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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30만 세종시’를 읽는 네 가지 관점사회학자·교통학자·경제학자·행정학자가 말하는 행복도시의 현재와 미래
  • 이희택·한지혜 기자
  • 승인 2018.05.13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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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5월 12일 현재 세종시 인구(세종시 자료)

[세종포스트 이희택·한지혜 기자] 세종시 인구가 지난 8일 30만 명을 넘어섰다.

행정중심복합도시 인구는 2015년(초기단계) 15만 명을 넘어 2020년(성숙단계) 30만 명, 2030년(완성단계) 50만 명을 향해 순항하고 있다.

‘인구 30만 도시 세종’, 보다 엄밀하게 말해 ‘인구 20만 도시 세종 행복도시’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사회학자인 박재묵 대전세종연구원장(충남대학교 사회학과 명예교수), 교통학자인 강상욱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종합교통연구본부), 경제학자인 정재호 목원대학교 교수(금융보험부동산학과), 정치․행정학자인 최호택 배재대학교 교수(행정학과)에게 의견을 구했다.

사회학적 관점 “인근 지역 인구유입 비중 커… 상생 협력 과제”

박재묵 대전세종연구원장

박재묵 대전세종연구원 원장은 “(행복도시 인구 20만 명은) 시기적으로 다소 늦었지만, 목표 달성에는 문제가 없었다”며 “중요한 것은 그 인구가 어디서 왔고, 어떤 인구로 구성됐는지”라고 했다.

그는 “행복도시 건설의 취지는 수도권 과밀화 해소, 국토균형발전인데 실제 그 목표를 달성하고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며 “공무원과 공공기관 종사자들은 대체로 목적에 부합한다고 봐야 하지만 인근 지역 인구유입은 성격이 다르다”고 했다.

그러면서 “신도시가 건설되면 인근 지역 인구가 유입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인구이동이 지역 간, 행정구역 간 갈등의 원인이 되지 않도록 보완사업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대표적 과제로 혁신도시법(공공기관 지방 이전에 따른 혁신도시 건설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개정을 위한 공동 노력을 꼽았다.

지방으로 이전한 공공기관이 2020년까지 30% 이상을 지역인재(해당 지역 대학 출신)로 선발하도록 사실상 의무화하고 있는데, 세종권역을 대전과 충남까지 포함되도록 개정해야 한다는 얘기다. 실제 대전과 충남에는 ‘신행정수도’가 건설된다는 이유로 혁신도시가 지정되지 않았다.

박 원장은 “광주·전남은 행정구역이 다르지만, 나주혁신도시를 건설하면서 지역인재 규정을 광주·전남권역으로 묶었다”며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의 대의명분을 위해서라도 지역인재 규정을 세종·대전·충남 권역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행정구역 경계를 벗어나면 택시요금에 할증이 붙는 것을 예로 든 뒤 “생활권은 광역화되는 데 행정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며 “실생활권에 맞는 광역행정, 상생 협력의 행정으로 업그레이드돼야 한다”고 했다.

교통학자의 관점 “대중교통 혁신… 광역교통청 설립 등 특단의 조치 필요”

강상욱 박사 |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세종시 행정중심복합도시의 교통문제가 지속 가능한 도시 발전의 과제가 되고 있다.

강상욱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출퇴근시간대 (도로 서비스수준이) F등급에 근접한 도로가 나타나고 있다”며 “대중교통 중심도시로 설계됐는데, 인구 성장세와 교통 인프라 간 엇박자 나고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진단했다. “정부세종청사 주변에 복합편의시설을 만들 수밖에 없을 정도로 주차장 부족이 심각하다”고도 했다.

강 박사는 “대중교통이 엉클어졌다는 것은 애초 이상적인 미래로 그렸던 도시개발 패턴이 엉클어지고 있다는 의미”라며 “현실적으로 시설 인프라를 확충할 수 없으므로 대중교통 수요관리라든지 신기술을 접목한 대중교통 혁신에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강 박사는 주변 도시와의 연담화(conurbation, 중심도시의 팽창으로 주변 중소도시의 시가지가 서로 달라붙어 거대도시가 형성되는 현상)가 불가피한 만큼 이에 대한 대책 마련도 시급하다고 봤다.

그는 “도시연담화가 빠르게 이뤄질 수밖에 없다”며 “광역도시 기반을 위해 중앙정부 차원의 광역종합교통청을 신설하든지 도시개발을 지원하는 행복청에 새로운 역할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기구를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국토교통부 산하기관으로서 단기간에 인프라를 지원하는 기능에 국한돼 있는 행복청의 조직과 인적구성에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그는 “(세종시 행복도시는) 전국에서 가장 젊은 도시로 성장을 계속할 것이 자명하다”며 “단순히 기존의 교통시설을 확충하는 것이 아니라 첨단 신기술, 스마트도시, 플랫폼 서비스 등을 동원해 인구 팽창에 맞는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학적 관점 “자립경제 가능한 도시… 소셜 믹스 강화 과제도”

정재호 목원대학교 교수

정재호 목원대 금융보험부동산학과 교수는 도시개발 관점에서 ▲사회적 지속가능성 ▲경제적 지속가능성 ▲환경적 지속가능성이 충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세종시는 발전 가능성이 충분한 도시지만, 인프라 구축이 주거 중심으로만 돼 있다는 게 문제”라며 “앞으로는 문화시설, 대학 등 지속 가능한 발전 요인들을 충족시켜 나가야 한다”고 했다.

“세종시는 도시 형태 자체가 행정 중심이기 때문에 공무원들의 경제적 자립은 충분하지만, 기업 등 일반 사람들이 유입돼 소비가 이뤄지는 선순환 구조가 구축돼야 한다”고도 했다.

세종시민의 주거형태와 관련, 정 교수는 “전·월세 거주가 50%가 넘는 상황”이라며 “행정안전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정부 기관만으로는 부동산 수요를 창출하기엔 역부족”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문화, 교육, 경제 등의 자립이 이뤄지는 도시라면 굳이 이사를 안 올 이유가 없다. 실제 거주하는 도시가 되도록 사회적․경제적․환경적 지속가능성을 충족시키는 데 주안점을 둬야 한다”고 했다.

사회적 지속가능성 측면에서도 그는 “소셜믹스(social mix, 사회적 혼합), 잘 살거나 잘 살지 못하거나 서로 어울릴 수 있는 도시가 돼야 한다”며 “세종시가 노력은 하고 있지만, 공동체 형성을 위해 더 효과적인 프로그램을 많이 개발해야 한다”고 했다.

정치·행정학적 관점 “힘 두 배로 커져… 인프라 확충도 기대”

최호택 배재대학교 교수

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는 2020년 총선부터 세종시 선거구가 갑을로 분구된다는 데 의미를 부여했다. 국회의원 수가 1명에서 2명으로 늘어나기 때문.

최 교수는 “정치·행정학적 관점에서 인구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며 “30만 명을 돌파했다는 것은 무엇보다 힘이 두 배로 커진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그는 “인구증가는 보조금과도 관계가 있다”며 “인구가 많아진 만큼 중앙정부로부터 받을 수 있는 보조금의 양이 커지고, 행정의 규모가 커진다는 의미”라고 했다.

최 교수는 “세종시가 사이즈가 작을 때는 인근 지자체와 협상이 쉽지 않은데, 인구 30만 명이 되면 최소한 인근 기초자치단체와는 견줄 만큼의 힘이 된다”며 “대등한 입장에서 지역 간 갈등을 해소하고 행정적 사안들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 것”이라고 했다.

인프라 확충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인구가 일정 규모 이상의 도시가 되면 대학이나 기업들의 관심이 커지게 된다. 다양한 사회 인프라가 확충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인근 지역과의 상생을 강조했다.

최 교수는 “세종시의 규모가 커진 데는 주변 지역 인구 이동이 가장 큰 영향을 줬다”며 “이웃 지역과의 상생을 위한 세련된 정치력과 행정력을 발휘해 주길 기대한다. 상생 없는 독주는 지속 가능한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희택·한지혜 기자  press26@sj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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