를 결성했다.

같은 해 11월 수제품 판매 수익금 100만 원을 어린이 재활병원 건립을 위한 ‘기적의 새싹 캠페인’에 첫 공식 기부하면서 이들의 활동이 알려졌다.

이달 말이면 더빛 동아리가 결성 2주년을 맞이한다. 1학년이었던 학생들은 올해 졸업을 앞둔 고3 수험생이 됐다. 박진, 김진현 두 학생과 올해 더빛 동아리 부장을 맡은 김지윤 학생을 만나 그동안의 이야기와 책 출간에 관한 비하인드 스토리에 대해 들어봤다.

우리 이야기가 책이 된다고?

책 '열일곱의 나눔 공작소' 표지.

이들의 나눔 이야기가 책으로 출판되기까지는 약 1년 간의 시간이 소요됐다. 초록개구리 출판사에서 더빛 온라인 홈페이지를 통해 먼저 연락이 오면서 출간 이야기가 오갔다. 출판사에서는 마침 한국 청소년들의 나눔 이야기를 찾고 있었다.

박진 군은 “메일을 받고 동아리원들과 상의했고, 출판사 대표님께서 직접 학교로 오셔서 만남을 가졌다”며 “정식 계약서를 쓰고 집필자로 청소년 도서 전문작가가 선정됐다. 엄청난 양의 이야기를 나눈 뒤 올해 7월 책이 만들어졌다”고 했다.

처음 동아리를 결성하게 된 계기, 첫 기부, 수제품 디자인 아이디어 고민, 지역 사회 시민들의 동참으로 얻은 기쁨, 동아리 운영 과정에서 겪은 고충, 전국 학교 학생들과의 연합체 구성 등 일련의 사건들이 이야기 형식으로 엮어졌다.

김진현 학생은 “초기 부원으로서 책을 보면 감회가 남다르다”며 “작은 나눔을 해보자며 시작된 일이 이렇게 알려진 것에 대해 신기하고 감사할 따름”이라고 밝혔다.

책의 추천사는 최교진 교육감이 썼다.

최 교육감은 “더빛의 이야기는 학교가 어떤 곳이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며 “학교는 학생들이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펼치도록 돕고, 천 개의 상상이 가능한 곳이어야 한다. 좁은 책상 너머 당당한 모험과 도전의 이야기, 가슴 설레는 이야기가 고맙다”고 말했다.

위드유 배지 제작, 아동 관련 기부 활동 지속

최근 제작해 판매하기 시작한 '위드유' 배지. (사진=더빛)

통가죽을 레이저커팅기로 재단한 이어폰 케이스, 목이 긴 기린의 모양을 본뜬 스마트폰 충전거치대, 유아용 곰 퍼즐, 고슴도치 명함·연필꽂이, 캘리그라피를 적용해 만든 램프까지. 저렴하고 실용적인 제품들은 온라인 홈페이지를 통해 팔려나갔다.

수익금은 중증어린이 재활병원 건립 기금, 사고를 당한 조치원중학교 학생의 치료비, 세종시 저소득층 아동을 위한 기부금 등으로 쓰였다.

박 군은 “가장 기억에 남는 기부 활동은 지난해 말 다친 조치원중학교 학생을 만난 일”이라며 “수혜자를 직접 만난 것이 처음이었고, 생각보다 몸상태가 괜찮아 다행이었다. 1시간 동안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고 했다.

올해 7월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 더빛 동아리는 송도 대한민국 청소년동아리전시대전 최우수동아리로 뽑혔다. CBC 한국아동단체협의회 아동권리 옹호 동아리로도 선정됐다.

지난 5월에는 최근 미투 운동과 관련해 #MeToo와 함께 쓰이는 해시태그인 #WithYou를 모티브로 한 뱃지를 제작해 판매하고 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용기가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의미를 디자인에 담았다.

김지윤 양은 “수익금 전액은 책 인세와 함께 100만 원 가량을 모아 성폭력 피해 아동을 지원하는 해바라기센터에 전액 기부할 예정”이라며 “기부처 찾는 것이 생각보다 복잡하지만, 더빛의 나눔 메시지가 많은 아이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나눔 정신, 졸업 후에도 이어진다

더빛 동아리가 지난 7월 열린 송도 대한민국 청소년동아리전시대전에서 최우수동아리로 선정됐다. 사진은 당시 동아리 부스 전시 현장. (사진=더빛)

더빛 동아리 정신은 전국 학교로 퍼져나갔다. 울산현대공고, 숙명여중, 금정고 등 사회 환원 목적의 학생 동아리 창립, 연대가 이어졌다. 세종시에서 생긴 물결이 넘실넘실 합해져 작은 파도를 만들어 낸 것.

학교 간 제품 도안을 공유하고, 새 아이디어를 발굴해 협업 프로젝트도 진행했다. 연대는 ‘전국학생사회환원동아리연합체’ 결성으로 이어졌다.

김지윤 양은 “우리와 비슷한 자재를 갖고 있는 울산현대공고는 공유한 도안 또는 직접 제품을 만들어 지역 낙후 시설 보수 비용 등으로 기부하고 있다”며 “숙명여중은 압화 안에 씨앗을 넣어 틔우는 엽서를 판매해 교육청 기부를 앞두고 있다”고 했다.

동아리 창립 멤버들은 올해 모두 졸업해 학교를 떠난다. 후배들은 대학 입학 후 대학 내 동아리를 통해 선배들과 지속 소통하길 원하고 있다.

김진현 학생은 “어렸을 때 가졌던 나눔에 대한 막연한 생각을 동아리 활동으로 실천에 옮길 수 있어 행복했다”며 “나이나 환경적인 것을 떠나 나눔은 의지만 있으면 가능하다는 점도 깨달았다. 졸업 후 앞으로도 이 깨달음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파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진 학생은 “학생이라서 낼 수 있었던 시간, 또 영리 목적이 아니기에 가능했던 부분도 있었고, 돌아보면 소중한 경험이었다”며 “사회에 좀 더 많은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사람이 돼서 지금과 같은 활동을 계속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후배들을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두 학생은 “동아리 활동이 지역에 많이 알려졌지만, 자만하지 않고 항상 새로운 것, 나아갈 발전 방향을 생각해야 한다”며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 초심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전통있는 동아리로 오래오래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더빛 이야기가 담긴 책 ‘열일곱의 나눔 공작소’는 온라인 서점 등을 통해 구매할 수 있다. 제작 제품 구매는 더빛 페이스북 페이지 또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한지혜 기자  wisdom@sj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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