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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2년만에 '스타기업' 예고한 ㈜에너리트세종시 토박이 김명기 대표, '토네이도-스트레이너' 개발… 말레이시아·베트남에 5백만불 수출
김명기 대표가 세운 ㈜에너리트는 설립 2년이 조금 넘은 기업이지만 말레이시아와 베트남의 국영석유회사에 500만 달러어치 토르네이도 스테이너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하며 ‘스타기업’으로 부상했다.

[세종포스트 이충건 기자] 세계 유일의 토네이도 스트레이너(Tornado-Strainer)를 개발한 스타트업 기업이 잇따라 해외수출에 성공해 화제다. 세종시에서 태어나 줄곧 세종시에서 살고 있는 김명기(43) 대표이사가 지난 2015년 11월 설립한 ㈜에너리트다.

회사명 에너리트(ENERIT)는 에너지(또는 엔지니어링), 이노베이션(혁신), 테크놀로지(기술)를 합성해 지었다. 한밭대 인큐베이션센터에 회사와 부설연구소가 있다. 벤처기업 인증, 기업부설연구소 인증, 수출유망기업 지정을 받은 회사다.

이 회사는 15개월의 기술개발을 거쳐 제품을 상용화하자마자 ‘스타기업’으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토네이도 스트레이너를 생산해 판매하는 기업이기 때문이다.

우리말로 ‘여과기’라는 뜻의 스트레이너는 모든 플랜트 배관에 적용된다. 에너리트가 토네이도 스트레이너를 내놓기 전까지 지난 100여 년간 이 세상은 Y-스트레이너가 지배했다.

토네이도-스트레이너는 종전 제품과 달리 밸브를 2~3초만 열었다 잠그기만 하면 자동으로 청소가 가능한 혁신적인 제품이다. 종전 제품은 배관을 통과하는 오일, 물, 스팀 등의 유량이나 압력을 측정해 막힘이 확인되면 생산을 멈춰야 했다. 여과망을 청소하거나 교체하기 위해서다. 작업 능률 저하나 생산성 감소를 감수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토네이도-스트레이너는 ‘토네이도(Tornado)’라는 이름처럼 유체가 소용돌이치며 금속여과망을 통과하도록 설계됐다. 이물질을 계속 부유하도록 해 여과망에 쌓이지 않도록 하는 방식이다. 깨끗한 상태로 수량 또는 유량을 유지할 수 있어 균일한 제품생산이 가능하다.

㈜에너리트가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미국 ANSI 규격으로 개발한 토네이도-스트레이너. 왼쪽이 1인치, 오른쪽이 3인치짜리다.

15개월의 연구개발 끝에 토네이도-스트레이너가 세상에 나오자 시장반응은 뜨거웠다. 테스트부터 해보자는 수요처가 많았다. 기존 제품의 한계에 대한 인식이 그만큼 컸다는 얘기다. 테스트 후 구매로 이어지는 과정도 빨랐다. 석유화학, 철강, 제지, 유업, 수자원, 열병합, 화학섬유, 나염염색, 조선, 사료 등 대부분의 제조업체가 Y-스트레이너를 토네이도-스트레이너로 대체해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에너리트는 국내시장에서 가능성을 확인한 뒤 곧장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반응은 놀라웠다. 국내 기업에 적용된 토네이도-스트레이너의 시뮬레이션을 보여줬을 뿐인데 계약부터 체결하자는 문의가 잇따랐다. 해외 바이어들이 토네이도-스트레이너가 몰고 올 플랜트 배관의 혁명을 한 눈에 알아본 결과였다.

김명기 대표는 지난해 6월 베트남 현지 에이전트와 수출계약서에 서명했다. 이 에이전트는 베트남 국영석유회사인 ‘페트로 베트남’의 1차 벤더(Vendor)다. 페트로 베트남에 200만 달러어치의 제품을 공급하는 내용이다.

김 대표가 한 일이라곤 토네이도-스트레이너에 대한 소개와 6개월 후 호치민에서 열릴 예정인 ‘베트남 국제 오일․가스 및 해양산업전시회’에 참가 신청을 한 게 전부였다. 제품을 보지도 않고 구매가 결정된 셈이다. 김 대표는 12월 전시회에서 에이전트 대표를 다시 만나 그제 서야 올해 공급할 제품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했다.

지난해 7월에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아시아 오일․가스전시회’에 참가했다. 말레이시아 국영석유회사 ‘페트로나스’의 1차 벤더인 현지 에이전트가 적극적인 관심을 보여서다. 김 대표는 이 에이전트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그해 11월 본 계약서에 서명했다. ‘페트로나스’에 300만 달러어치를 공급하는 내용이다.

‘페트로 베트남’이나 ‘페트로나스’는 우리 식으로 치면 석유공사인데, 국내 석유화학기업처럼 아스팔트원료, 원단, PVC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한다. 국영기업이 제품군별로 계열사를 거느리는 구조. 에너리트가 이들 국영기업을 공급처로 둔만큼 토네이도-스트레이너의 판로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에너리트와 말레이시아 국영석유회사 ‘페트로나스’의 1차 벤더인 현지 에이전트 간 300만 달러 수출 계약 조인식. 왼쪽에서 여섯 번째가 김명기 대표.

하지만 선결해야 할 과제가 있었다. 국내 KS규격으로만 개발된 토네이도-스트레이너를 미국 ANSI 규격으로 리뉴얼해야 했다. KS 규격은 연결부위가 나사형태이지만 해외 모든 수요처는 볼트로 연결하는 플렌지 타입이다. 김 대표는 최근 대전테크노파크의 ‘사업화신속지원(Fast-track)’을 통해 플렌지 타입 3인치 스트레이너 시제품 개발을 완료했다. 이제 양산을 거쳐 선적하는 일만 남은 상태.

에너리트는 해외시장 판로개척 확대를 위해 0.5인치부터 12인치까지 다양한 모델을 구축 중이다. 12인치는 지름이 30㎝나 된다. 베트남과 말레이시아를 시작으로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대만, 태국 등과도 수출을 위한 협의가 진행 중이다. 터키, 이란, 미국, 독일 등은 물론 해외플랜트를 수주한 국내 대기업들도 토네이도-스트레이너에 대한 관심이 커 대량생산체제 구축이 에너리트가 당면한 현안이 됐다.

2016년 연구개발, 2017년 국내시장 안착, 2018년 해외시장 개척 등 에너리트는 김 대표가 계획했던 대로 로드맵을 착착 진행 중이다. 올해 수출이 활성화되면 내년부터는 회사 자체의 생산시설을 갖추고 수출-고용의 선순환구조를 구축한다는 복안이다.

㈜에너리트 김명기 대표가 말레이시아의 ‘오일 앤 가스 맵(map)’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했다.

“토네이도-스트레이너는 국제PCT(특허협력조약)특허를 완료해 전 세계적으로 에너리트만 생산해 판매할 수 있습니다. 국내 대기업은 물론 해외시장에서도 토네이도-스트레이너의 지배력을 확대해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는 기업으로 도약해 나가겠습니다.” 

Y-스트레이너가 지배해온 플랜트 100년 역사를 바꿀 혁명적 발명, 토네이도-스트레이너가 세계시장을 향해 포효를 시작했다.

이충건 기자  yibi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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