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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쇼크’, 공직사회의 중심 세종시에 '경종'2012년 시 출범 이후 성폭력 사건 꾸준히 발생… 상담·신고건수 연평균 800여건 달해
'안희정 쇼크'는 공직사회의 중심인 세종시에서 큰 반향과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세종포스트 이희택 기자] ‘안희정 쇼크’는 공직사회 중심의 세종시에도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아직까지 미투(MeToo, 나도 당했다) 운동이 크게 공론화되지는 않았지만 언제 어디에서 터질지 모르는 상황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어서다.

그동안 벌어진 일련의 사태가 중앙정부기관부터 지자체, 지역사회 전반에 자정 분위기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6일 세종시와 세종시교육청, 세종경찰서, 여성단체 등에 따르면 지난 2012년 세종시 출범 이후 심심찮게 성 문제가 터져 나오고 있다.

세종YWCA 성인권상담센터가 잠정 집계한 내용에 따르면, 매년 상담·신고 건수만 평균 800~900건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민간인과 공직자, 가정 내 성폭력을 포함한 수치다.

2016년 800여건에서 지난해 940여건까지 크게 늘었다. 세종시 출범 이후 매년 800건 이상 상담·신고가 꾸준했다는 설명이다. 유형별로는 강제추행 비율이 가장 높았고 강간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았다.

상담·신고 건의 75~80%는 아는 사이에서 일어났다. 다만 고소·고발로 이어진 사례는 많지 않았다. 2차 피해나 쉬쉬하는 분위기가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세종경찰서가 신고받은 강간(추행) 발생 건수도 꾸준히 증가세다. 2012년 출범 당시 30건에서 2016년 53건, 지난해 72건까지 늘었다.

공직사회 감찰 기능이 작동해 처분을 받은 경우도 꾸준히 나왔다. 세종시의 경우, 민선 2기 들어 모두 5건의 성범죄가 발생했다.

2015년에는 여성의 은밀한 부위를 카메라로 촬영하던 직원 A씨가 적발돼 중징계 처분을 받았다.

2016년에는 출장을 위해 동승한 기차 안에서 상사 B씨가 여직원 C씨를 성추행하다 중징계(강등)를 받았다. 소방본부 D씨는 성범죄로 해임됐고, 언어 성희롱를 한 E씨는 경징계를 받았다. 지난해에는 성매매 사실이 적발된 F씨가 중징계에 처해졌다.

시교육청에선 지난 2015년 교원 1명, 지난해 교원 2명과 일반직 1명이 성희롱 혐의로 각각 중징계됐다. 이와 함께 지난해 2월 성추행 혐의가 드러난 G교장은 해임됐다.

성인권상담센터로는 지난해 11월 이후 피해를 입은 ‘공직자’가 신고·접수를 한 사례도 있었다. 정부에 의해 성범죄자로 공개된 이들은 읍면지역에만 6명 거주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세종청사에서도 지난 2012년 12월 개청 이후 불륜과 성범죄 등이 끊이지 않고 나타나 국정감사 지적사항에 오르기도 했다.

성인권상담센터 관계자는 “미투 운동 이전에는 권력형 성범죄 등은 상담건수에 잡히지도 않았다. (수면 아래 있던) 성폭력 문제가 가시화되고 있다”며 “대부분의 범죄가 아는 관계에서 비롯했다”고 설명했다.

7일 출범을 앞둔 세종여성(준) 관계자는 “미투 운동은 성폭력 문제에 관대하고 그것을 외면했던 한국사회에 시대적 과제를 던지고 있다”며 “아래로부터 성평등 민주주의를 새로이 만들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세종시 여성단체협의회는 지난 달 조치원읍 옛 시의회 청사에서 '검찰 내 성폭행 진상규명촉구' 캠페인을 전개했다. (제공=여성단체협의회)

오는 8일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지역 여성단체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세종시 여성단체협의회는 이날 서울에서 열리는 '미투 지원본부 발족' 행사에 참여해 성평등을 위한 사회적 분위기 쇄신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세종여성은 7일 지역 주요 인사를 초청해 ‘내 삶을 바꾸는 성평등 민주주의! 세종여성의 첫걸음’이란 주제로 임시 총회와 창립대회를 개최하고 본격적 활동을 시작한다.

세종시에 둥지를 튼 교육부와 인사혁신처는 지난 달 27일 여성가족부 등 관계 부처 합동으로 ‘공공부문 성희롱·성폭력 근절 보완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향후 국가공무원법 개정을 통해 공무원이 성폭력 범죄로 300만원 이상 벌금형을 선고받으면 ‘당연퇴직’으로 즉시 퇴출한다는 게 뼈대 내용이다. 당연퇴직은 파면·해임과 달리 소청심사 또는 행정소송 등의 구제절차로 명예회복이 불가능하다. 성희롱 교원 징계 수위도 ‘정직이나 감봉’에서 ‘강등이나 정직’으로 강화한다.

내년까지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 등 4946개 기관을 대상으로 온오프라인 특별점검도 실시한다.

지역 공직사회 관계자는 “최근 일련의 젠더(Gender) 문제는 한국 사회 전반에 그릇된 인식을 일신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며 “아직 미투 운동이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은 세종시 공직사회도 예외가 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희택 기자  press26@sj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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