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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포럼이 선정한 최고 미래유망기술에 ‘도전장’[주목할만한 기업]혈액 내 암세포(CTC) 분리기술 상용화 앞둔 ㈜싸이토딕스
혈액 내 암세포 분리분석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해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내 ㈜싸이토딕스 기업부설연구소에서 만난 선우요섭 대표(왼쪽)와 김민석 DGIST 뉴바이올로지 전공 조교수.

[세종포스트 이충건 기자] 한국인의 사망원인 1위는 단연코 암이다. 최근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이 2000년부터 2015년까지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사업(KoGES) 역학 자료와 연계한 사망원인 자료를 분석해 발표했는데, 사망자의 44.4%가 암이었다. 암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부담은 가히 천문학적이다. 2009년 기준 22조원에 달한 것으로 추정되기도 했다.

암 사망자의 90%는 전이 암에 의한 것이다. 1차 종양이 사망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건강검진의 일반화와 의학기술의 발달로 빨리만 발견하면 완전히 제거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문제는 1차 종양의 약 85%가 전이 암으로 발전한다는 데 있다. 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여전히 압도적으로 높은 까닭이다.

전이는 혈중종양세포(CTC, Circulating Tumor Cell)에 의해 일어난다. 1차 종양이 성장하면서 암세포가 떨어져 나와 혈관을 뚫고 들어가게 되는데, 이때 혈액을 따라 이동하다가 다른 조직이나 장기로 이동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변이가 발생하는데, 공격성이 강하고 성장속도가 빠른 암으로 발전하는 경향이 있다. 암과 싸우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혈중종양세포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는 배경이다.

혈중종양세포 분리·분석 기술 상용화를 코앞에 두고 있는 스타트업 기업이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바이오 벤처기업 ㈜싸이토딕스다.

현존하는 최고의 '혈액 내 암세포 분리기술' 가시화

이 회사를 설립한 이는 선우요섭(40) 대표와 김민석(36) 교수(대구경북과학기술원)다. 이들은 오랫동안 신뢰와 유대관계를 이어온 대학 선후배 관계이다. 암으로 고통 받는 인류에 공헌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겠다는 포부로 회사를 설립했다.

혈액 내 암세포 분리기술은 세계경제포럼(WEF)이 선정하는 10대 미래유망기술 중 첫 번째다. 그동안 암을 진단하려면 몸속에서 조직을 떼어내 암 여부를 가려내야 했다. 시간도 오래 걸리고 검사과정에서 고통이 수반된다. 하지만 혈액 내 암세포 분리기술은 소량의 피만 뽑으면 그만이다.

국내에서는 아직 혈액 내 암세포(CTC)에 대한 이해와 인식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혈중종양세포 연구를 위한 분리기술개발 또한 매우 저조한 상황이다. 반면 해외에서는 관련 연구와 기술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고 많은 지원과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그럼에도 기술적 완성도는 높지 않은 게 현실이다.

혈중 암세포 분리기술의 핵심 키워드는 순도와 회수율이다. 상상해 보라. 약 5억 개의 적혈구, 1000~2000만개의 백혈구가 존재하는 1㎖의 혈액에서 10개 안팎의 암세포를 분리해 낸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그만큼 고도의 정밀성이 요구되는 기술이다.

다른 세포와 섞이지 않은 순도 높은 암세포를 분리해야만 유전자 분석의 정확성을 높일 수 있다는 까다로운 조건도 만족시켜야 한다.

혈중 암세포는 변이를 하다 보니 이질성이 크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기술은 암세포의 특정 항체 또는 크기를 기반으로 암세포를 분리하기 때문에 회수율과 순도가 떨어지는 한계에 부딪쳐왔다. 현재 알려지지 않은 항원을 가진 암세포가 존재하고, 기존에 알려진 항체에 반응성이 약한 혈중 암세포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기존에 밝혀지지 않은 항원을 가진 암세포의 경우 그 공격성과 성장 속도가 매우 위협적이라는 연구결과도 있다.

혈중 암세포 분리기술의 최대 이슈는 분리 과정의 전자동화다. 현재 대부분의 기술은 완전한 자동화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여러 단계의 전처리 과정이 작업자에 의해서 이뤄진다. 이때 작업자의 숙련도에 따라 상이한 결과가 도출될 수밖에 없다.

전자동화 암세포 분리장비 개발, 임상실험 '눈앞'

싸이토딕스가 지난해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의 ‘바이오 코어 퍼실리티(Core facility)’ 사업에 선정돼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분리 기술의 핵심이 바로 전자동화다. 현재 임상용 장비 제작을 완료했다. 가칭 ‘싸이토 트랙커 (Cytotracker-CTC1705, 혈중 암세포 분리기)’다. 전 임상단계의 결과도 확보했다.

최근엔 혈액 내 암세포 분리 디바이스 설계와 제작까지 마쳤다. 올 상반기 국내 유수의 대학병원들과 임상실험 진행을 위해 협의를 진행 중이다.

혈중 암세포를 분리하게 되면 새로운 항체나 바이오마커 연구개발에 활용할 수 있으며 신약개발에도 속도를 붙일 수 있다. 무엇보다 암 환자의 전이를 예측할 수 있어 전이 암에 의한 사망률을 낮출 수 있다.

예를 들어 유방암 환자가 종양을 제거했다고 치자. 어떤 환자든 전이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항암치료를 시행한다. 항암치료로 인한 부작용은 물론 사회경제적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혈중 암세포를 분리하게 되면 혈액에 종양세포가 얼마나 존재하는지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전이 위험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무분별한 항암치료를 피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싸이토딕스는 비항체 기반의 분리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기존의 알려지지 않은 항원을 기반으로한 암세포까지 분리가 가능하다.

혈중 암세포 배양, 미래 체외진단시장 선점 목표도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내 ㈜싸이토딕스 기업부설연구소에서 이창준 연구원, 강효정 선임연구원, 선우요섭 대표, 김민석 DGIST 뉴바이올로지 전공 조교수.

싸이토딕스는 혈중종양세포 체외진단 시장의 미래기술, 즉 ‘배양’에도 한 발 앞서나가고 있다. 암세포를 배양하면 항암치료에 소요되는 경제적 부담을 크게 완화시킬 수 있기 때문.

예를 들어 폐암은 항암제가 다양해 환자마다 적합한 약물을 찾기가 쉽지 않다. 이것저것 처방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약물의 부작용으로 인해 환자의 고통이 이만저만 아니다. 혈중종양세포를 분리 후 배양하게 되면 약물을 암세포에 직접 조치할 수 있기 때문에 항암치료를 위한 환자별 약물유효성을 검증할 수 있다.

선우요섭 대표는 “싸이토딕스는 혈중종양세포 분리기술이 맞닥뜨린 현재의 한계와 문제점을 극복하고, 미래가 요구하는 체외진단 기술개발을 선도하는 기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우리가 보유한 기술은 시장이 요구하는 가장 이상적인 기술이기 때문에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어떤 기술과 비교해도 시장경쟁력이 높다”고도 했다.

세계경제포럼이 선정한 최고의 미래유망기술에 도전장을 던진 싸이토딕스를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이충건 기자  yibi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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