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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없는 문화도시 세종, 앙꼬 없는 찐빵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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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없는 문화도시 세종, 앙꼬 없는 찐빵될라
  • 한지혜 기자
  • 승인 2018.08.22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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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예술가 전시장 없어 매년 발동동, 시립미술관 계획도 깜깜무소식

[세종포스트 한지혜 기자] 세종호수공원과 국립수목원, 아트센터에 이르는 세종시 문화생태벨트 구축이 가시화되고 있지만, 미술관만 쏙 빠졌다. 세종시립미술관 등 공공미술관 건립계획이 아직 한 발짝도 떼지 못했기 때문.

21일 세종시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하 행복청) 등에 따르면, 현재까지 세종시립미술관 등 공공미술관 건립계획, 사립 미술관 유치 사업 모두 진전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세종수목원은 중앙공원 옆 부지 65만㎡ 규모로 조성되고 있다. 오는 2020년 5월 임시 개장할 계획으로 완전 개장은 2021년 상반기로 예정돼있다. 별도 미술관 건립은 설계에 포함되지 않았다.

140만 8000㎡ 규모의 중앙공원도 최근 2단계 조성안이 발표됐지만, 미술관 건립 계획은 포함되지 않았다. 다만, 금강 방향 길목에 조성되는 자연예술숲(7만8000㎡) 내에 조각, 설치미술 작품을 볼 수 있는 소규모 야외 공간만 마련됐다.

오는 2020년 완공되는 아트센터도 마찬가지다. 지하 1층, 지상 5층 연면적 1만6179㎡ 규모의 복합공연장으로 설계됐으나 1000석 규모(가변형 1200석)의 공연장도 경제성을 이유로 겨우 착공에 들어갔다. 사실상 아트센터 내 미술관은 엄두도 못 내는 형편.

다만 행복청에 따르면, 관람객 휴게 목적인 다목적 홀과 연계, 파티션 등을 활용해 일부 전시 공간으로 활용이 가능토록 설계에 반영했다.

현재 전국 17개 시도 중 공립 미술관을 운영 중인 곳은 총 10곳. 울산과 전남은 오는 2020년 개관을 목표로 착공에 들어가고, 경북과 충남은 최근 건립 추진 계획을 수립했다.

공공미술관이 없는 곳은 향후 세종과 강원도가 유일할 전망이다. 다만, 강원도는 뮤지엄 산, 바우지움 조각미술관, 하슬라 뮤지엄 등 사립형 미술관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어 세종시와는 사정이 크게 다르다.  

시 역시 장기적으로 시립미술관 건립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아트센터(공연장), 국립박물관단지 등 문화예술인프라가 동시 건립되다 보니 현실적으로 우선순위에 놓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

시 관계자는 “아직 시립미술관 건립 계획은 없다”면서도 “서울 리움미술관 같은 사립 미술관 유치는 추진할 계획이다. 짧은 시간에 인프라를 구축하다보니 예산상 한꺼번에 추진하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춘희 시장의 시정 3기 공약에도 관련 내용이 포함됐다. 경제 분야 26개 세부실천과제에 국내외 박물관·미술관 유치 공약이 들어갔다.

출범 7년차, 아직도 전시 공간 태부족

세종시 내 거의 유일한 사설 갤러리로 꼽히는 금남면 소피아갤러리. 지난 6월 열린 강묘수 화가 개인전 당시 모습. 

지역 예술인들과 민간 문화예술단체는 전시 공간 부족 문제를 지속적으로 토로해왔다. 세종시문화재단 신진예술가로 선정되거나 공모사업에 선정돼 지원금을 받아도 마땅한 개인전 공간이 없어 애를 먹는 일이 반복돼서다.

이태근 세종미술협회장은 “미술협회 회원이 100명이 넘고, 인구가 늘면서 예술인들도 늘고 있지만, 전시 환경은 여전히 열악하다”며 “전국 규모의 교류전이나 아트페어 등 대규모 전시를 열어보려고 해도 대관조차 어려운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세종시 내 사설 갤러리는 금남면 소피아갤러리가 거의 유일하다. 하지만 이곳 역시 일 년 내내 전시 일정이 꽉 차있는 상황. 올해 세종호수공원 균형발전공원 인근 휴게시설 내 전시 공간이 조성됐지만, 갤러리로서는 미진한 수준이다.

조치원읍 세종문화예술회관 내 전시장은 매년 몇 개월씩 보수공사가 이뤄져 이용에 제약이 크다. 특히 행복도시와 접근성이 떨어져 선호도가 낮다는 평이다.

전국 또는 해외 교류전, 아트페어 등 대규모 전시는 정부세종컨벤션센터가 유일한 공간이다. 하지만, 몇 개월씩 대관을 예약해 놓은 정부 기관 행사 등으로 인해 민간 예술단체가 활용하기는 쉽지 않다. 일주일 정도 전시하려면, 대관료가 수백 만 원 수준으로 부담도 크다.

이 협회장은 “정부기관 전시는 한 번 하면 5~6개월씩 기간이 길고, 민간 예술단체 대관은 1주일 정도지만 밀리고 밀리다 보면 대관 자체가 어렵다”며 “올해도 전국 교류전 공모 사업에 선정돼 지원금을 받았지만 장소 찾기가 어려워 포기해야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고 말했다.

호수공원 내에 위치한 정부세종컨벤션센터 홍보동 지하 1층 공간도 활용이 어렵다. 정부기관 또는 관련 산하 단체 등에서 장기대관을 하고 있어서다.

실제 홍보동 지하 1층 내 전시실 중 한 곳은 KTV 국민방송 ‘다시보는 대한늬우스’ 전시가 2년째 차지하고 있다. 이 전시는 지난해 5월 오픈해 오는 2020년 12월 말까지 3년 넘게 장기 전시된다.

곳곳 작은 미술관, 대안 될까?

오는 9월 개관하는 한솔동 비알티 환승센터 내 작은미술관 위치. (사진=세종시문화재단)

시립미술관 등 공공미술관 추진 사업이 지체되다 보니 작은 미술관 또는 리모델링을 통한 전시장 마련 움직임도 나타났다. 

우선 세종시문화재단은 최근 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18년 작은미술관 조성 및 운영지원 공모사업에 선정, 국비 7000만 원을 확보했다.

오는 9월을 목표로 한솔동 비알티(BRT) 환승센터 내 유휴공간을 ‘작은 미술관’으로 꾸밀 계획. 이를 위해 세종시, 한국토지주택공사 세종본부와 3자 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시 문화재단 관계자는 “선정된 신진예술가 등 작가들로부터 전시장 구하기가 어렵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시청 로비나 갤러리카페 등에서 겨우 전시를 여는 작가들도 있다. 작은 미술관 구축 사업 등을 통해 최대한 기회를 확대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태근 세종미술협회장은 지역 예술인들의 전시 공간 마련을 위해 자신의 작업실을 기꺼이 내놨다. 작업실로 쓰던 공간을 올해 갤러리 FM98.5((세종시 연서면 쌍류예술촌길 22)로 개관해 운영 중이다.

그는 “제대로 된 미술관 설립이 지체되다보니 대안 공간 찾기에 나선 상황”이라며 “창고나 폐공장 등 리모델링을 통해 갤러리로 쓸 수 있는 곳을 물색하고 있다. 현재 문화재생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공간들도 시일이 걸리긴 하겠지만, 전시 등 문화예술이라는 큰 틀에서 활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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