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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괴물’에 대한 경고, 우리의 삶은?[세종포스트 독서클럽] <1>소설 ‘제로’, 문지은 사무국장 발제

2016년 출범한 ‘세종이화독서모임’(회장 유태희 행복도시필하모닉오케스트라 대표)이 ‘세종포스트 독서클럽’으로 확대 개편합니다. 이를 준비하며 10일 오후 6시 30분 소담중학교에서 독서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오늘의 책은 소설 <제로(ZERO) - 나의 모든 것이 감시당하고 있다>( 마크 엘스베르크 지음 | 이야기가있는집 펴냄)입니다.

발제는 독서클럽 문지은 사무국장(세종시 학교운영위원장협의회 회장)이 맡았습니다. ‘책 읽는 세종’ 토양을 구축하기 위해 세종포스트가 준비 중인 ‘세종포스트 독서클럽’ 회원 가입을 원하는 세종시민은 세종포스트 편집국 이메일(yibido@hanmail.net)로 7월 31일까지 신청하시기 바랍니다. 아래 내용은 발제자 문지은 사무국장의 글입니다. <편집자 주>

문지은 세종포스트 독서클럽 사무국장 | 세종시 학교운영위원장협의회 회장

가까운 미래, 어쩌면 이미 현실이 되어있을 데이터와 정보가 우리를 지배하는 사회에 대해 그린 소설로 <나의 모든 것이 감시당하고 있다>는 책 표지의 선정적인 문구가 이 책의 주제를 담아내고 있는 듯하다.

누구의 프라이버시도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ZERO라는 단체가 드론을 이용하여 미국 대통령의 휴가지에서의 사생활을 전 세계에 생중계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제로는 테러집단으로 규정되어 미국 정보국 및 전 세계의 추적 대상이 되고, ‘데일리’라는 언론사에서도 이 사건을 기사로 다루게 된다.

<ZERO: 제로>는 어떤 내용?

데일리 기자였던 신시아는 회사가 지급한 스마트안경을 취재에 사용하라는 지시를 받게 되고, 이 기기를 10대 딸인 비올라에게 빌려주게 된다. 스마트안경을 사용하던 비올라와 친구들은 우연히 스마트안경에 포착된 현상 수배범을 뒤쫓게 되고, 이 과정에서 비올라의 친구 애덤이 현상 수배범의 총에 맞아 죽는 사건이 생긴다.

비올라와 죽은 친구 애덤, 또 다른 친구 에디는 모두 ‘프로미’라는 기업이 개발한 액트앱이라는 조언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다. 이 앱은 인간이 계산될 수 있는 단위, 판독될 수 있는 차트로 환원되어 가치 평가를 하는 앱이다. 데이터 가치에 따라 인간 순위가 매겨지는 시스템인 셈. 앱은 자신의 가치를 높이려는 사용자들에게 최적의 조언을 제공하고, 반대로 사용자들은 기꺼이 자신의 정보를 앱에 제공한다.

비올라가 자신의 정보를 자발적으로 프로미에 넘기고 있으며 그 프로그램의 조언에 따라 가치관까지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에 의심과 위협을 느낀 신시아. 그는 제로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본인을 제로 추적에 끌어들인 회사가 프로미라는 사실을 제로의 일원으로부터 알게 된다.

여기에 테러리스트라는 누명을 쓰게 되고 방송 출현을 위해 미국에 가서는 살인자의 누명까지 쓰게 된다. 정보기관과 경찰에 쫓기던 신시아는 극적으로 프로미 회사 내부의 제보와 <제로>의 도움으로 프로미의 음모를 밝혀내고 이를 공개한다.

우리는 정보통신 기술을 얼마나 이해하나?

'제로(Zero) 나의 모든 것이 감시당하고 있다' 마크 엘스베르크 지음 | 백종유 옮김 | 이야기가있는집 펴냄 | 1만 5000원.

스마트폰이 출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스마트폰은 우리 삶의 전반을 지배하게 되었다. 인간의 뇌의 제3영역을 담당하겠다는 구글 설립자의 포부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모든 정보를 스마트폰을 통해 얻고, 개인의 정보를 스마트폰에 저장하며, 통신망을 통하여 공유하고 공개한다.

심지어 스마트밴드를 이용하여 맥박이나 혈압 등 생체정보가 저장되기도 하며, 운동량, 이동 거리, 위치 등의 정보들이 무한대로 저장되며 이러한 데이터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수집되고 축적된다.

카메라를 통해 일상이 녹화되고, 통화 및 대화가 녹음되고, SNS나 유튜브에 일상이 공개되는 것이 별다른 의식 없이 이루어진다. 내가 검색했던 데이터가 결국 내 관심사를 반영한 광고가 되어 날아오고, 우리의 행동을 예측하며, 정보검색순위나 피트니스앱 등 다양한 앱을 활용하여 우리의 행동을 조작하기에 이르렀다.

우리는 자발적으로 우리의 정보를 기업에 제공하고, 보내주는 광고를 통해 물건을 구매하며, 추천해주는 여행지로 여행을 떠난다. 스마트기기가 시키는 대로 운동하고, 공부하며, 좀 더 나은 자신을 만들어 주는 프로그램의 결정에 스스로가 위탁한다.

우리가 어릴 때 공상 과학 만화에서나 보던 현실이 이미 상상한 것 이상으로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태어나면서부터 스마트기기를 사용하던 우리의 젊은 세대들은 스마트폰이 없는 삶을 상상조차 못 하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우리는 수집된 데이터가 무엇을 할 수 있으며, 우리가 검색하는 데이터가 진실인지 조작된 것인지도 파악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정치적 결정까지도 조정될 수 있는 현실에 놓여있다. 최근 드루킹 사건을 보더라도 이 같은 정보조작이 정치적 결정까지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목격하고 있다.

하지만 스마트기기가 이미 공기처럼 일상화되어 버린 신세대들은 그 편리성에 젖어 스마트기기와 서비스를 아무런 의심 없이 받아들인다.

“부모님 세대는 똑똑히 보세요, 우리의 2세들이 지금 무슨 짓을 하고 다니는지 제대로 알고 있긴 합니까?” (본문 중 제로의 경고)

프로미 프로그램의 매력과 위험성

프로미의 조언에 따르면, 점수를 얻고 사용자의 순위가 상승하는 것을 보면서 프로미 사용자들은 자신의 가치를 상승시키기 위한 욕망에 사로잡힌다. 프로미의 조언을 막무가내로 따르고, 행동 패턴과 가치관의 변화까지 이르게 되는 것이다.

프로미는 이를 이용하여 상품 광고는 물론 정치적 조작까지 꿈꾸며, 이러한 가능성 및 비밀을 알게 되는 사람들을 사고로 위장하여 살해하기에 이른다.

소설에 나오는 가상서비스인 프로미는 곧 우리 삶에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초보 단계의 조언 프로그램은 많이 나와 있다. 피트니스앱, 다이어트앱, 수면앱 등 행동을 변화하기 위하여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것은 이미 일반적이다.

게다가 이러한 조언들이 개인정보에 맞추어 종합적으로 다뤄지고 이 프로그램에서 매기는 가치의 등급이 신용, 취업, 정리해고 등에 활용된다면 그 프로그램의 지시는 절대적인 것이 될 수 있다. 신용등급은 비슷한 매커니즘을 통해 평가되고 있으며, 신용등급을 높이기 위한 앱도 나와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프로그램이나 서비스가 광고나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된다면 개인은 얼마나 무력한 존재가 되어버리는 것일까?

20년 후 시나리오 : 인간 대부분에 대한 분석이 완성단계에 이르면 우리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라이프스타일을 프로그램의 도움에 의지해 살지 않을까? 라는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1984년>의 현대적 해석

오늘의 책 <제로>의 발제자인 문지은 사무국장이 소설의 줄거리와 감상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세종포스트 독서클럽은 책 발제와 토론, 저자 북콘서트 등의 방식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조지오웰은 <1984년>에서 빅브라더에 의해 감시받는 미래사회를 그렸지만 현대 사회는 각종 스마트기기와 네트워크기술을 통하여 국가뿐 아니라 일반 기업도 개인의 정보를 무한대로 수집하고 축적할 수 있는 상황에 직면했다.

개인은 사소한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개인정보 제공을 동의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시시티브이(CCTV)의 카메라가 닿지 않는 곳이 없고,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마다 무슨 프로그램인지 모르고 깔리는 과정에서 개인의 정보는 차곡차곡 거대 인터넷기업으로 전달되고 축적되어간다.

이러한 빅데이터는 정보가공기술을 통하여 개인의 정치적 성향이나 선호제품, 관심사에 이르기까지 분류, 가공되어 유통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소설의 제목인 <제로>는 이러한 ‘데이터 괴물’에 대해 일반인에 경고하고, ‘데이터 주권’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단체로 등장한다.

제4혁명에서 데이터와 정보는 가장 큰 재화가 될 것이며, 이를 독점하는 기업이나 국가에 의해 개인의 삶은 통제되고 조작될 수 있다는 점에서 눈에 보이는 빅브라더의 존재는 그다지 위협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인간에게는 특정 행동 패턴이 있다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를 예측 분석이라고도 합니다. 오늘날 우리는 스스로 개별적인 인격체라고 믿고 있지만, 우리의 행동을 보면 사실상 예측 가능할 정도로 획일적인 존재라는 것입니다. 경찰들도 이러한 방식으로 범죄자를 유형별로 추적하는데, 방화범이나 강간범들의 행동 패턴은 비슷한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범죄예측 순찰 활동' 또는 '범죄 사전 예방 프로그램' 등을 통해서도 특정 도시의 특정 거리에서 향후 2~3시간 안에 발생할 확률이 높은 범죄를 예측하여 마약 거래 또는 가택침입 강도사건 등을 예방하고 있어요. 그리고 이러한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도시들도 점점 증가하고 있습니다." (본문 30쪽)

이 대목을 읽으며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생각해본다. 본인이 범죄를 저지르지도 않았는데, 이를 예측하는 시스템에 의해 미리 체포되는 미래도 불가능해 보이지 않는다.

문지은  webmaster@www.sj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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