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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에 스치우는 바람’ 시인 윤동주를 기리다'한글 도시' 세종의 새로운 시도를 응원하며

세종포스트는 지역 문화예술인들과 한마음이 되어 미래 한국의 소중한 역할을 맡을 ‘한글 도시’ 세종이 한글을 가장 아름답게 표현한 민족시인 윤동주를 현양하는 데 앞장설 것을 제안한 바 있다.

중국 길림성 정부가 시인의 만주 용정 생가를 ‘중국 조선족 애국 시인’으로 관광 상품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언제나 ‘따뜻한 남쪽’을 ‘고향집’으로 여긴 시인 윤동주를 세종의 시인으로 받들려는 시도에 공감하는 독자의 글을 게재한다. <편집자 주>

이재우 | 새움교회 담임목사

윤동주, 그는 나에게 아프고 쓰라린 별, 그립고 안타까운 별, 한참을 바라보다가 슬며시 눈을 감게 하는 별, 딱히 뭐라 할 수 없는 생각의 하늘을 헤매게 하는 별, 그러다가 남몰래 눈을 가늘게 뜨고 다시 한번 물끄러미 치어다보게 하는 별, 얼마 가지 않아서 고개를 떨구며 한숨짓게 하는 별, 그리고 눈물을 훔치며 조용히 돌아서게 하는 별, 돌아가는 길에 잠깐 고개를 돌려서 한 번 더 쳐다보게 하는 별, 삶이라는 길에서 달도 없는 밤길을 걸을 때면 습관처럼 치어다보게 되는 별, 그때마다 역시나 습관처럼 눈물을 지으며 한숨을 쉬곤 하게 하는 별.
 
내가 중매하고 주례까지 해준 부부가 첫아들을 낳고 아이의 이름을 지어달라고 했을 때, 지어준 이름이 동주였다. 그 아이는 군복무를 마치고 복학한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젊은이가 되었다. 윤동주가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내가 알 수 없는 신비한 뜻에 따라 하늘로 갈 때와 비슷한 나이다. 그 젊은이는 99살까지, 아니 그 이상이라도 아름답고 평화롭게 살았으면 좋겠다.

윤동주와 정병욱. 윤동주와 정병욱은 연희전문기숙사에서 사귀기 시작하여 하숙룸메이트로 깊은 우정을 쌓았다. 윤동주의 자필 시고 묶음을 주고 받아 후대에 전하도록 한 것은 일제말 암흑기에 한국인이 보여준 가장 값진 모습의 하나이다.

나는 한동안 수염이 제법 자란 채 지냈는데, 그때 한 교우님 댁에서 따님의 결혼식 주례를 부탁했다. 그런데 결혼식 때 오는 손님들의 눈을 생각해서 이번만이라도 면도를 해달라는 말씀도 곁들여서 하는 것이었다. 못 들어줄 부탁도 아니어서 그렇게 했다. 그렇게 해서 결혼시킨 그 따님의 시누이에게 딸아이가 있었는데 이름이 동주였다.

그 아이는 날 때부터 몸이 약하더니 초등학교 운동장을 밟아보지도 못하고 하늘로 가버리고 말았다. 십 년도 더 지난 지금 그 아이의 엄마는 그동안 그 깊은 아픔과 슬픔을 위로해주던 직장동료와 지난봄에 다시 결혼했다. 이번에는 아이를 갖든 가지지 않든 슬픔을 견딜 수 있을 만큼 넉넉한 기쁨이 있는 부부가 되길 빈다.

나는 한때 <월든>의 작가 소로우가 호수 곁 숲에 통나무집을 짓고 지낸 일에 자극을 받아서 흉내를 냈었다.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 묵안리 웃터골에 가로세로 5미터씩 되게 낙엽송 나무를 쌓아서 벽을 만들고, 지붕으로는 합판과 기름종이를 깐 위에 억새로 이엉을 엮어서 덮었다.

크기가 얼마 되지 않는 농막이지만 들어가는 억새의 양이 적지 않았다. 그걸 혼자서 낫으로 베어다가 널어서 말려서 엮는데, 긴 팔 윗도리에 장갑까지 꼈지만, 손목이나 얼굴 따위를 억새 풀의 가늘고 날카로운 톱니 꼴 잎에 베인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처음에는 아프고, 땀이 들어가면 따갑고, 물로 씻으면 쓰라렸다.

그래도 여러 해를 그렇게 해서 억새 이엉을 덮어서 햇볕과 눈과 비에서 안전한 일곱 평짜리 집이 주는 호사를 만끽할 수 있었다. 윤동주의 시와 사람됨은 내 더러운 손을 베고, 내 뻔뻔한 얼굴을 베는 양심의 억새 풀이며, 내 영혼의 작은 안식처이기도 하다.

끝 모를 그리움과 부끄러움으로 나와 세상을 다시 들여다보게 하는 시인이여!
슬그머니 주먹을 쥐게 하되 알 수 없는 사랑의 노래를 읊조리게 하는 동주 형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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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포스트는 민족시인 윤동주의 삶과 문학세계를 조명하는 인문학 시민 아카데미를 8월 16일부터 9월 13일까지 매주 목요일 오전 10시 30분 개최합니다.

프로그램은 ▲윤동주의 생애(이승하 중앙대 문예창작과 교수) ▲윤동주의 동시와 사랑시(〃) ▲윤동주와 정지용(이숭원 서울여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윤동주의 시에 나타난 자아의 변화(〃) ▲윤동주 시 깊이 읽기(권오만 전 서울시립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및 미니콘서트 –윤동주(ZINO PARK) 순으로 진행됩니다.

시민 아카데미 신청 접수는 이메일(yibido@hanmail.net)로 신청자 이름, 휴대전화 번호를 기재하고 ‘윤동주 시민 아카데미 신청’이라고 쓰면 됩니다. 수강료는 무료입니다.

이재우  webmaster@www.sj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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